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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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러니까 정확히 말해서 상상력 백과 사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산물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화장실에서 짬짬히 읽어도 좋고 홀로 고독할 때 차 한잔과 펼쳐도 좋고, 그저 읽고 싶을 때 펼쳐도 좋은 책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그대가 듣고 싶어하는 것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듣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싶어하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이해하는 것
내 생곽과 그대의 이해 사이에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의 의사 소통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시도를 해야 한다 

-시도 中 

아............. 그의 상상력 백과 사전의 시작은 나의 요즘 최근 마인드를 뒤집는다.
"됐어. 말 안통하면 말아."
"통하는 사람하고만 말해도 되는 세상에 피곤하게.........."

자............. 여기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서로 다름은 다른 것이라고 정의 내리지 말고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역시 쉽지 않은 노고가 예상되는 것들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고.
아마도 그래서 그는 글을 쓰는 것일까.
같은 것들은 공유하고 다른 것들은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 아무튼 첫장부터 무척 와닿는다. 

사람들이 무서워 하는 것 열가지는 다음과 같다(1990년대 프랑스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임) 

1.뱀 
2.현기증
3.거미
4.쥐
5.말벌
6.지하 주차장
7.불
8.피
9.어둠
10.군중 

자................... 우리에게 몇가지가 해당되는지 보자. 나는 프랑스 국민이 아니고 그 1천명에 속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그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혼자 킥킥된다.
날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은,
필요 이상의 (누군가의) 닥달이나 잔소리와 빈 지갑 그리고 귀찮은 무언가라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ㅋㅋㅋㅋ) 

가장 동감이 갔던 글 중 하나는
지능 검사는 그 검사를 만든 사람들의 정신과 동일 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머리가 ㅈ호은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능 검사 中 

하하하하, 그럴지도 모른다.
학교 다닐때 종종하는 지능 검사 결과를 가지고 선생님이 들어와서
우리 학년엔 150넘는 아이가 몇명 밖에 안된다는 둥 쓸데없는 소리들을 지껄일 때 난 왜 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그리고 그 말을 지껄이는 그 사람도 사실 평범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특별한 사람들은 특별해 지려거나 특별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특별하다.
그리고 특별한 사람들을 찾지 않아도 자신의 특별함 하나로 버겁기 때문에
남을 비하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안타까운 건, 우리가 그런 사람들에게 교육을 받았다는 혹은 받고 있다는 사실 같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따라서 상대성조차도 상대적이다. 따라서 상대적이지 않은 어떤 것이 존재한다. 그 어떤 것이 상대적이지 않다면 그것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것은 존재 한다.  

-상대성 中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 의지 50 퍼센트

-영혼은 무엇으로 이루어 지는가? 中 

아............. 유쾌하고 재미난 그의 시각 속에 푹 빠지게 만드는 책이다.
문체 자체가 아주 수준높다거나 어렵지 않고 그저 쉬운 말들로 이해하기 쉽게 술술 풀어낸 상상력 백과 사전.
아무튼, 그의 상상력 백과 사전은 짧고 간결하고 동감을 주고 웃기고 재미있고 한마디로 끝내준다.
요런 유쾌한 상상들과 결론속에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 

개미를 읽으면서 놀랐지만
아오, 정말 이남자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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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1 만화 상상력 사전 3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수박 그림 / 별천지(열린책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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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재미있다는 느낌보단 독특하단 느낌.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인가를 의심케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이 아이들을 위한 혹은 (글을 읽기 싫어하는 어른들을 위한) 만화로 나왔다니 무척 반갑다.

사실, 두꺼운 책을 받아보았을 때, 
"우와! 이사람처럼 이렇게 두껍게 상상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헐- 
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사실, 책을 읽다보면 그만의 묘미가 있다.
글의 풍자나 글 자체의 매력에서는 움베르토 에코보다는 조금 뒤쳐진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상상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이 남자 !!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것은 한국인들에게 먼저 사랑받고 프랑스에도 주목을 받은 작가라고 하니, 한국인들의 안목에 대해 다시한번 박수를 칠만한 한국에서 발굴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의 글은 상상력과 기발함이 더불어 공존하기 때문에 글을 읽는데
상당한 집중력과 피곤함(!)이 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감탄할 부분이 더 많기에 어린이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가 그리면 되겠네요!" 하면서 그림을 그려 요 책의 그림책 버전이 나왔다. 

