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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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지내다보니 예전처럼 책을 가까이만 할 수 없게 된다. 생각이 많아져서 책을 잡는 시간도 줄어들고 자기개발을 해야 한답시고 책과는 담을 쌓아버렸다. 그런 와중에 반갑게 들리는 소식,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나왔단다. 축하해요. 앨리스언니 :) 그녀의 수상소식은 오랜만에 책을 클릭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들을 읽어보게, 궁금하게 만든다.

 

 

-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그리고 다시 사랑

 

언제나 그렇지만 책에 주제에서 사랑이 빠질 수 없다.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여러가지 모양과 방법 그리고 여러가지 감정으로 우리곁에 머물며 마음을 들었다놨다하고 마음이 조물조물 스며들었다가 팽창하게 만든다.

 

이 편지를 쓰는 것은 유리병 속에 편지를 넣는 것과 같아요.

그리고 바라죠.

편지가 일본에 닿기를. -(22)

 

 

마치 [아문센] 비비안이 우연히 마주친 옛사랑의 감정을 떠오르듯이, 사랑은 그렇게 우리 기억 파편속에 자리 잡고 그 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마치 일상에서 살아가면서 맛있는 것을 먹고 다음날 "내가 뭘 먹었지?" 라고 떠올리고 지나다가 우연히 그 음식을 마주치며 "저건 맛있었어!"라고 외칠 수 있는 것처럼. 사랑의 파편들이 기억처럼 몽글몽글 솟아나와 모여 그녀의 이야기들을 폭포수같이 쏟아낸다.

 

 

그녀가 쏟아내는 이야기들 중에 미움, 우정, 사랑, 구애, 사랑, 그리고 미움 혹은 사랑, 우정 혹은 사랑 이런 조합들이 맺어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마치 저 하늘에 북극성을 이어내듯, 조밀하고 섬세하게 !

 

 

- 심리전의 대가, 그녀는 앨리스 먼로

 

그녀의 글들을 읽다보면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그녀의 글들에는 인간이 느끼는 미묘하면서 복잡한 심리들이 리얼하고 장황하고 교묘하게 요소요소에 나타나고 있다.

열편의 단편소설과 네편의 자전적 소설이 엮인 "디어 라이프"에서 [시선][밤][목소리들][디어라이프]는 그녀가 느낀 그녀의 삶의 한부분의 경험에서 나온 자전적 소설이라는 부분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사실, 짧은 [시선]을 읽으면서 "음"하고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느껴지는 그 소름돋음이란......

죽음에 대하여 시체에 대하여 너무나도 단편적이고 짧고 간략하지만 그 짧은 언어속에 공포와 무기력함, 그리고 무심함을 폭팔적으로 표현해 낸다는 부분이 정말 놀라웠다. 마치 어두운 동굴을 지나는데 쥐 한마리가 지나가서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런 정도의 서늘함이랄까....

 

[코리]에서 장례식은 슬픈 장소이지만 한편으론 그 슬픔속에 즐거움을 느끼는 뭔가 다과 속에서 일상의 평범함을 느끼는 모습을, [아문센]에서 버림받은 여인은 버림 받은 것 자체로는 너무 슬픈일이지만 사실 어찌보면 결과적으론 그녀에겐 좋을 일일수도 있는,[호수가 보이는 풍경]에서 그녀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그게 그녀에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이 먼로의 글에서는 수도 없이 일어난다. 마치 기쁨과 슬픔, 소유와 무소유, 존재의 가치와 무가치, 삶의 평탄과 무거움 등이 한꺼번에 공존하는 삶의 양면성을 마치 음양의 조화처럼 풀어내는 그녀의 글은 정말 가히 놀랍고 섬세하다는 표현이 절로 나 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인간의 심리를 미묘하고 교묘하게 그리고 오묘하게 섞어놓은 마치 복합기 같은 멀티가 되는 앨리스 먼로의 글을 보고 있으면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단편에선 그녀의 짧은 글 속에 매력을, 자전적 소설들에서는 그녀의 경험에서 나온 무덤덤하면서도 섬세한 필체를 . 마치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짧으면서 단백한 언어 구사의 추리를 좋아하듯, 그녀의 양면적이면서도 섬세한 글에 매력을 한없이 느꼈달까.....

