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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 문 과 답 - 김영중 저자의
김영중 지음 / 나눔사 / 2022년 8월
평점 :
당시 경찰은 친일파 세력이 강력하게 포진한 반공 조직이었다. 경찰의 이러한 성격은 미군정이 일제 총독기구의 온존과 함께 일제하에서 관리와 경찰로 일했던 인물들을 유임시켰기 때문이었다. 미군정은 경찰에 칼빈, M-1 등의 미국계 신식무기와 교통·통신수단을 지급하여 좌파 세력의 움직임에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했다.
경찰 수뇌부인 경무국장 조병옥과 수도경찰청장 장택상은 철저한 반공주의자였고, 경찰의 하부조직은 일제시기에 지방 경찰에서 일하던 친일파로 채워졌다. ‘친일파의 온상’이었던 경차 조직에 월남한 반공주의 성향의 인물들도 대거 들어오면서 경찰은 반공주의를 내건 ‘민족의 선봉’이자 ‘순교자’가 되었다.
또한 경찰은 미군정이 실시한 미곡 공출정책을 각 지방에서 수행하는 핵심적 조직으로 기능했다. 민중들은 미곡 수집을 일제시기의 실시되었던 공출과 똑같은 농민 수탈로 인식하고 있었다. 경찰은 미곡 수집을 독려하는 한편 성과를 추궁하고 수립량을 채우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경찰에 대한 민중의 원망이 상당이 높았다.
경찰은 수뇌부와 말단이나 거의 친일 경력자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일제시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고, 친일잔재 청산에 저항해야만 하는 공동의 이해 관계를 갖고 있었다. 이 같은 공동의 기반 하에 경찰은 미군정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조직의 내적인 동질성과 응집력을 더욱 높여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김득종, 『빨갱이의 탄생-여순사건과 반공 국가의 형성』(2009년)113~1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