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라는 서정적인 제목과는 달리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인간의 욕심과 욕망

남의 인생 따위에는 관심없이 자신의 위치만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의 인생을 망치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 모습

은 저자 특유의 서정성과 어우러져 그 잔인함을 드러낸다.

 

  먼나라로 입양된 아이 카밀라는 친엄마가 진남여고의 재학중이었다는 단서로 엄마를 찾기 위해 나선다.

교장은 절대로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엄마가 쓴 문집까지 보게 된다.

  교장은 비밀을 숨기기 위해 친엄마 정지은의 오빠까지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게 만들었다.

정지은이 17살에 낳은 아이가 정지은의 오빠 사이에서 낳은 아이라고 까지 했다.

카밀라는 깊은 충격에 빠졌고 나역시 그랬다.

정말 가슴을 졸이며 읽었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정지은은 최성식 선생과의 알 수 없는 관계에 있었고 스캔들을 일으키며 급기야 임신까지 하게 되었다.

최성식 선생은 지금의 교장인 신혜숙 선생과 결혼을 함으로써

스캔들의 종지부를 찍는 듯 했지만 정지은의 임신으로 인해 신혜숙으로 부터 압박을 받게 되었다.

 

  정지은의 죽음 뒤에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친구들간의 질투와 시기,외로움의 본질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표면 위로 떠오른 아주 일부분에 불과한 것 같다.

카밀라의 아버지는 정지은의 오빠도 아니고 최성식 선생도 아니며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남자였을 것 같다.

그래서 2012년의 카밀라, 혹은 1984년의 정지은이라는 부재로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아닐까.

정지은이라는 여자, 그리고 카밀라가 한동안 내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에 대해서 조용한 밤 카밀라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봐야할 것 같다.

기막히게 잔인한 현실을 이렇게 시적으로 서정적이게 그려냈다는 것이 놀랍고 김연수 작가이기에 가능한 일 아닐까.

나도 모르게 카밀라 인양 눈물이 흘렀고 인간으로서 인간이 하지 말아야할 일은 하지 말아야함을 인간답게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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