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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스펙트럼 - 석가모니에서 무묘앙 에오까지, 그 깨달음의 궤적 ㅣ 깨달음의 스펙트럼 1
김현철 지음 / 시단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 번에 '마음, 그것 하나만 봐라!' 를 읽고 저자의 책이 또 언제 출간되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저자의 책을 만났다. 깨달음의 스펙트럼
깨달음은 수행의 최종목표이자 종착역이기에 많은 이들이 갈구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깨달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들어 본 적이 없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답변 밖에는.
서문에서 저자는 깨달음은 어떤 특정한 것이 아니라 이 몸과 마음이 '나'가 아니라 이 우주 전체가 다 '나'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서문을 읽으면서부터 벌써 통쾌하고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깨달음을 대표할만한 유형의 사람들을 고르고 그 사람을 잘 보여주는 책을 선정하여 저자가 직접 해설하였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 중에서 솔직히 내가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저자가 소개하는 책의 내용 속에서 배울 것이 많았다. 책의 핵심만을 쏙쏙 뽑아서 해설해주었기 때문에 엑기스만을 뽑아 짧은 시간에 배운 느낌도 들고 저자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해설을 접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속시원하고 가려운 부위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도 들었다.
솔직히 이런 책을 읽고 느낌을 적는다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잘 보이고 알기 쉽지만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잘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데 4-5일은 걸렸다. 500페이지 가까운 두께의 압박도 있었지만 읽다 생각하다 또 나는 어떤가. 등등 살펴보았기 때문이다.
가끔 깨달음이나 수행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늘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똑같이 읊는 듯한 느낌이 들때도 많았는데
이 책 속에서는 저자만의 직설적 언어로 사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해설도 똑 부러지고 이 분은 깨달았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자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까 싶었다.
깨달으신 분 중에서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하시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답답하고 콕 집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질문자; 어떻게 하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까?
마하리지; 불안정한 마음이 어떻게 스스로를 안정시킬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럴 수 없지요. 돌아다니는 것은 마음의 본성입니다. 의식의 초점을 마음 너머로 옮기는 것이 그대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의 아이 앰 댓 p41)
위의 마하라지의 답변만 들어서는 무언가 잡힐 듯 하면서도 아리송하다.
깨달음의 스펙트럼 저자의 해설을 접하는 순간 명확해진다
마음은 관심을 먹고 산다. 그래서 그대가 마음에 관심을 주고, 마음을 바로잡으려 할수록 마음은 더 제멋대로가 된다. 마음을 바로잡으려는 그대의 노력 때문에 마음이 더 나빠지는 것이다. 마음의 식량이 관심이라면 마음을 죽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당연히 무관심이다. 그대가 마음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포기할수록 뜻밖에도 마음이 바로잡히게 된다. 보통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이 바로 이것이다. 흔히들 반대로 알고 있다. 마음을 바로잡는 유일한 방법은 마음을 내버려두는 것임을 모르고 있다.
마음을 보지 말고 의식을 봐라, 마하라지가 제시하는 대로 '내가 있다' 만 붙들고 마음은 전혀 신경 쓰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그러면 마음이 시들시들해지기 시작한다. (p.27)
책을 읽는 순간 아 그렇구나 하면서 끄덕여진다. 깨달음의 메세지를 전한 책들은 솔직히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렇게 쉽게도 설명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깨달음은 단지 어려운 수행을 통해서가 아니라 종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 또한 종교를 넘어서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법을 통해서도 깨달음의 길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웠다.
저자는 누가복음의 편집 오류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부분까지 알 수 있었을까.
수행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엔 아직 부족한 나로서는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나는 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 성경 속의 황금이라는 저자의 해설을 보니 사랑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솔직히 그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이 공부가 많이 된 사람은 금방 이해할 것이고 잘 모르는 사람은 도대체 뭔 소리인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자꾸자꾸 반복해서 읽다보면 분명 얻는 것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중에 나 같은 수행 입문자라면 아, 나는 지금까지 정말 무엇을 한 것일까. 라고 생각하며 수행에 정진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일으키는 생각들에 대한 저자의 명쾌한 답을 보라. 정말이지 감격으로 가슴이 벅찬 느낌이 든다. 이런 가르침이 있다니. 이런 해설이 있다니 그저 감사하다.
그대의 생각은 형편없다. 그래서 석가모니는 그대의 감각과 생각을 '피로' 혹은 '병' 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대가 자신의 전 재산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을 석가모니는 쓰레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누가 옳을까? 석가모니가 옳을까, 그대가 옳을까? 당연히 석가모니가 옳다. 석가모니는 이 우주의 끝까지 가본 사람이지만, 그대는 아직 이 지구도 다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대의 생각은 가짜다. 그래서 그 생각을 의심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명상이라는 작업이다. 생각은 쓰레기지만 분명히 치료할 수 있다. 어둠과 외로움 속으로 들어가서 꼼짝 말고 앉아 있어라. 거기가 그대의 세탁실이다. 찌든 때가 불어서 일어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냄새도 좀 날 것이다. 하지만 그대가 묻혀온 때이기 때문에 그대가 세탁해야만 한다. 세탁실을 떠나지 말고 기다려라. 1년쯤 세탁을 하면 제법 깨끗해진 그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세탁실로 들어가라. 지금 그대는 너무 더럽다.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