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여행 - 우리 젊은 날에 관한 120% 청춘사전
김현지 지음 / 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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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성적인 상념들이 담긴 가벼운 책이겠거니 짐작했는데 

글맛이 있어 곁에 두고 여러 번 곱씹어보게 되었다. 

저자 소개란의 문장들도 맛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여전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므로,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도 청춘일지 모른다. 

읽다가 한쪽 끝을 접어 

선반 위에 올려놓은 책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잠시 잊는다 해도, 

어느 비 오는 날 문득 접은 쪽을 펼쳐볼 수 있기를 바란다."

  

흠 잡을 데 없는 성격인데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무난한 성격은 아니지만 어쩐지 끌리는 사람. 

<청춘이라는 여행>은 후자 쪽 사람과 같은 책이다. 

서걱서걱 불편한 구석이 있지만, 또 보고 싶은. 

읽다가 한쪽 끝을 접어 선반 위에 올려놓고  

늦은 밤, 생각날 때마다 아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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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 -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공간 창조법
브룩스 팔머 지음, 허수진 옮김 / 초록물고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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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리정돈에도 인생의 깊은 뜻이 담겨 있음을 걸 일깨워준 책. 그럼에도 온갖 이유를 대며 버리지 못하고 서랍 깊숙이 쟁여둔 물건들이 수두룩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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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하고 따뜻하게
이시은 지음 / 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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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봐야지, 작심하고 손에 든 책은 아니고

이런저런 생각들로 뒤척이다가 잠자리를 박차고 나와 집어든 책이다.

"따뜻한 인간미로 마음을 울리는 일본의 명광고·명카피를 읽는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긴 하지만 <짜릿하고 따뜻하게>라는 제목이 모호해서

별 생각 없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어 장 읽다 울컥했다.

 

일본의 위스키 '산토리 각'의 광고.

아이에게 자전거를 사주기 위해 자신의 유일한 사치였던

산토리 각 위스키를 오랫동안 드시지 않았다는 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일본 드라마 <세기말의 시>와 함께 이야기하는 JR 토카이의 광고.

 <세기말의 시>라는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슬프고 잔혹한 이야기에 꺽꺽대며 울었다.

(오밤중에 책을 읽다 통곡한 건 참으로 오랜만.

눈물, 콧물 닦느라 휴지를 옆에 쌓아두고... )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저는요,

박수칠 때 떠나는 삶보다

떠나는 순간에 박수 받는 삶을 살고 싶어졌습니다.

내가 끝까지 버리지 못한 삶에 대한 집착에

누군가가 절로 박수를 보낸다면

그것만큼 바랄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시드는 꽃도 아름답다고 생각할 줄 알며

끝까지 도망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내 삶에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그런 모든 이의 삶에도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굵고 짧게, 열정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박수칠 때 떠나는 삶도 멋지지만

가늘고 길게, 집착하며, 찌질하게,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떠날 때 박수 받는 삶도 멋지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 못 이루는 날,

마음이 추운 날 읽으면 따땃해지는 책 <짜릿하고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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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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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잔에 대한 단상,

다양한 종류의 찻잔들이 예쁘게 그려진 책.

제목만큼이나 차례도 단순명료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글이 많지 않고 여백이 넉넉해

텍스트가 주는 감동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그런 이유로 나는 이 책이 좋았다.

글이 아니라, ‘잔’이 말한다.

마음이 평화로운 날, 어느 카페에 앉아 이것저것 끼적이며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표지를 펼치면 책 속에 등장하는 잔 그림들이 담겨 있다.

가지고 싶지만, 너무 비싸서 눈으로 담아두기만 했던 찻잔들을

맘껏 볼 수 있어서 더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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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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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렇게 열심히 택배를 기다리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늘 뭔가 사고, 언제나 택배를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에 익숙해졌다.

기다리기 위해서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사기 위해서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살기 위해서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내 마음 왜 이런지 나도 모르겠다.

택배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황지우 선생님 죄송합니다!)

세상에서 택배를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택배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문을 열고 단지로 “들어오는 모든” 택배 기사가

내 택배였다가, 내 택배였다가, 내 택배일 것처럼 오다가, 다시 문이 닫히고,

택배 기사는 끝내 다른 집으로 간다.

-p. 158

 

158페이지를 넘기기 전부터 이미 여러 번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빵 터져버렸다.

“택배를 기다려 본 사람”이기에 안다.

택배를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가슴 애리는 일인지 ㅎ ㅎ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집에 혼자 있을 때

반가운 그 목소리,

“택배요!”

택배는 잠을 깨기 위해 회사에서 마시던 달디 단 커피 믹스 같은 것.

그날이 그날인 것 같은 반복되는 일상에 청량제 같은 것.

 

황지우 시인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를 알고 읽으면 더 웃기다.

김중혁 작가가 인용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이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ㅎ ㅎ

유머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해도 유머러스한 이 책 덕분에

짜증스러웠던 하루에 잔뜩 뒤틀린 심사가 말짱해졌다.

청춘은 마흔부터! 먹기 싫으면 당근 같은 건 안 먹어도 되고!

인생의 비밀은 쓸데없는 것과 농담에 있다!

버티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아님 말고!

글 멋있게 쓰기보다 독자를 웃게 만들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김중혁 작가님, 최고!

(물론 글도 잘 쓰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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