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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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고故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읽게 된 선생님의 책

다시 한 번 날게 하소서



이 책은 선생님이 14년만에 새 책의 머리말로 만나는 시 '날게 하소서'

와 한국적인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고인이 되신 후에 다시 한 번 날게 하소서

라는 이 책을 읽으니 뭔가 숙연해지기도 하고 고故 이어령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아니 어쩌면 시대를 앞서 나가셨던 분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획일적인 생각이 아니라 생각이 트인 분이셨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획일성에 갇힌 교실을 이야기하면서

미술가인 형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형은 사군자를 배우는 아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먹을 갈기 귀찮아서 빨강물감으로 그렸는데

선생님이 보시고는 빨간 대나무가 어디있냐고 호통을 치시자

검은 대나무는 어디 있냐고 물었대요.

현실의 색깔과 상상의 색깔은 다른 거니까 마음대로 상상한 색을 그리면 된다고

형이 말해주는데 이 말씀을 듣고 색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고요.

고故 이어령선생님은 1934년 생이셨는데

열린 생각을 가지고 계셨고 다방면에 조애가 깊으셔서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깊이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난 것 같아요.

현명한 사람은 자신을 섬이 아니라 대륙으로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은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라고...

누군가 죽는다는 것은 내 대륙 안의 모래가, 흙이 바다로 휩쓸려 떨어져 간다는 의미다.

그의 고통은 나와 무관하지 않고, 그의 생명은 나와 똑같은 샘물에서 흘러온 것이다.

(p.49)

뽀빠이 하면 떠오르는 시금치.

그런데 '상식의 오류사전' 이라는 책을 보면 식품의 성분 분석을 할 때

실수로 잘못 찍히는 바람에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이 10배 불어나게 된 것이며

시금치의 실제 철분 함유량은 달걀 정도라고 합니다.

착오가 밝혀져 수정되었음에도 여전히 뽀빠이하면 시금치라니

각인의 효과는 정말 대단한 것인가봅니다.

전통물건에 담긴 한국인 생각도

재미있기도 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데요.

보자기, 병풍, 한복, 문풍지

우리나라의 전통 물건 중에는 이렇게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여러 모로 쓰이는 것들이 많죠.

한복을 생각해보면 멋스럽다는 것 말고도

약간의 몸 치수 변화를 커버할만큼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 책을 읽다보니 정말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장의 경우에는 체중의 변화에 민감하여

수선을 하거나 안맞는 경우가 빈번한데요.

한복은 큰폭의 변화가 아니라면 커버가 가능하니

한국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죠.

다시 한 번 날개하소서를 읽다보니

우리문화 우리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면서

유연한 사고로 우리를 이끌어주셨던 고故 이어령 선생님이 그리워집니다.

그분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책이 남아서 약간의 위로를 해주는 것 같아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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