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곁 - 김창균의 엽서 한장
김창균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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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고요함이 그리워지는 때다.

요즘 나는 그런 마음을 느껴보지 못할 만큼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데 이 책은 나에게 휴식같은 책이다.

보글보글 끓는 찌개같은 시골밥상 같은 느낌의 책이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살아온 저자의 마음이 책에 오롯이 녹아들어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나도 고요하고 서정적인 마음이 되는 것 같다.

짧은 글들이 모여있지만 나는 꼭 시집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적이고 아름답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

나도 모르게 조용해진다.

 

  느리고 긴 걸음으로 산책을 합니다.

  그리고 차고 또 긴 의자에 앉아 호수 쪽으로

  몸을 기울여 봅니다.

  어떤 흔적들이 있었던 곳이 일렁입니다.

  호수의 기억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언젠가 한 번 와본 곳입니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가 다 식을 때까지

  그곳에 앉아 있습니다.

   - 진실이 있던 자리 중에서

 

 바쁘게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느리고 긴 걸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을 생각도 못하고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우리의 모습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걸음 느리게 쉬어가는 법을 생각해 본다.

 

   고통과 눈 맞추기. 육화된 슬픔. 나이 사십이 될 때까지 나는 단지 칭얼거리는 아이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백하건데 나는 지금까지 전폭적으로 생의 고통이나 슬픔 혹은 절망에 복무하거나 그것들과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 절망과 눈 맞추기 중에서

 

  책을 읽으며 고통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당시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일들도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서 감정이 무뎌지고 그런 고통을 겪음으로써 보다 성숙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왜 그리 힘들었을까.

  고통과 마주하기.

  고통과 눈 맞추기라는 저자의 표현이 참으로 와닿는다.

  그 순간에 객관적으로 문제를 바로 볼 수 있다면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러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시골풍경이 떠올랐고 철학적이며 사색적인 저자의 글이 내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서정적이고 잔잔한 이야기들이 잠자고 있던 나의 감성을 깨웠고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점점 복잡해져가는 요즘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쉬고 싶은 날이면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이 책을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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