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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궤열차
윤후명 지음 / 책만드는집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처음으로 협궤열차를 읽은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출간된 책을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시적이며 철학적인 윤후명 작가의 소설 협궤열차
굵직굵직한 사건의 전개가 없고 물 흐르듯이 조용히 흘러가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조용하고 잔잔한 느낌이라 소설보다 수필의 느낌도 든다.
인생의 깊이와 작가의 많은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 나도 조금 업그레이드 된 듯한 느낌이다.
두 칸짜리 자그마한 협궤열차.
그런 열차를 제목으로 삼은 걸 보면 우리네 인생도 이와같이 오고 가는 것을 이야기함일까?
류 라는 여자.
그 여자와의 이야기들이 주축을 이루지만 그녀가 누군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하면 딱 짚어낼 말이 없다.
남의 여자라는 말로 주인공 나와 그 여자 사이에는 벽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류라는 그 여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특별하였다.
갑작스럽게 만나고 또 다시 잊혀지는 관계
살다보면 그렇게 뭐라고 딱 규정지을 수 없는 이름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협궤열차는 어쩐지 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 가을처럼 은은하고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이다.
불현듯 나도 협궤열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고 좋은 열차가 아니라 조용하고 한산한 느낌으로 여유롭게 내 삶을 반추해보고 싶어서 말이다.
맛깔나는 작가의 글 덕분인지 인생의 깊이있는 통찰력에서 우러나온 글인지 잠깐 마음을 멈추고 싶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