킹을 찾아라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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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야기할 소설은 최근 인기를 모으는 노리즈키 린타로의 <킹을 찾아라>.
우리나라에 많은 일본 추리소설이 소개되지만 대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반전에 포커스를 둔
이른바 '뒷통수 때리기' 추리소설이나
마쓰모토 세이조, 미야베 미유키로 대변되는 사회파 추리소설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노리즈키 린타로는 추리소설 본연의 순수하고 강렬한 지적흥분,
이른바 트릭 구성에 뛰어난 작가라는 점에서 차별화가 돋보이는데,
전작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에서도
이런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명성을 얻었으며 대학동문인 아야츠지 유키토와 함께
이른바 신본격파 추리작가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때문에 그의 소설은 저 먼 20세기 초 앨러리 퀸이 활약하던 추리소설의 황금기에 유행했던
정통적인 트릭 풀기에 초점이 맞춰져있으며
이번 소설 역시 이런 그의 특징이 유감없이 나타나있는편 :-)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이 있다면 이번 소설인 <킹을 찾아라>에선
앨러리 퀸에 대한 오마주들이 전면에 드러나있다는 점인데,

1. 앨러리 퀸처럼 노리츠키 린타로는 범죄를 푸는 조력자인 동시에
이 소설을 쓴 작가의 이름이다.

2. 노리츠키 린타로의 아버지는 앨러리 퀸의 아버지처럼
경찰 간부로 일하고 있다.

3. 소설의 제목은 앨러리 퀸의 동명 소설에서 빌려왔다.

정도로 요약되겠다.
(참고로 친구인 아야츠지 유키토는 앨러리 퀸의 중편 트릭을
모티브삼아 <흑묘관의 살인>을 쓴 적이 있다. 둘 다 앨러리 퀸 팬들인듯..)

줄거리는 우연히 만난 4명의 낯선 이방인들이 각자 죽이고 싶은
상대를 제비뽑기를 통해 교환살인을 하고 이 살인의 트릭을
노리츠키 부자가 풀어나가는 건데

20세기 초 가장 유행했던 추리소설의 트릭 중 하나인 교환살인과
도서(책의 그 '도서'가 아니라 순서를 도치해서 서술하는 방식,
즉, 이미 범죄와 범인이 드러나있는 상황에서 경찰이나 탐정이
이들의 트릭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점이된다)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다.

여기에 일본 추리소설 특유의 반전이 양념처럼 집어넣어
(여기서는 4장의 카드를 뽑는 경우의 수가 결정적인 반전을
제공하고 있다)
노리츠키 린타로만의 색깔을 살리고 있다. :-)
개인적으로 일본 추리소설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을 깨고싶거나
뭔가 새로운 스타일의 추리소설을 원하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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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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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마음도 잘 알지 못할때가 있다.
하지만 그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자신도 나를 잘 모르는데 남이라고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니까..

이 소설은 서로를 너무나 모르는, 동시에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부부의 이야기다.

사실 줄거리는 전형적인 스릴러 풍으로 시작한다.

미주리 주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닉과 에이미는
모든 이웃들이 부러워하는, 더없이 완벽한 부부다.
결혼 5주년을 맞이한 7월의 아침, 에이미는 남편을 위해 정성껏 요리를 준비하고
닉은 인근의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닉이 외출에서 돌아오니 거실은 난장판이 되어 있고 에이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닉은 아내를 찾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에이미는 어린 시절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시리즈《어메이징 에이미》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만인의 알파걸로 활동했던 만큼,
그녀의 실종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되고 여러 방송에서 이 사건을 다룬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남편 닉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에이미가 남긴 흔적들이 남편 닉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관계가 날이 갈수록 삐걱거렸던 정황도 속속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내는 화려한 뉴요커 시절을 그리워하며 지루한 시골 생활을 못 견디고 있었고,
닉은 그런 아내에게 불만이 쌓일 대로 쌓여 있었던 것…….
닉은 에이미를 죽였을까? 에이미는 어디에 있을까?
이 완벽한 부부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소설에서 가장 눈이 가는 부분은
하나의 일에 대해 에이미와 닉의 관점이 교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닉과 에이미가 처음부터 서로에게
얼마나 잘못된 환상을 품었는지 알게된다.
마치 물과 기름처럼 다르지만 사실 그들의 이런 성격과 행동은
잘못된 가정환경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할 수 밖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대충 줄이지만
에이미의 능력이 아깝다. 그정도 능력이면 훨씬 더 발전적인 일을 할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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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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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일본서점대상 1위로 꼽힌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

아직 번역 안되기 전에 어느 네이버 블로거분의 포스팅을 보고

꼭 읽고 싶다고 생각해서 출간되자마자 예약구매해서 드디어 겟!했다.

 

개인적으로 미우라 시온의 책은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던 게 사실인데,

이번 작품은 그 미진함과 부족함이 꽉 채워진 느낌이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스토리상 너무 급하게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

워낙 방대한 시간을 이야기하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건 알겠지만)

 

이 책은 대도해라는 일본어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15년간 고군분투하는

겐부쇼보 출판사의 사전편집부 사람들의 소소하고 평범하지만

빛나는 세월을 담은 이야기다.

 

수많은 책중에서도 가장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그나마 요즘엔 편의성을 강조한 전자사전에 밀려난 종이사전..

그 종이사전에 목숨(정말 목숨을 건다;;;)을 거는 편집부원들과 함께하면

정말 마지막엔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사전 만들기에 일생을 바친 편집자 아라키와 감수자 마쓰모토 선생,

경박하고 대충대충 인생이지만 분위기 메이커 니시오카,

무뚝뚝하지만 능력있는 여성 편집자 사사키,

패션지 경력을 가진 신출내기  편집자 기시베 등이

어떻게 사전과 사랑에 빠지고 사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지를

읽고있다보면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사람을 빛나게 하는지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알려준다.

 

추신: 이 소설은 마츠다 류헤이, 오다기리 죠, 미야자키 아오이에 의해서 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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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 개정판 에디션 D(desire) 2
제임스 발라드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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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화로 익숙해진 소설이지만,

오히려 영상보다 텍스트의 충격이 더 컸다는 게 아이러니..

 

가까운 근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화려하지만 무미건조한 삶속의 부부는

오로지 자동차 안에서만 쾌락을 느끼면서,

자동차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인 교통사고에 서서히 중독된다.

 

특히 남과 자신을 죽이거나 상처입힐수록 극한 쾌감을 느끼는 본을 만나면서

이들의 관계는 더욱 파국을 달리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씬은 역시 세차장씬..

(사실 영화볼 때도  그 씬이 충격적이긴 했다.)

 

재미있는 건 너무나 노골적인 성적표현에도 불구하고

점점 몸은 서늘해져간다는 건데..

이들이 극한의 상황을 즐기면 즐길수록 이들의 삶이 너무나 공허하다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태양의 제국 작가 J.G 발라드의 가장 논쟁적인 소설중의 하나.

포르노그라피라는 생각보다는 현대 인간들의 가장 공허한 면을

몰래 들여다보는 것 같아 읽으면서 조금은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참고로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작가의 이름과 똑같은데,

작가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상상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똑같이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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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노트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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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나 그렇듯 우타노 쇼고의 소설은

마지막에 독자의 뒷통수를 치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소설에선 단순히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보다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을 깨뜨리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하는 기회를 주었다고 할까.

 

언제나 생생한 인간의 심리를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우타노 쇼고, 이번 소설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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