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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똥찬 귀 할아버지 - 엄마는 거짓말쟁이 ㅣ 저학년은 책이 좋아 59
신양진 지음, 정용환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7월
평점 :

“엄마, 빨리빨리!”
마트에 도착하자마자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뛰었어.
장난감 코너가 있는 지하 1층으로 가기 위해서야.
오늘은 엄마가 약속한 바로 그 날이거든!
“이번 달 아빠 월급 타면, 그 때 사 줄게.”
뭘 말이냐고? 바로바로 ‘드론 자동차’ 말야!
프로펠러가 돌아가면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오르고,
물 위에서도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는!
새로 나온 ‘드론 자동차’ 말이지!

“으아아앙~”
아이고 저기 마트 바닥에 드러누워 떼 쓰는 동생이 있네.
저런다고 다 들어주는 게 아닌데, 다 때가 있는 법이라고.
바로 나의 오늘! 아빠 월급날처럼 말야!
“엄마!”
드론 자동차를 카트에 막 실으려는데 엄마가 물어.
“그게 뭐야?”
“???”

어- 이게 아닌데?!
나는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왔어.
아빠 월급 나오면 드론 자동차 사 주겠다고 엄마가 분명히 약속했는데!
그래서 내가 아빠 월급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럴 수는 없는 거잖아!!!
“엄마는 기억 안 나.”
“아무튼 다음에, 오늘은 안 돼.”
엄마의 다음에는 이제 더 이상 믿을 수 없어.
아까 그 동생은 원하던 걸 얻었는데
이렇게 점잖게 때를 기다린 나는 …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렇게 억울할 데가!!!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진짜 나빠.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
어찌나 서럽던지 꺼이꺼이 울며 생각했지.
우리 엄마가 약속을 잘 지키면 좋겠다고 말야.
그때였어.
갑자기 창밖으로… 누군가 나타났어!
“내 이름은 기동찬, 기동찬 귀 할아버지란다.”

아이들 소원을 들어주는 할아버지래.
내 소원이 너무 간절해서 들어주려 나타나셨대.
엄마가 약속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는 나의 소원 말야.
어때?
소원이 이루어진 나, 이제 매일매일 행복할 수 있겠지 ^^?

🤙 🤙 🤙
큰 아이 유치원 때 였어요.
원장 선생님께서 저희 아이 담임 선생님을 소개하시면서
“우리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한 작은 약속 하나도 잊지 않고 세심하게 꼭! 지키시는 분입니다.” 라고 말씀하셨지요.
그 때, 제가 얼마나 뜨끔했나 몰라요.
‘다음에, 다음에’
‘~하고 나면’을 무수히 남발하던
육아의 최고 전성기 시절이었거든요 ㅠㅠ
기동찬 귀 할아버지는 그 때의 뜨끔함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한 번 뱉은 말은 꼭 지키는 모습.
말과 약속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지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듯 치부되는 ‘좋은 의도를 가진 거짓말’들
‘~하면 ~해 줄게.’, ‘~안하면 ~못 하게 한다.’
그럴듯한 훈육의 언어로 포장한 회유와 협박의 말들
이런 말들이 아이와 부모 사이의 신뢰에 생채기를 내고,
작은 실망과 원망들이 더해져 관계에 골을 만드는 게 아닐까요?
🙏 🙏 🙏
“내가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할래!” 하고
소원을 빌려다 얼른 주워담는 막내를 보니
기동찬 귀 할아버지가 ‘말의 무게’에 대해서 만큼은
기똥차게 잘 가르쳐 준 것 같습니다.

신중하게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
말의 무게를 알고 함부로 내뱉지 않는 것,
말과 행동과 약속, 내 삶의 무수한 선택의 순간에
’그에 따른 책임’을 기억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놓친, 다하지 못한 책임은 없는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잊지 않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