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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 우리 시대 작가 49인이 차린 평온하고 따뜻한 마음의 밥상
성석제 외 지음 / 뜨란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가끔 삶이 힘들 때 편안하고 오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무엇인가에 지쳤을 때 조금이나마 덜어놓고 쉬고 싶을 때 오래된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것처럼
내 마음을 읽어주는 곳이 절이다.
나에게 절은 그런 곳이다. 굳이 법당에 꼭 들어가지 않아도 그냥 절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평온함을 주었다.
[내인생의 절밥 한그릇]은 그런 나의 모습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우리 시대 작가 49인이 차린 평온하고 따뜻한 마음의 밥상 이라는 표지의 문구가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2006년 7월부터 5년동안 월간 [불교문화]에 연재된 [내 기억 속의 절밥] 원고를 한데 모은 것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에게도 절에서의 공양과 관련된 일화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새롭게 와 닿았다.
나도 절밥을 참 좋아한다.
별로 입맛이 없어도 절에서 먹는 밥이라면 술술 넘어가니 그것도 참 희한한 일이다.
특히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하여 몇 달동안은 통 음식을 먹지 못했는데 절에 가니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웠다.
절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수성 때문이었을까?
부처님이 상주하시는 공간이기 때문이었을까?
삶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겨 절에서의 식사 한 끼로 용기와 희망을 얻어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여러작가의 글을 통해 마치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연신 나도 그랬는데....
신기하네! 를 내뱉었다.
이렇게 절에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지.
모든 욕심과 욕망 덩어리를 조금은 내려 놓는 곳.
절에서는 음식을 남기지 말고 자기 먹을 만큼만 떠서 먹지 않는가.
내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 욕심내지 말고 그냥 내 밥그릇에 담긴 만큼만 천천히 먹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