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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스웨덴 - 국민의 집으로 가는길
신필균 지음 / 후마니타스 / 2011년 1월
평점 :
스웨덴은 복지천국의 대명사로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이다. 최근 들어 대한민국에서 복지논쟁이 본격화되면서 스웨덴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그러한 대중적 관심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자는 스웨덴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여러 스웨덴 단체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스웨덴의 역사와 정치에서부터 사회정책, 민주주의와 합의 문화 등에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문적 성격으로 접근해서 딱딱한 느낌이 든다. 복지정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유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다.
이해한 것보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스웨덴이 왜 모두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인가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배경에 사회공동체를 사랑하고, 합의와 상생의 소중함을 아는 깨어있는 시민들과 지도자가 있었다는 점이 스웨덴의 복지 시스템만큼이나 부러웠다.
더글러스 러미스가 쓴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않을 것인가」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빈부의 차이란 경제발전에 따라 해소되는 것이 아닙니다. 빈부의 차이는 정의(正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란 정치용어입니다. 빈부의 차이는 경제활동으로 고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빈부의 차이를 고치려고 한다면 정치활동, 즉 의논하고 결정하여, 그것을 없앨 수 있는 사회나 경제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소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92p
빈부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복지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라면, 복지는 결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의 성숙한 철학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닐까? 스웨덴 국민들은 적지 않은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지금부터 무려 100여 년 전에 복지체계의 많은 부분을 만들면서 그러한 정의(正義)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수구반동세력들의 논리대로라면 스웨덴은 벌써 열 번은 망하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언제쯤이면 대한민국은 국민들을 위한 따뜻하고 정겨운 '국민의 집'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