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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상처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고통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혹 그런 사람이 있을런지도 모르겠으나 사람은 누구나 고통을 겪으면서 살기 마련이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 사실상 즐거움은 잠시고 고통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나는 가끔 아주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사람을 볼 때가 있는데 어쩌면 선물가게의 잘 포장된 선물처럼 진실을 조금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삶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그렇게 고통스럽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름답기만 하다면 좋기만 하다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반대로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누가 이 삶을 지속한단 말인가?
맛이 잘 밴 음식처럼 고통과 즐거움이라는 양념이 골고루 들어있는 것이다. 단지 무엇을 먼저 맛보느냐의 차이일 뿐.
틱낫한 스님의 메세지는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알려주는 안내서이다.
강을 건너주는 뗏목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책, 지금 정신없이 내달려온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틱낫한 스님의 책을 만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틱낫한 스님의 금강경을 사찰에서 읽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알고보니 나는 이미 그보다 훨씬 전에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불교 tv에서 틱낫한 스님의 법문을 종종 듣게 되는데 들을 때마다 무엇인지 모를 가슴 속의 울림을 듣게 된다.
이번에 읽은 '화해'라는 책은 불교의 가르침을 오롯이 담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불교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내 마음 속의 분노와 화같은 쌓아두었던 감정의 찌꺼기를 말끔히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며 다 읽고나면 어쩐지 내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되도록이면 부드럽게 말하고 천천히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단도직입적인 표현을 하기 보다는 감정적인 일들은 좀 묻어두고 좋게 넘어가려다 보니 그런 과정에서 상대방은 배려했을지 모르지만 나 자신의 감정은 묻어두기 일쑤였다.
다른 사람들의 편의를 봐주다보니 나의 자유로움이 구속을 받기도 하고 내가 좀 불편하더라도 상대가 편하면 괜찮지 뭐. 하고 생각하다보니 속으로는 이미 곪아서 언젠가는 화산이 폭발하듯 그러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와 화가 쌓인 것이다.
평소에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는 건강하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감정표현이 없고 말수가 적은 사람은 표현을 하지 않고 마음 속에 꾹꾹 눌러 놓다가 나중에 참지 못하면 폭발하는 경우를 본다. 화가 쌓여서다. 그런 경우에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그런 마음이 녹아내리도록 수행이 필요하다.
수행이라고 해서 마냥 어려운 것만은 아닌 것이다.
깨어 있는 호흡을 통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로 돌아오는 것이다.
깊은 이완을 하면서 호흡하는 법이 이 책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나도 불교를 만나기 전에는 무척이나 성격이 급하고 욱하는 성질이 강한 사람이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법문을 듣고 이런 좋은 책들을 가까이 하면서 나의 마음도 조금 누그러졌으며 크게 기뻐하거나 크게 슬퍼하지 않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나의 내면에 있는 상처받은 아이와 화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그래서 제목이 화해다.
나도 화해가 꼭 필요한 사람이다.
저렇게 상처투성이 이미 곪을대로 곪아서 터져나가기 일보 직전에 만난 불교
그래서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다.
세상 모든 것은 하나로 되어 있어서 내가 한 행동과 말들이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오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책에서 확인했고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를 알지 못한 채 마냥 내달리기만 하는 우리들에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잘 알려주기에 천천히 두고두고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당신이 믿는 만큼 생각하는 그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