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하고 따뜻하게
이시은 지음 / 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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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봐야지, 작심하고 손에 든 책은 아니고

이런저런 생각들로 뒤척이다가 잠자리를 박차고 나와 집어든 책이다.

"따뜻한 인간미로 마음을 울리는 일본의 명광고·명카피를 읽는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긴 하지만 <짜릿하고 따뜻하게>라는 제목이 모호해서

별 생각 없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어 장 읽다 울컥했다.

 

일본의 위스키 '산토리 각'의 광고.

아이에게 자전거를 사주기 위해 자신의 유일한 사치였던

산토리 각 위스키를 오랫동안 드시지 않았다는 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일본 드라마 <세기말의 시>와 함께 이야기하는 JR 토카이의 광고.

 <세기말의 시>라는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슬프고 잔혹한 이야기에 꺽꺽대며 울었다.

(오밤중에 책을 읽다 통곡한 건 참으로 오랜만.

눈물, 콧물 닦느라 휴지를 옆에 쌓아두고... )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저는요,

박수칠 때 떠나는 삶보다

떠나는 순간에 박수 받는 삶을 살고 싶어졌습니다.

내가 끝까지 버리지 못한 삶에 대한 집착에

누군가가 절로 박수를 보낸다면

그것만큼 바랄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시드는 꽃도 아름답다고 생각할 줄 알며

끝까지 도망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내 삶에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그런 모든 이의 삶에도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굵고 짧게, 열정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박수칠 때 떠나는 삶도 멋지지만

가늘고 길게, 집착하며, 찌질하게,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떠날 때 박수 받는 삶도 멋지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 못 이루는 날,

마음이 추운 날 읽으면 따땃해지는 책 <짜릿하고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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