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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사랑이야기는 영원한 테마일 것이다.
그런 기대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닌 많은 사랑에 관한 통찰력과 깊이있는 심리묘사가 두드러지는 소설이다.
나는 1권을 덮으며 나의 사랑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는 알고보면 다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마음 속에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있던가.
인혜와 세진은 절친한 친구였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오늘의 여성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라는 모임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된다.
각자의 상처를 껴안은 채 말이다.
이들이 상처받고 그것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나 역시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세진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과정은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마치 내가 상담을 받고 있는 기분이랄까.
우리는 사실 내면 속에 꼭꼭 눌러놓은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릴 적에 엄마로부터 외가에 맡겨졌던 세진.
상담을 통해 불안정한 엄마와의 관계를 되짚어보게 되는데 면담자의 답변이 놀라웠다.
"영 세 부터 삼 세까지 모든 것이 결정됩니다. 그 시기에 엄마가 기르지 않은 아이는 정신병자가 될 확률이 높고 강아지도 새끼 때 어미 품에서 떼어 놓으면 사망률이 구십 퍼센트나 되죠"
그동안 육아서적에서 0세부터 3세까지는 꼭 엄마가 키워야한다는 내용을 보면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렇게 까지 적혀있는 것을 보니 놀랐다.
이 시기의 애착과 집착은 앞으로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이 시기의 아이는 엄마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었다.
르네 스피츠에 의한 기록, 미국 남부의 한 고아원의 정서적 신체적 접촉을 받지못한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는 슬프고 가슴아픈 동시에 엄마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혼의 아픔이 있는 인혜는 연민을 사랑인양 느끼고 진웅과의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신이 무엇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사랑으로 포장되기도 하는 것 같다.
삶이라는 것은 일종의 우연이거나 농담이고, 사랑은 그보다 더 가벼운 무엇이라고 작가는 인혜의 말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