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우리는 내 인생이야기에 비하면 저 드라마는 아무 것도 아니다 라고 말하거나
내 인생 이야기를 쓰면 대하소설 몇 권은 줄줄이 나온다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 속 창고에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잠자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꺼내놓지 않았던 것 뿐이지 말이다.
자기 역사 쓰기는 놀라운 치유의 힘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십이 되기 전에 나의 역사를 썼다면 암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C의 역사쓰기를 보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못하고
공장을 다니면서 돈을 벌어 어머니께 송금하고 야간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가
은행에 취직을 했다. 28살에 결혼해서는 딸둘을 낳아 키우고 바쁘게 일했는데
남편의 벌이가 시원치 않아 시어머니에게까지 송금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고
40중반부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고 일했던 것이다.
은행을 그만둘 수 없어 악물고 버텼는데 알고 보니 암에 걸려있던 것이라고.
이분이 자신의 역사를 쓰면서 희생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하는 부분을 읽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다. 고맙다고 자신을 부추기는 가족들의 말에 넘어가 아픈 자신을
돌보지도 못한 채 살아왔던 것이다. 식구들이 미웠고 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글을 쓰면서 너무 울어서 그런지 증오심이 조금씩 무너져내리고
자신도 불쌍하지만 엄마도 참 불쌍한 여자였다고 쓴 글을 보니
글을 쓰면서 감정의 정화가 되고 미움이 녹아내리는 과정을 거친 것 같았다.
자신의 역사 쓰기를 통해 감정의 정화와 치유가 된 사례들을 읽으면서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 당시에는 감정적이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다른 해석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저자의 말씀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