 

 

 

 

- 기억의 파편, 그 중심엔 어머니

 

풀이 무성한 언덕을 알지

평화롭고 즐거웠던 장소

더 없이 소중한 기억...... (413)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머니는 삶의 중요한 존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신경숙 작가님의 "엄마를 부탁해". 이 제목만 들어도 가슴에 징을 울리는 우리의 어.머.니. 그녀(앨리스 먼로)에게도 어머니는 왠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짧은 글들과 자전적 소설에서 나오는 어머니는 매우 큰 위치를 차지한다. 마치 주연배우인 어머니를 위해 자식들과 그 주변 인물들이 존재하는 것 같이 느껴질 만큼 그녀의 소설에서 말해주듯 그녀에게 어머니란 존재는 특별했을 것이리라. 사실 나에게 "어머니"도 특별한 존재이다. 어쩌면 특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녀에게 어머니는 다양하고 여러가지 모습으로 비추어 졌듯이 나에게도 어머니는 다양한 감정을 소유한 나에게 가장 친하지만 한편으론 나에게 가장 불편한 사람이기도 하다. 지인들이 가끔 만나면 "너는 어머니를 정말 사랑하는 거 같아. 이야기에 가족들이 많이 등장하고 특히 너희 엄마가 많이 등장해."라는 말은 그만큼 내 삶에 깊숙한 곳에 이미 어머니가 함께 하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앨리스 먼로의 어머니도 그녀의 글속에 아주 깊숙히 자리잡아 마치 뿌리깊은 나무처럼 그녀의 글들 속에서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운다. 정말 이 단편에 나오는 그녀의 소설 속에 나오는 '어머니'를 관찰하는 것도 앨리스 먼로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나의 지인들이 그러하듯, 그녀(앨리스 먼로)의 친구 처럼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를 마치 아무렇지 않게 평안하게 너무 익숙한 영화의 한장면처럼 들을 수 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어머니는 엄마이기도 하고 어머니이기도 하면서 수도 없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엄마는 ? 우리 어머니는? 이라는 생각을 자아낸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편소설을 정말 짧고 간결하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자꾸만 생각하게 그러면서 동감가게 써버린 먼로 언니에게 다시 한번 박수 세번 짝짝짝 !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416)

 

 

그녀의 이야기가 고귀함과 싸구려, 기쁨과 슬픔, 등의 양면성이 존재하 듯 그 감정들을 기록하는 기억의 파편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우리와 충돌하고 머리에 남느냐, 가슴에 남느냐 하는 문제를 우리는 매번 매 순간 결정한다. 삶은 그렇게 우리에게 회색 뇌세포로 남아, 많은 수없이 다양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 결과에 대해서 우리는 "늘" 후회하거나 혹은 망각해 버리거나 혹은 행복한 기억으로 품는다.

 

나이를 한살한살 먹으면서 "이 일은 과연 잘 한 일일까 아닐까?" "이 일은 선한 일일까, 악한 일일까?" 와 매일 싸우는 사건들을 수없이 직면하고 이것이 사회생활인가, 이것은 삶의 일부인가를 수없이 고민하고 털어버리는 일상의 연속에서 그녀는 우리에게 어머니는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일부이고, 우리는 수없이 기억과 충돌하며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신이 만들어낸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라는 말을 짧은 소설들 속에서 무한히 쏟아내고 있다. 그 파편들을 주워남고 나니 벌써 끝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그런 소설이다.

 

마치 "니가 지금 책읽을때니, 공부를 한자라도 더해라" 라고 말씀하시는 우리 어머니의 말풍선에 어퍼컷을 날려버리는 인생공부가 그래도 우선이고 삶에 대한 예행연습과 감정교류는 책에서도 배울 수 있다고. 삶에 철학을 만들어가는데 책이 크게 한몫한다고 앨리스 먼로는 계속 짧은 글들을 조각조각 모아 아주 근사한 퍼즐을 완성해 버린다. 할 말을 잃게.

 

 

- for dear life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세상에 확실한건 없다. 항상 옳은것도 항상 틀린것도 없다.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마라. 모든 것이 사소하다.

 

는 말처럼.

 

 

삶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나이와 주름 뿐만이 아니란 것을.