 

그렇다! 
세상에 주목을 받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가!
특히 사람들의 주목과 이목을 끌기 위해 좋은차나 좋은 것들을 휘감고 다니지만 정작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정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자기의 삶도 충분히 바쁘기 때문인데
정말 동감이 간다. 

"세상은 생각보다 너에게 관심이 없다고!" 

 

아무리 그래도 말이죠.
어느 시대나 독재자나 독재는 존재하고 사람들은 어쩌면 그것에 가끔은 눈이 휙 돌아
열광하기도 하는 것 같군요.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대한민국도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정말 진정한 보수와 진보가 무엇인지
언제나 고민하고 갈등하죠.

그래서 선택이 잘 못 되기도 하고, 혹은 누군가를 죽음의 문턱까지
끌고 가기도 하며, 그 안에서 수없는 비리와 타협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그래도 독재자처럼 살면 안되겠죠?
세상에 아무리 훌륭한 정치가라도 독재를 하면 
절대 훌륭하게 평가받을 수 없는 세상이니까요 (그런 세상이라고 믿고 싶군요) 

아무튼, 수없이 재미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그 이야기들을 만화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나름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강추입니다.

사실 문자만큼 사람의 상상력을 돋우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문자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
요 재미난 만화를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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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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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민감한 부분이 침략의 역사라면 미국에서 민감한 부분은 아무래도 유색인종에 대한 역사가 아닐까 싶다.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도 유색인종으로 차별을 어느정도 당하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마음 아파하거나 공감하거나 혹은 좋은 평점으로 책을 읽는데 비해 서양인들은 우리 동양의 역사나 동양인의 관점이나 정서에 크게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이해 수준이나 글의 매력을 느끼는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은 아쉽다. 마치 우리가 페루나 어느 작은 섬의 작가의 글을 읽는 그들의 정서를 느끼는 기분 처럼 말이다.

아무튼, 은근히 평점이 좋거나 아니면 은근히 입소문이 난 책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홍보가 들어가면 어느정도 거품이 있다는 걸 책을 사보면서 알고 있기에 큰 기대를 하면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내 추측이 감히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감동이 있었고 시사해주는 작은 그 무엇인가가 있었고 생각하게 하는 그 어떤 것이 있었다.

THE HELP ! 

# 삶이 우리에게 끊임 없이 요구하는 것들 

삶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변화하기를 요구한다. 어떤때는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흐름에 몸을 맞겨 변화시키기도 하고 스스로 파이터가 되어 변화에 동참하길 바라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단순하지 않은 오묘한 감정들이 있기 때문에 이 변화에 곧잘 맞서기도 혹은 그 변화를 과감하게 때려 눕히기도 한다. 
여기서 아주 황당한 백인들의 우월의식이 들어나는 발언이 나타나는데 바로 '가정부 위생 발의안'이다. 세상에 유색인종과 화장실을 같이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쩜 그럴 수가! 라고 하지만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다보면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어때 따로 화장실 쓰니 좋지?"
라고 물으면 "네,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해야 하는 그런 더러운 세상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세명의 여자가 파이터로 나선다. 유지니아. 미니. 그리고 아이빌린.
백인 여자 유지니아는 은근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이빌린과 미니의 힘을 받아 앞으로 나아가는 즉- 파이터 대장 아닌 대장 역할을 해내는 여자이다. 
 

"네가 남자를 만날 상황만 만들어주면 좋을텐데.................."
"엄마." 나는 어서 이 대화를 끝내고 싶다. "남편 없이 살면 정말 끔찍할까요?" -(1권,100)

신여성 다운 발언이었다. 그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그것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이 조금은 시대의 발상에 앞서 나가는 여인. 글을 쓰고 싶고 기자도 되고 싶은 이 여인이 글을 쓰기 시작한다. 헬퍼들에 대한 글이다. 

"이제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세요, 유지니아." 어머니의 규칙에 따라 가끔이라도 유지니아라는 본명으로 나를 불러준 사람은 콘스탄틴이 유일하다. "진짜 못난이는 가슴속에 살지요. 못난이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야비한 사람이거든요. 아까지도 그런 사람일까요?" " -(1권,110) 

삶을 물흐르듯이 흘려보내도 가끔은 돌에 걸리기도 그리고 벽에 부딪치기도 그리고 멍안히 조용히 흘러가기도 한다. 어릴때는 마치 정말 엄마마냥 따른 흑인을..... 나이가 먹으면 똑같이 부리고 무시하는 현실, 조금도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히 부리는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이 글은, 그저 마음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시선으로 생각을 해보게 한다. 바꿀 수 있다면 바꾸길! 그게 현명한 길이라고. 

