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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마을 식당
오쿠다 히데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리 딸아이에게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오쿠다 히데오 항구마을 식당도 그런 이유에서 읽게 된 책인데 배를 타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행을 했다는 점이 특이하고 항구마을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일들과 맛있는 음식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해 적으면서 저자의 세계관과 솔직한 입담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책이다.
오쿠다 씨는 항구 마을을 여행하고 기행문을 써달라는 잡지 <여행> 의 편집장의 권유를 받고 어찌하다보니 수락한 것이 되어 여행을 하게 된다.
매번 배로 이동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 배로 여행함으로써 경치를 더 잘 볼 수 있고 경유시간이 길어져서 생각하고 느끼는 바가 더 컸을 것이다.
이른바 낭만 배 여행!
오쿠다 히데오가 방문한 바닷마을이다.
나도 워낙 바닷가를 좋아하다 보니 부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항구마을식당을 통해 저자 오쿠다 히데오가 방문한 바닷마을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어 재미있었고 긍정적이고
유쾌한 저자의 사고관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한편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을 미워한다.
행렬과 도로 정체를 업신여긴다.
좌우명은 '좋은 사람은 집에 있다' 다
그런 말을 하며 매일 허세를 부린다.
여행을 동경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누가 가자고 하면 못 이기는 척하며 신나서 따라간다. (p.13)
솔직하고 재미있는 저자의 입담에 끌려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일본 여행은 가 본 적 없어 지리를 잘 모르지만 모르는 채로 항구마을의 구석구석 여행하면서 절인 고등어 초밥이라든지 돈까스 카레 등을 먹을 때
나도 언젠가 한 번은 바닷마을에서 그런 요리를 먹어보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자연경관을 감상하면서 항구마을 식당의 저자 오쿠다 히데오가 남긴 글을 보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떠나고 싶기도 하다.
현실 따위는 무시한 채 말이다.
천연 잔디를 밟는 보드라운 감촉, 어린 풀의 향기, 어느 집 고양이 몇 마리가 양달에서 몸을 맞붙이고 낮잠을 자고 있다.
고토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걸 ' 데렝파렝' 이라 말한다고 한다.
그 말 참 마음에 든다. 내 인생의 지침은 데렝파렝이다.
이런 곳에 서재가 있으면 좋겠다. 글을 쓰다가 문득 창밖을 보면 푸른 하늘과 너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p. 70)
글을 읽는 것만으로 그곳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나라 부산여행이야기는 아는 곳이라 그런지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범어사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범어사가 왜적의 침략 때문에 고생하던 신라 문무왕이 동해의 산에 올라가 신의 계시를 받고 그대로 따르면 왜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꿈을 꿔서 지었다는데 일본인이 여기 있어도 되는 걸까요.
하는 대목에선 한국사람으로서 역사에 무심했구나 싶어 뜨끔했다. 직접 방문해서 만난 한국인에게서 반일감정을 느낀 적은 없었고 한국인은 붙임성 있고 친절했고 당당했다고 한다.
오쿠다 히데오의 배타고 떠나는 슬로우 낭만 여행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해봐야겠다 싶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며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잘 보이기 위해 꾸민 것이 아닌 솔직 담백한 여행기라서 인간적인 저자를 알게 된 느낌이 들었고
한동안 나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들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