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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말대꾸 ㅣ 그래 책이야 45
류미정 지음, 신민재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잇츠북 어린이 '거꾸로 말대꾸'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고 대답을 하는 경우보다 이런 저런 말대꾸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책속의 유준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양말 뒤집어서 벗지 말라는 것부터 밥 빨리 먹어라, 스마트폰 그만 해라. 등
말할 것이 정말 많지요. 알겠다는 대답은 고사하고 뭔 말이 그리 많은지.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어요.
제목만 봐도 제게 꼭 필요한 책이다 싶었거든요.
유준이의 엄마는 내일이 글짓기 대회라면서 이번에는 상을 받아야한다고 연습을 하게 합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지난 번엔 동시대회를 준비할 때는 구구단처럼 외웠다니 씁쓸하네요.

연습을 하다말고 엄마가 전화를 받으러 간 틈을 타서 줄행랑을 쳤는데요.
아이들과 축구를 하다가 저녁먹을 시간이라며 가버리고 문구점으로 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일요일이라 문구점이 닫혀있었어요. 자판기 음료수를 뽑으려는데 이건 뭐지? 글쎄 탄산톡톡이라는 글자가 뒤집혀져 있었어요. 갈증이 나서 벌컥벌컥 음료를 마셨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지리소 슨무?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뱉고 있었던 거죠.
거꾸로 해야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어요.

집으로 돌아와 글짓기 연습을 하고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말을 안합니다.
에구 저런.
자신은 상장에 관심이 없는데 상장은 엄마가 좋아하는 거라면서
다른 엄마들과 브런치를 먹을 때 자랑거리가 생긴다는 글을 보니
왜이리 뜨끔한지.
원하지도 않는 글짓기 연습을 하는 것을 보니 엄마의 욕심대로 아이를 이래라 저래라 해서 지친게 아닐까요.
일시적인 현상인 줄 알았는데 계속해서 입만 열었다 하면 거꾸로 말이 나옵니다.

엄마는 화를 냈다가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라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고는 눈물을 흘립니다.
말많다고 제대로 듣지않던 엄마가 자신의 말을 듣는다며 은근히 기뻐하는 유준이.
엄마가 우니까 슬펐다가 묘한 기대감마저 느낍니다.
거꾸로 말 때문에 신경정신과까지 가게 되는데 스트레스 때문이라지만 쉽게 고쳐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거꾸로 말하는 것을 구경하러 아이들이 찾아오고 스타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교장선생님까지 찾으시는데요.
훈화말씀을 하실 때 아이들이 잘 듣지 않아서 거꾸로 말해보면 들을 거라고 하신거래요.
예나 지금이나 훈화말씀은 길고 귀에 쏙 들어오는 내용은 아닌가봅니다.
학교에서는 점점 유명해지지만 엄마의 얼굴은 어두워지고
엄마는 언어치료에 유명한 무당까지 찾아갑니다.

문제는 바로 숲 체험날 숲에서 특별한 영상을 찍는다고 하다가 길을 잃게 된 것입니다.
긴급전화 112 신고를 하게 되는데요.
"요어었잃 을길 에서산"
이렇게 말하니 장난전화하지 말라고 전화가 끊겨버립니다.
유준이는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말이 꼭 전달되어야하는 순간 자신의 거꾸로 말이 불편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 같아요.
유준이가 거꾸로 말대꾸를 하게 되어서 엄마가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면서 유준이도 엄마의
사랑을 느꼈겠지요.
원하지 않는 공부를 시키긴 했지만 잘 이끌어주려는 마음에서였을 겁니다.
그러나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서 아이마음을 잘 다독여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결국 유준이는 다시 똑바로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과정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엄마라서 그런지 울컥했어요.
거꾸로 말대꾸는
재미있기도 하고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제는 점점 자아가 발달되는 과정이라서 말대꾸는 늘어가고
아이와 엄마 서로 의견을 조율해가면서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은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