 

언제나 삶을 양면성을 가지고 우리에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그 선택에 기로에서서 언제나 고민하고 번뇌하지만 결국은 그것이 당신의 삶이란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떠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어떤 방향이 더 나은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내 삶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네가 선택할 수 있으니 네가 생각하기에 옳은 길을 가라고.

너의 실수를 너는 용서할 것이라고. 언제나 그러하듯이 너는 그럴 것이라고.

그리고 힘차게 살아갈 것이라고.

 

인생에게 브라보를 외쳐주는 앨리스 먼로.

dear my life , dear your life

life is beautiful, al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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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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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일본 추리소설계에 소동이 일었다. 46년 만에 복간된 《변호 측 증인》이 입소문만으로 출간되자마자 10만 부가 팔리더니 이내 20만 부를 돌파한 것이다. 1963년 첫 출간된 이래 미스터리 소설 올드팬 사이에서 ‘환상의 걸작’, ‘전설의 명작’으로 알려져 있던 이 작품은, 2011년 나오키 상을 수상하며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미치오 슈스케의 진정성 어린 작품 해설이 덧붙여져 복간과 동시에 날개를 단 것이다. “지인의 추천으로 읽은 후, 너무 훌륭해서 나만 알고 있었으면 하는 비밀 장소와도 같은 작품이 되었다. - (출처: 알라딘 책소개)

 

 

 

이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말이지 뭔가 대단한 센세이션 같은 추리소설이 나온거라고 생각하기 쉽상일 거 같다.

사실 나도 저 문구에 혹한 1인이고 가격도 많이 착해졌고(?) 뭐 등등의 이유로 이 책을 골라집었으니.

 

 

첫 출간이 1963년이라고 하니, 이미 세월이 훌쩍 지났고

뒷통수 치기(?) 소설이 나름 그때는 새로운 반전으로 다가왔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지금은 뭐 ...(추리물이 뒷통수 치기는 일상다반사라...서)

 

 

내용은 간단하다.

결론적으론 결론을 읽으면서 다시 앞장을 읽게 된다는 -

 

 

그러나 , 사실 인터넷 검색으로 살짝 맛보기를 한 나로서는 신선하다기보다

앉은채로 얼마 안되서 다 마스터 해버리고 덮어버렸다.

 

 

개인적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간결한 문장 스타일을 좋아하고, 가끔은 미미여사의 길면서도 뭔가 생각하게 되는 스토리를 읽으면서 일본추리소설을 펴곤 하지만, 추리소설 나름 강국인 일본에서 이 두 작가 외에 다른 작가들 책으로 매력을 느낀 건 검은집 정도..(섬짓했다 ㅡ_ㅡ;;)

 

 

 

내용은 , 미미로이라는 공부 좀 했으나 집안 형편때문에 스트리퍼로 나가야 했던 여인이

재벌 남자(방탕아)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요즘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재벌 2세가 청혼하여 결혼까지는

아름다웠지만, 결혼 후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 가족들과 무뚝뚝하게 자기를 가족으로 인정하는지 의심스러운

남편 때문에 힘겨워 한다.

 

 

그런 와중, 임신사실을 알게 되고 (물론 뭐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흔한 이야기로... 그 아이는 남편애가 ... ;; 쩝...)

당당하게 가족들이 포기한 이 방탕아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했다고

그의 괴팍한 아버지는 이 여자를 돌보고자 하는데...

그런 와중에 살해를 당한다.

 

 

살인범은 누구일까 ????

라는 문제를 던지면서 돈과 타협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씩씩하게 살아남은 한 여자 .

를 그린 소설이랄까 ......

 

 

기대를 하지 않고 본다면, 첫 출간시기를 감안하고 본다면 정말이지 ... 나름 괜찮은 소설인 거 같다.

그 때는 이 반전이 놀라웠으리라 !

그때는 반전의 나름 최고봉인 식스센스가 개봉을 안했을 때였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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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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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해 드렸는데 두번이나 읽으셨다고 너무 좋단 말을 들었어요. 정말 강추입니다 :) 따뜻한 여행이 그리울 땐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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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트립 - 우리 젊은 날의 마지막 여행법
장연정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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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행서적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런저런 책들을 종종 사는편인데

이 책은 뭐랄까 .....

누군가에게 권하긴 참 그런 책이랄까......