# 다르다와 다른 것 

처음엔 같은 말인데?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큰 차이를 느끼지는 않지만 어감이 조금은 다른 것 같다. 

유색인종에 대한 발언을 들으면 나는 언제나 친척언니의 말이 더오른다. 어린 나이에 이모의 유학 때문에 몇년간 같이 유학길에 올랐던 나와 나이차이가 조금 나는 친척언니는, 나의 엄마가 "어때? 학교 생활은 재미있니?"라고 묻자 "이모는 어항속에 파란 고기들이 많은데 빨간 고기 한마리가 들어가면 어떨 거 같아?" 라는 말만 남기고 그 이후에는 유학 생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유색인종 차별이 있었지만 이미 오래전에 유럽이라면 그럴만도 하다 싶은데, 그래도 그 비유는 엄마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자주 말씀하시곤 한다.

사실 백인들중엔 우월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유럽 여행중에 종종 만났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도 많다. 아무튼, 그 우월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다르다'는 것은 무엇인가? 남과 나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타고난 그 무언가 때문에 혹은 주어진 그 무언가 때문이든, 우리는 어느 누구와도 같을 수 없는 하나의 객체이다. '다른 것'은 다르다는 것을 그냥 무시한체 다른 것이라고 분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분류를 해버리면 더 이상 가까이하거나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아무래도 그 다름에 대해서 받아들이는데 사람들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예전에 초등학교 시절 나의 첫 비행은 미국행이었고 LA에 도착해서 나도 모르게 "깜둥이다!" 라고 흑인을 보고 외치자 이모가 내 입을 막으면서 그런말을 함부로 하면 맞아 죽을 수도 있다면서 내 입을 꼭 막았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때는 어려서 그런 개념이 없었는데 그 사람의 눈에서 맑음을 나는 보았던 것 같다. 그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데 나의 눈에는 아마 이모의 말을 듣고 작은 공포와 호기심이 섞여 있었으리라. 아무튼 그는 나에게 어떤 헤코지도 하지 않았고 나는 그 이후로 그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그 한마디는 절대 무시하거나 나쁜 투는 아니었지만 '흑인이다' 가 아닌 '깜둥이다'를 왜 외친걸까...... 나는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나 역시 커가면서 교육으로 인해 다름을 알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만큼 교육은 중요한 것 같다.

아이빌린이 키운 꼬마 모블리는 자기를 까맣게 칠하자 나쁘다고 말한 선생님에게 통쾌하게 복수를 한다.
...........(앞을 꼭 읽어보시길) "누가 이런 걸 가르쳤니? 메이 모블리?" 미스터 리폴트가 말하자 꼬마 아가씨가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는 숨도 제대로 못쉬겠다............. "몰라요" 아이는 시선을 돌려 바닥에 놓인 보드 게임을 다시 그것을 하고 놀것 처럼 본다.............."메이 모블리, 아빠가 묻고 있잖아. 어디서 그런 걸 배웠지?" .......... 그러자 아이가 또랑또랑하게 말한다. "테일러 선생님이요." 미스터 리폴트가 허리를 편다. 그가 부엌으로 들어가고 나는 그의 뒤를 따라간다. 그가 미스 리폴트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우며 말한다. "당장 내일 학교에 가서 메이 모블리를 다른 반으로 옮겨. 테일러 선생님은 안돼." "네? 선생님을 바꿀 수는 없어요." 나는 숨을 참고 기도한다. 아무렴, 할 수 있어. 제발. "그냥 가서 바꿔 달라고 해.".......(2권, 322-323) 

아이들은 자기가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한다고 믿는 것들에 대해 배반이나 배신을 하지 않는다. 그걸 알고도 이익에 따라 마음을 오만하게도 져버리는 것, 그건 어른이다. 사실 이 글에서 시사하는 건, 저런 작은 착한 심성을 가진 어린 아이도 어른이 되면 똑같이 권력의 압잡이가 되어 흑인들을 괴롭힌다는 것인데, 왠지 그때 시대에 발맞춰 그렇게 변해갔던 아이들을 생각을 하니 서글퍼 진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믿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그 선은 우리 머릿속에 있어. 미스 힐리 같은 사람들은 항상 그 선이 있다고 우기지. 하지만 선은 없어." -(2권 129)

"정말 괜찮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떠나도?"
"뉴욕으로 가세요. 미스 스키터. 자기 삶을 찾으세요." 
그녀가 눈을 깜박이며 눈물을 거둔다. "고마워요." -(2권, 329) 

나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권위주의와 권력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녀의 고맙다는 한마디가 마치 세상을 바꿀 것 같다는 희망찬 고백처럼 들린다. 

