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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쓸어 빗자루 ㅣ 꿈터 어린이 34
최혜진 지음, 정경아 그림 / 꿈터 / 2021년 8월
평점 :
이 책 표지를 보니 유쾌한 느낌의 할머니께서 빗자루를 들고 계시지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서 책을 서둘러 읽었습니다.
제 예상대로 유쾌하고 멋진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유쾌한 할머니와 싹쓸어 빗자루 이야기죠.

초등학교 근처의 티나 할머니 집. 집 주위에는 많은 가게들이 있기에 쓰레기가 한가득입니다.
할아버지가 있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짚 앞 청소가 힘든 거구나 하는 생각에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며 눈시울을 적시셨어요.
15년 동안 빗자루를 만드셨던 할아버지의 작업실에서 나무 상자를 보게 됩니다.
그곳에는 할아버지가 남긴 편지와 싸리 빗자루가 들어있었어요.
하필이면 선물이 빗자루라고 서운해하시지만 알고 보니 이 빗자루는 그냥 빗자루가 아닙니다.

진심으로 할머니를 걱정하고 보살피려는 마음이 만든 기적이랄까요?
학원가방을 멘 남자아이가 과자를 먹으면서 지나가다가 다 먹고는 봉지를 땅바닥에 버리자 할머니가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말하자
별일아니라는 듯이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치울 텐데 뭐 어떠냐고 합니다.
삼각김밥 비닐까지 버렸는데 싸리 빗자루로 쓸자 쓰레기가 사라지더니 그아이의 가슴에 붙었다가 다시 버리니 얼굴에 붙더라구요.
해결책은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었죠. 껌을 길가에 뱉은 여학생은 머리카락과 손 사이에 껌이 붙어버리고 이렇게 여기저기
쓰레기가 몸에 붙은 사람이 늘어갔죠.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쓰레기통이 가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죠.
아이들도 어른들도 쉽게 버리는 쓰레기.
양심을 버리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겠죠?
티나 할머니는 자신이 기르는 개가 산책나왔다가 대변을 본 것도 치우지 않는 사람에게
본의아니게 속시원한 복수를 해줍니다.
제가 다 속이 시원하더라구요. 아무래도 마법의 빗자루가 맞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의 소중한 선물
빗자루 덕분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없어져서 깨끗한 공원으로 선정되기까지 합니다.
빗자루로 쓸어 버린 것
을 읽을 때는 정말 깜짝놀랐는데요.
손대면이라는 도둑이야기에요.
그는 티나 할머니의 빗자루가 특별한 빗자루임을 눈치채고 마법을 부리는 것을 보여주고 돈을 벌 생각으로 그것을 훔치기 위해 집을 찾아갑니다.

마법의 빗자루가 맞는지 확인해보는 사이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
티나 할머니는 열쇠 가게에 가니 출장 중이라고 해서 메모를 남기고 왔는데 이렇게 빨리 왔다며 손대면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시는 할머니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괜찮다는 데도 수리비까지 윗옷 주머니에 넣어주신 할머니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선 도둑.
혹시 당신이 그 도둑 손님의 나쁜 마음을 빗자루로 싹 쓸어버린 건 아니에요?
하는 티나 할머니의 마지막 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어요.
할머니가 만약에 도둑이야~ 하고 소리쳤다면 당황한 도둑이 나쁜 일을 저질렀을지도 몰라요.
생각만 해도 겁나는데 침착하게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손대면도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기분이 좋았어요.
싹쓸어 빗자루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또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동네 공원도 의자에 먹다남은 음료수며 과자 봉지 등 쓰레기가 많은데
싹쓸어 빗자루가 실제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세상이 가슴 따뜻한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씀이 제 마음에도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은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