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삔내로 나를 깨운다 - 인생 통찰을 통해 우리 마음을 치유하는 지개야스님의 잠언
지개야 지음 / 묵언마을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삐삔내로 나를 깨운다

특이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묵언마을에 와서 행복을 모두 다 받아간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표지의 느낌도 특이하고 멋스러움이 느껴지는데 스님께서 직접 만드신 표지이다.

 

  이 책의 시작 부분을 읽고 묵언마을에 다녀왔다. 다음에나 갈 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자살예방을 위해 2004년도에 출가하셔서 묵언마을을 창건하신지 5년이 넘었는데 상담자는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라 늘어만 가는 빚 탕감을 위해 속가의 재산을 파셨다고 하니 마음이 짠했다. 직접 스님을 뵈었으면 싶은 마음에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403의 2번지 묵언마을을 찾아갔다.

 

 

 

 

 조용하고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곳곳에 스님의 재치가 넘치는 글귀들이 있어 미소지을 수 있었다. 실제로 만나뵌 스님의 모습은 소박하고 검소하신 모습이었다. 오랫동안 자살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시고 상담을 많이 하셔서인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잘 들어주시고 편안하게 상담해주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을 접하고 궁금한 내용을 여쭙느라 진짜 중요한 마음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도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리라. 정작 중요한 것을 빼먹다니...

  책을 보니 스님께서는 불교 뿐 아니라 다방면에 조예가 깊으시고 학식이 풍부하신 것 같다. 또한 직관력 또한 뛰어나시고 본인도 모르는 무의식의 세계까지 들여다보시는가 보다. 나도 이야기보따리를 좀 풀었어야하는데 도를 묻지는 않고 덜 중요한 것에 대해 여쭈었구나.

 

  스님을 뵙고 집에 와서 무서운 속도로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혼자 웃기도 하고 아 참 별일 다 있구나 하기도 하니 남편이 무슨 일인가 싶어 이것저것 물어본다.

 

   272페이지 이 책 한 권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고 스님의 인생관 스님께서 살아오신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자살위기에 처한 상담자들이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시주는 어렵고 간혹 스님께 돌아갈 차비를 빌려달라고 하다보니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끌어가시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불교계가 위기라고 하는데 한동안 여러 문제로 시끌시끌하지 않았는가.

가장 신성한 종교계에서도 여러 문제들이 불거져나오고 돈, 명예, 욕심 그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할 수행자의 자리에서 그런 것에 집착하는 모습은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이렇게 검소하게 생활하시면서 소중한 생명을 위해 애쓰시는 스님을 뵈니 마음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

 

  우리나라는 메이커 천국이다. 아무리 비싸도 메이커를 찾고 가진 물건이 나의 가치를 말해주는 양 상표에 집착하고 있다. 겨울 잠바를 중고로 사입으셨다는 내용에 깜짝 놀랐다. 옷도 중고가 있었지. 나름대로 검소하다고 자부했던 나도 잠깐 입는 임신복을 제외하고는 옷을 중고로 사는 일은 생각도 못했는데 스님께서 중고를 입으신다니 마음이 짠하다.

 

  이 책의 판매금은 묵언마을에서 하는 자살예방에 쓰여진다니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이 책이 대박이 나서 쉼터로서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

남을 돕는 것이 곧 나를 돕는 일 아니겠는가.

 

  우리는 사실 아는 만큼 밖에 보지 못한다. 눈 앞에 선지식이 나타난다해도 그가 선지식인지를 알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안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생의 눈으로 스님의 공부를 평가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거니와 평가자체가 불가하다.

높은 사람이 낮은 이의 공부를 평가할 수는 있어도 반대로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여기는 무슨 종이에요?(이에 대한 스님의 답변에 한참 배꼽잡고 웃었다) 저는 조계종 00 사찰 신도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 등은 아무리 몰라서 그런다지만 어이없는 기막힌 행동임을 알아야한다. 나는 절에 5년정도 다녔지만 예나 지금이나 초보불자 초심자이다.

앞으로도 계속 초심자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항상 조심 또 조심하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고 애쓰고 있다.

 

  묵언마을에서 부처님께 기도하는 방법은 참으로 공감가는 내용이고 불자들이 잘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육아법에 대한 부분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앞으로는 우리 딸래미 하는 대로 두어보아야겠다. 뒷꽁무니 쫓아다니면서 이거 해라 하지 마라 하다보니 엄마도 힘들지만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위험한 일 아니라면 그냥 지켜보는 일 나도 노력해야겠다.

 

  책 속에서 배운 것도 많고 놀라운 이야기도 많이 등장한다.

  앞으로 100여년 후에는 여성이 남자를 2-3명 거느리고 사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난 사실 이 이야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설마 그렇게까지? 그런데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하지 않던가.

  공부하시는 스님께서 거짓이야기를 하셨을리 없고 예지력이 있으신가보다.

  난 그 이야기를 접하면서 남편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백 년 후에 그런 꼴은 못보니 부지런히 공부해서 중생계를 떠나야할텐데.

 

  출가하시기 전 경상북도 의원까지 지내신 스님께서 45분마다 한 사람씩 자살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자살예방을 하시겠다고 출가하신 걸 보면 오랜 생에 걸쳐 이런 일을 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집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허기진 배를 채우는 거지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식당 보이, 볼펜 장수, 노점상, 막노동, 가축병원 조수 등을 지내신 특이한 이력으로 자연과학, 경영, 행정, 철학, 심리학 등을 공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더 잘 아실 것 같다.

나중에는 경상북도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역임하시고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으신 분이다.

좋은 자리를 내려놓고 가장 중요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열중하시는 것을 보면 신념이 대단하신 것 같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이 단지 스님만의 일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관계당국의 지원도 있었으면 좋겠고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언제까지나 묵언마을이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삐삔대로 나를 깨운다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한 걸음 쉬어가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만나며 다시 삶의 자리로 인도해주신 스님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고 스님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통해

과연 우리는 왜 살고 있는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나를 돌이켜보게 된다.

말씀말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나가는 책 삐삔내로 나를 깨운다를 통해 한 수 가르침을 받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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