결국 세명의 여자의 합작인 책이 힐리에게 누구의 글이며 누가 쓴 이야기인지 발각 당하고, 아이빌린 마저 쫒겨나는 상황이 생긴다. 사실 아이빌린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은식기를 훔친 죄를 뒤집어 쓰고 쫒겨나리라곤. 아들을 잃고 산송장처럼 살았던 세월에도, 그리고 백인과 흑인의 글을 써서 세상에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했던 아들의 꿈을 들었을 때도, 만약 미스 스키터가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 그녀가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에 당당히 그 집을 걸어나오지 않았더라면. 

그 순간 아이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착해요." 아이는 계속 말한다. "나는 똑똑해요. 나는 소중해요." -2권 341
 
햇살이 환하다. 나는 눈을 크게 뜬다. 사십 년 남짓한 세월을 그래온 것처럼 버스 정류장에 선다. 내 삶이 삼십 분 만에........ 송두리체 끝났다. 어쩌면 나는 계속 글을 써야 할 것이다. 신문에 싣는 글만이 아니라 뭔가 다른 것을,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내가 겪은 모든 것에 대해. 어쩌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내 나이는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 생각에 울음과 웃음이 동시에 터진다. 어젯밤만해도 나는 내 인생에 새로운 것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 했으니까 - 2권 343 끝 

꼭 무언가 바뀌는 날은 여느 날처럼 햇살이 좋고 찬란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사실 바뀐 것은 없다. 단지 도우미. 가정부라는 책이 한권 나왔을 뿐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들 마음속에 심어주는 여파는 어떨까?
트렌스포머가 3D로 사람들에게 놀람을 선사하고 슈렉이라는 녹색 괴물이 프린스 챠밍을 누르고 피오나의
선택을 받은 것만큼..... 그만큼 우리들 머릿속에 새로운 이슈를 안겨주는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자 선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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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토미 바이어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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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행복'이란 단어는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자. 여기 - '나'가 있다.  나는 행복한가? 

예전에 유학시절 유난히 우울증이나 우울함에 잘 시달리고 했던 아는 언니의 동생이 있었는데 마침 동갑내기라 친해지게 되었었다. 그녀가 유난히 우울해 할 때, 나는 전화를 걸어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 매일 아침 세수할 때, 세수한 후 거울을 보는거야.
그리고는 나한테 말을 거는거지. 
오늘 하루도 많이 웃자. 오늘 하루도 화이팅.
오늘 나를 지겹게 하는 것들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것들 따위, 이겨낼 수 있어.
삶이란 그런거야. 나의 삶은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우니까.

라고 주문을 걸라고.
그러면 그녀는 하하 웃으면서 나에게 "너도 우울할 때가 있냐."고 반문하곤 했었다. 그리고 "많이 경험해본 거 같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냐." 고 물었다. 나는 NO라고 말했다.
사실이 노우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우울함을 자주 느끼는 성격이나 감정기복이 심한 성격도 아닌데다가 나의 아침은 토할 것 같이 바빴다. 매일 쏟아지는 아침수업들의 홍수속에 나는 노를 열심히  저어 방학을 기다리고 방학이 오기 전엔 여러가지 계획들을 세우면서 즐겁게 살았던 아주 '단순'한 인간 유형 중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그녀에게 가르쳐 준 내 비법이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최면이 중요한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꾸리꾸리해 우울하군.' 이라기 보단 '이런 꾸리꾸리한 날엔 옷이 젖이 기분이 축축하지 않게 레인 부츠를 신고 나가야지!' 가 나의 마인드와 더 자어울리기 때문에 :)


자자!  책 내용과 관계 없이 행복에 관한 서론이 너무 길었나 싶다. 아무튼,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에게 물어본다.
"야- 너 로또 당첨된 적 있어?" 
"아니." -> 나의 대답 ( 추가 "그래서 네 책을 읽는거지. 내가 당첨 되었음 내 경험담을 썼을지도? ㅋㅋ")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사건, 로또 당첨.
그 8,145,060분의 1의 행운을 움켜쥔 남자!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 독일어로 '아무개'란 이름을 가진 이 주인공은 대박 로또에 당첨되었다.
드라마같은 연애로 결혼에 골인했지만, 현실속에 몸을 맞기자 시시해져 버린 애정과 점점 무심해지는 부부의 관계
그 관계 회복을 위해 꿈꾸던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지만 호화 여객실 취소가 되는 바람에 아내 화를 돋우고
거기다 아내가 세미나 떠나는 날 작업실에서 자다가 아내가 떠나버리는 걸 발견하지 못한다.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다가 아내의 메일속에 남자를 발견
이 남자는 과연 누구인가? 그 흔한 그 흔한 우리가 드라마에서 흔히 주제로 쓰이는 그 불륜남인 것인가.
그렇다. 

