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 오래된 나와 화해하는 자기 역사 쓰기의 즐거움
한혜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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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 마흔.

마흔만 넘으면 세상 일에 흔들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마흔이면 적은 나이는 아닌데 이제는 80을 넘어 100세 시대가 되어서인지 중간정도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나에게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할 시간이라는 책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오십 즈음에 꼭 해야 할 한가지 인생 글쓰기라는

책표지의 말이 나를 책 속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9년에 정년퇴직을 하시고

나의 역사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나를 바로 세우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목적은

인생을 한 번 정리해보고 싶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내 삶이 왜 그리 고단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 싶어서 등이다.

자신의 역사를

꾸밈이 없는 사실성, 객관성을 유지하고 가능하면 연대순으로 차근차근 쓰라고

저자는 말한다.




종종 우리는 내 인생이야기에 비하면 저 드라마는 아무 것도 아니다 라고 말하거나

내 인생 이야기를 쓰면 대하소설 몇 권은 줄줄이 나온다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 속 창고에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잠자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꺼내놓지 않았던 것 뿐이지 말이다.

자기 역사 쓰기는 놀라운 치유의 힘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십이 되기 전에 나의 역사를 썼다면 암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C의 역사쓰기를 보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못하고

공장을 다니면서 돈을 벌어 어머니께 송금하고 야간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가

은행에 취직을 했다. 28살에 결혼해서는 딸둘을 낳아 키우고 바쁘게 일했는데

남편의 벌이가 시원치 않아 시어머니에게까지 송금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고

40중반부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고 일했던 것이다.

은행을 그만둘 수 없어 악물고 버텼는데 알고 보니 암에 걸려있던 것이라고.

이분이 자신의 역사를 쓰면서 희생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하는 부분을 읽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다. 고맙다고 자신을 부추기는 가족들의 말에 넘어가 아픈 자신을

돌보지도 못한 채 살아왔던 것이다. 식구들이 미웠고 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글을 쓰면서 너무 울어서 그런지 증오심이 조금씩 무너져내리고

자신도 불쌍하지만 엄마도 참 불쌍한 여자였다고 쓴 글을 보니

글을 쓰면서 감정의 정화가 되고 미움이 녹아내리는 과정을 거친 것 같았다.

자신의 역사 쓰기를 통해 감정의 정화와 치유가 된 사례들을 읽으면서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 당시에는 감정적이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다른 해석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저자의 말씀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글쓰기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역사 쓰기 내용을 함께 읽으면서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고 함께 하면서 혼자 할 때와는 다른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을 읽으면서

자신이 쓸 역사이야기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공개적으로 이렇게 나의 역사 쓰기에 참여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혼자서 나의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싶다.

이 책은 단지 글쓰기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갈길을 모색하게 해주며

나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도와주는 글쓰기 방법을 제시한다.

철학적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들을 일일히 열거할 수는 없지만

나의 역사 쓰기, 나의 자서전같은 느낌으로

나도 하루에 몇 쪽 정해놓고 적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은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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