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부터 공지영 작가의 팬이었던 나는 지금도 역시 그녀의 팬이다. 높고 푸른 사다리 이번 책이 출간 되었을 때 솔직히 시간이 없어서 다음 기회에 보려니 했었는데 내 관심 분야인 수행자의 이야기인지라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솔직히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수행자의 시험 같은 운명처럼 찾아든 사랑. 감정으로 부터 수없이 도망쳐도 봤지만 자신의 감정에 항복받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어 보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도 단단했다. 현실은 여유있는 돈과 시간을 요구하고 가난한 수행자인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신부님이 되기위해 수련중이던 정요한 신부의 과거 회상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미국으로 떠나가서 살고 있는 소희 라는 여자가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아빠스님으로부터 듣게 되면서 말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수행자의 길을 걷기를 희망했지만 신은 그를 시험하신 건가. 아니면 우연처럼 찾아든 것인지 소희 그녀와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의 욕망과 수행에 대해 생각했다.



어쩌면 이렇게 공지영 작가는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오는 이야기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쓰고 있는 것일까?

읽는 내내 소설이라기보다는 내 주변의 누군가가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듯이 읽었다.

그만큼 실감났고 가슴아팠고 지금은 겨울이지만 마치 가을을 타는 여자같은 기분으로 읽었다.

마치 그를 조롱하듯 마음대로 그를 만나고 헤어지는 소희란 여자에게 화가 나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의 모습에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사랑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행과 사랑이라는 상극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고뇌와 번민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리너스 수사님의 고백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인간은 과연... 그리고 삶과 생명이라는 이 거대한 물음앞에 서게 되었다.

한 권의 책으로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들을 작가는 깊이있게 담으면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말미를 준다. 그래서 더욱 가슴이 짠하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더 열심히 쓰고 더 깊이 절망하겠다. 더 높이 희망하기 위해서라는 작가의 말에 어쩐지 가슴이 짠했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 지상에 머문다는 표지의 글귀가 이제사 눈에 들어왔다.

서로 사랑하라고

그것이 우리의 존재이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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