참, 로또 하나 당첨되면 인생이 바뀐다! 
라는 표어 때문에 로도리~에 열중하던 이 남자. 결국 그 행운의 스포트라잇을 받았지만
일은 하나둘 꼬이고 결국 고독한 배 속에 홀로 서서 멍안히 망망대해만 응시하는 꼴이 되어 버린다.

아내를 잃고, 친구들의 신뢰도 잃어버리게 되는 이 남자!

물질 만능주의인 세상에 돈이면 사랑도 얻고 여자도 얻고 권력도 갖을 수 있다는 물질 만능 시대에 작가가 아무개씨를 등장시켜 과감하게 우리에게 묻는다. 

"야- 니 생각엔 돈만 있으면 다 행복할 것 같냐?"
"그...글쎄요 ☞☜ (꼭 대답해야 되나.....)" 

사실, 아직도 주말이면 뜨는 로또 번호와 로또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 나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내가 완벽하게 행복하기만 해서가 아니라 행복의 요행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지 억지로 불러들이고 강제로 우기고 땡깡 부려서 얻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내 돈주고 로또를 사 본 적도 없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돈을 얻음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들은 물론 당연히 많겠지만, 만약 그것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어야만 한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압**,청*에 소형차를 끌고 비싼 레스토랑에 가면 어떤 대우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꼭 눈에 보이는 행복, 눈에 보이는 부만이 중요한 것일까.
돈이 있는 사람은 소형차를 몰아서는 안되고,
돈이 있는 사람은 꼭 명품을 써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현재보다 더 많은 부를 얻게 해줄 로또에 집착해야만 하는 것인가.
보여지는 것은 분명히 중요하지만 보여지는 것만이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아무개씨에게 우리는 배울 수 있었다.

행복했던 순간들의 기억은 모호하다.  
그 순간을 꽉 움켜쥐지 않았으므로. 아니, 의식조차 못 하고 지나가버렸으므로. -(20)

여기서 우리는 이 책을 덮기 전에 스스로에게 반문을 해봐야 한다. 그래서? 그런데? 그래서 결론적으로 아무개씨는 행복을 찾았을까? 아내를 잃고도, 친구들을 불신하고도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거꾸로 질문하자면, 돈이 이 모든 불행을 덮어주고도 남을 만한 행복을 그에게 선물해주었을까? 예기치 못한 작은 반전과 함께,우리의 주인공 알만이 우리나라의 돈없어도 외제차에 멋지게 한방 날려주는듯 한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명언을 남기 듯, 그가 무슨 차를 샀는지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책을 안펴볼 수가 없을 것 같다.   

얼마전에 엄마와 함께 지나가는데 어떤 청년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행색을 보니 짐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나온 것 같았다.
엄마가 조용히 다가가서 만원을 주면서 "왜 이러고 있니? 집에 들어가렴." 이라면서 만원을 주셨다.
내가 엄마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사지가 멀쩡한 청년이 구걸을 하는데 만원을 왜 주세요? 그걸 준다고 해서 저 청년은 구걸을 그만두거나 혹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만약 마약을 한다거나 다른 나쁜 일을 한다면 돈을 주는 것은 자꾸 타락으로 모는 길일지도 몰라요."
엄마가 나에게 "도둑질을 하는 것보단 구걸이 낳잖니. 만원으로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배고픔은 달랠 수 있을테니 괜찮다." 
라고 하셨었다.
내 예상대로 청년은 만원을 스윽 집어넣고 계속 구걸을 했다.
여기서 나는 한가지 물음을 갖는다. 그 청년은 비록 로또에 당첨되진 않았지만 백원, 천원이 아닌 만원을 얻었다.
천원을 열명이 주고갈 돈이다.
이 청년은 만원을 손에 넣고 행복했을까?
그런데도 계속 하루 목표한 돈을 위해 구걸을 하는 걸까? 