 

 

 

일반인이 사진 좀 잘 찍고 글 좀 쓴다면 요정도는 ㅠㅠ

글이 여행서적 같지도 않고 작가분의 개인적인 감성을 넣었지만 사진과 그리 동감을 불러일으키기엔 좀 부족.

 

 

몇장 읽다가 책장으로 넣었다.

왠만하면 작가의 노고를 생각해서 좋을 평을 하고 싶지만

여행서적을 많이 읽고 좋아 즐겨읽는 사람이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안타깝게도.

 

단, 그냥 감성과 단간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지만

주변에 권하기엔 좀 안타까운 책이다.

 

좀 더 보완이 되어 여행길에 대한 짤막한 소개와

좀 더 긴 읽을만한

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행서적을 읽다보면 여행작가나 여행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 갭은

어쩔 수 없단 느낌을 종종 받는다.

안타깝지만 독자의 마음은 그러한 거 같다.

 

 

차라리 소재가 여행보다는 소소한 일기 형식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

'보통의 존재' 같은 스타일로.

 

 

 

아니면 내가 소울트립에 '소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아무튼 구입하고 슬퍼졌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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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정진홍의 900킬로미터
정진홍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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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와 닿는다. 우리 삶은 끊임없는 '혼자'의 연속이다. 혼자라는 말이 왠지 어색하고 왠지 쓸쓸하게 들려도 그래도 우리 삶은 결국 스스로 혼자 남는 것에 익숙해 지는 것을 배워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산티아고는 너무나도 가보고 싶은 곳이다. '순례자'라는 책 때문에 산티아고는 더욱 각광받게 되었지만 그 의미를 떠나서 나를 단련하고 수련하고 돌아보게 되는 길. 마음에 응어리진 것들을 내려놓고 나를 비우고 시험하는 관문이자 길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혼자서 살아가는 길을 묵묵히 혼자서 회상하고 회고하면서 걸어간다는 것.

가끔은 죽음 앞에서 숙연해지고 자신의 삶의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산티아고.

그 이름이 선사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아무튼, '마지막 한걸음은 혼자서 가야한다'는 산티아고에 관한 책인 것이다. 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구미당기지 않는가? 거기에 주옥같은 글과 사진까지 더해진 작품이니 손이 안갈 수 없는 아이인 것은 틀림이 없다.

 

삶의 맛은 '채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되레 '비움'에서 오기 때문이다. (23)

 

우리의 삶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한가지 맛을 가지고 살아가는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무미 건조하고 재미없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소유'라는 가르침이 있지만, 그 무소유를 하기는 얼마나 힘든 것인지. 하지만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인생이란 정말 '무소유'구나 ! 를 느낄 수 있으리라. 그 비움을 배우는 길이 산티아고 이고 그 비움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길이 아닐까 싶다.

 

"지중해 사람들은 약속을 하지 않는다. 과거의 추억을 반추하지도 않는다. 떠날 때 어깨를 툭툭 치며 악수를 하고 그냥 돌아선다. 수년이 지나도 편지한장 없는 수가 많다. 그러나 어느날 문득 어떤 까페 테라스에서 마주치면 씩 웃으면서 마치 잠시 전에 헤어졌던 사람처럼 말한다. 그 동안 소식이 왜 없었냐고 물으면 변명하지 않고 '다알잖어"라고 짧게 말한다. (중략) (238)

 

 

어딘가를 둘러보고 다녀본 것은 여행이다

어딘가를 걸어보고 느껴본 것은 기행이다

하지만 오늘 나의 현존 가운데 재위치시키는 것은 '생의 철학' 이다 (250)

 

 

사실 이 책의 느낀점을 난 어떻게 써야할까 고민한다. 서평을 쓰기엔 그저 책한권을 말해야 하기에...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산티아고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산티아고라는 곳을 한번쯤

가보고 싶다고 느끼는 자에게는

가고자 하는 충동을 더 높일 수 있는 기름이

될 것이고

 

여행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에 와닿는 잔잔하면서도 강한 임팩트를 주는 여행기일테고

 

 

그저 호기심으로 열어본 독자에게는

산티아고의 아름다움과 작가의 주옥같은 글들이 선물 패키지로

떨어지는 책일 것이란 것.

 

 

추천한다.

그리고 읽기를 당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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