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식물을 많이 키우게 되면서 관련된 책도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요.
나무 심는 CEO 라는 책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식물을 좋아하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오늘 당신의 식탁에 꽃 한 송이를 놓아 보라.
한 번도 꽃병을 놓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것도 혁신이다.
는 표지의 말이 인상적이에요.
사실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꽃병에 꽃을 꽂아두는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꽃을 좋아하는 딸아이로 인해 꽃을 가꾸게 되고
많이 키우게 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책의 말씀들이 더 와닿았습니다.
이 책은 자연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이야기와
상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은 책입니다.
나무에 관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고 책을 집어들었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 고두현님은 시인이면서 언론인이라고 합니다.
기자를 거쳐 현재는 논설위원이라 그런지 깊이있으면서 사색적인 글들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칼릴 지브란의 시가 책속에 등장하는데요.
덩굴 식물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줄기를 감고 오르는데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주로 오른쪽으로 감는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얽히다보면 싸우게 된다고요.
이런 모습을 보고 저자는 칼릴 지브란의 시를 떠오른 것 같아요.
사람이든 나무든 밝은 햇빛을 받고 잘 자라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간격이 필요하다.
인간이라는 말부터가 사람 사이라는 의미다. (P.75)
지나치게 친하다보면 다툼이 생기고 사람 사이에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홀로 있음을 통해서 더욱 자신의 마음이 단단해지죠.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도 많은데 그중에 몇 가지를 소개해봅니다.
미모사라는 식물을 아시죠?
식물도 사람처럼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까?
(p.82)
일본의 신경식물학자 히데오 토리야마의 관찰 결과를 보면
실내에서만 키우다 바깥에 내어놓은 미모사는 바람이 부는 동안 내내 잎을 접고 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밖에서 자란 것은 이것이 자연현상이라는 것을 알지만 실내에서만 자란 것은
바람조차도 위험 상황에 대처하듯이 한 것이라고요.
놀라운 것은 식물도 기억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유전자에 각인해서 다음세대로 물려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미모사가 예쁘다고 자꾸 잎을 만지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탈진해 쓰러지기도 한다고요.
다육이도 예쁘다고 잎을 손으로 만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던데
조심해야할 것 같아요.
저는 집 옥상에서 여러 식물들을 키우고 있어요.
한련화, 나팔꽃, 바질, 강남콩
그리고 우연히 날아든 까마중까지
식물을 키우다보니 이들을 공격하는 벌레들도 마주하게 되는데요.
그럴 때마다 식물은 어디로 피하지도 못하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거의 모든 식물은 곤충의 공격을 받으면 화학적 억제 물질을 내뿜어서
쫓아낸다고 합니다. (p.93)
식물도 마냥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무 심는 CEO를 읽다보니 식물에 대한 내용도 알 수 있어 흥미롭고
다양하게 가르침을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정독하면서 읽었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반복적으로 읽어봐도
식물의 이야기와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