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 - 허허당 그림 잠언집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고 빈 집이란 뜻의 허허당 스님의 그림 잠언집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는

들꽃처럼 소박하면서도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깊은 뜻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지난 번 허허당 스님의 책 소개를 보고 꼭 읽고 싶었는데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한구절 한구절 깊이 있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해서 다 읽고 나면 무언지도 모를 사랑을 느끼고 시 속에 묻어나는 외로움과 세상 이야기를 곱씹으면서 나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1974년에 출가하셔서 지금까지 30여년 가까운 법랍에도 이렇게 겸허함이 묻어나는 글귀를 접하니 숙연해진다.

 

  
 

 

  누가 나를 구제해주길 위로해주길 이끌어주길 바라지 마라.

그대는 이미 스스로 일어날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사실 이만한 위로가 또 어디있겠는가.

자신이 이미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알지 못하니 스스로 알아차리라는 스님의 말씀은 고요한 산사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처럼 내 마음에도 울려퍼졌다. 진정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괜찮아 괜찮아 하는 식의 얕은 힐링의 바람이 부는 요즘 이런 책을 만난 것은 기쁨이고 행복이다.

 

  이 책의 느낌은 자연적이고 소박하다. 스님께서 세상사에 욕심내지 않고 소탈하게 살아가시기 때문일까. 어떤 면에서는 세상사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도 느껴졌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 가슴을 적신 것은 외로움이었다.

이것은 내가 외롭다는 뜻인가 시 속에 외로움이 많이 묻어난 것인가 모를 일이다.


 

 

  대중 속의 외로움이랄까.

 주변에 많은 이들과 함께하지만 결국 우리는 혼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도 그래서였으리라.

 진정 홀로 서보지 못한 사람은 둘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스님의 가르침이 녹아있고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한 듯 간결한 그림을 보면서 자꾸만 책장이 멈추어진다.

먼 산 한 번 바라보고 멈추게 되는 것은 시의 힘인가.
 

 

  나는 너무 많이 가졌나보다. 자연적인 삶 소박한 삶을 이야기하시는 스님 앞에서 어쩐지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많이 들여다보여진다. 마치 나를 비추는 거울 같고 부끄러움과 쓸쓸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내 마음을 차분히 정리되는 기분이랄까.

 

  자연도 있는 그대로 아름답듯이 나도 부족한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참으로 고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