이 책을 덮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누군가는 로또에 당첨이되고, 누군가는 여전히 구걸하거나 가난하게 살면서 희망을 가지고 로또를 한다.
누군가는 명품으로 휘감고 누군가는 만원짜리 티셔츠 한장을 걸친다.
누군가는 같은 조건인데도 행복하고 그 같은 조건 아래서도 누군가는 불행하다.
자.
이 책의 마지막을 물으면서 나는 당신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당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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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새벽에 이 글을 읽고 마음이 멍멍해졌다. 책을 덮으면서......
그렇지만 나는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아직도 이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라고 믿고 싶다. 

   
  그 무렵 강하는 장자를 어린이용 다이제스트 판으로 엮은 학급문고 도서를 읽고 있었대요. 장자의 첫 장에는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북쪽 바다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 그 크기는 몇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강하는 당신의 아가미를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으로서 이거야말로 이 아이한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대요.  
   

 나는 사실 위저드 베이커리도 읽지 않았고 구병모 작가가 생소했다. 그저 좋은 책이라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접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글들에 대한 어떠한 편견도 없이 시작한 책이 아가미 였다. 
작가에게 묻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이벤트가 알라딘에서 있었는데 나는
"맑고 깊은 녹색 에메랄드 빛 호수에서
곤의 아가미가 그 빛으로 더욱 찬란해 보이는 그런 느낌을 주는 소설.
남들과 다른 평범하지 않은 무언가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
그저 평범하게 사는 사람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랑이야기 같지만 진부한 사랑 이야기만이 아닌
정말 매력적인 글이란 생각이 드는 구병모 작가의 글 :) " 
이라고 적었고 구병모 작가는
"지니칭구님/ 사랑이야기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피도 눈물도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 속에 살짝, 창호지 끝에 물 적시듯이 사랑에 발가락 끝을 담가보았습니다. 마음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셨다면 기쁠 거예요."
라고 답글을 달아 주었었다. 

사실 이 글에 주인공인 할아버지와 강하, 그리고 곤. 세사람 누구하나 정상적이고 평범하지 않다.
딸이 버린 외손자를 키우는 할아버지, 그리고 막말과 험악함의 상징 같지만 사실은 할아버지와 곤을 누구보다 생각하는 강하. 그들의 사랑 이야기.
사랑이야기라는 것이 꼭 진부하게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여야만 하는것인가......
그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구병모 작가의 아가미가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도 진짜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단지 그 사랑이 구병모 작가가 나에게 말해 주었듯이 창호지 물 적시듯 했지만 그 창호지의 물이 번저 무엇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곤은 강하와 할아버지를 잃게 되고 그들의 시체를 찾기 위해
물속을 헤엄쳐 다닌다.
그들을 찾기 위해 그의 생명력을 좀 더 강하고 온건하게 만드는 한없이 넓고 드넓은 바다속을 헤매는 것이다. 

   
 

 엄마 내가 인어를 봤다니까? 그 아저씨는 분명 바다 깊이 궁전에 사는 인어 왕자님일 거야. 그런데 마녀가 준 약을 먹어서 두 다리가 생긴거지. 인어 왕자님은 누구를 위해 다리를 얻은 걸까? 그러면 역시 물거품이 되어서 아침 햇살에 부서져 버릴까?

 
   

 강하가 처음 곤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때, 처음 곤의 아가미를 발견했을 때 그리고 구박과 욕설을 하면서도 그 아이가 자기 곁을 떠날까 항상 노심초사하고 보호하고자 했던 그 때.
사실 그 아이가 만진 것은 만지지도 않고 함께 공유하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곁에 떠날까, 
혹은 그 아이의 존재가 사라져 버리게 되면 자기가 담담하고 초연해 질 수 있기 위한 준비를 한 것이 아닐까. 

사실, 곤은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않았고 때묻지 않은 말그래도 순수한 영혼이었다.
그 영혼의 빛이 아가미와 비늘에 반사되어 순수함을 발사하니,
사람들은 그저 그를 호기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의 '사랑' 오직 그 하나를 
보아야 할 것이다.

예전에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한참 뒤, 나와 친구가 노래를 듣다가 "영원히 기다린다" 는 가사를 들으면서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영원히 기다리냐?"는 나의 반문에 친구는 자기는 어머니를 영원히 자기가 죽을 때까지라도 기다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곧 휴학과 함께 인도여행을 3개월간 떠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곤도 강하와 할아버지를 영원히 찾을거라고. 그가 눈 감는 그 순간까지.
그래서 이 사랑은 완벽한 거라고.
기다림과 영혼의 울림이 동반되어 순결한 빛을 반사시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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