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시대 - 문보영 에세이 매일과 영원 1
문보영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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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가 창작의 근간이 된다는 말은 흔하지만 사실일기가 시나 소설이 되지 않아도 좋다. 무언가가 되기 위한일기가 아니라 일기일 뿐인 일기, 다른 무엇이 되지 않아도좋은 일기를 사랑한다.
- P12

가끔내가 내 편인지 의심스럽다. 이런 ‘을‘스러운 세계관은 언제생겨난 걸까?
- P51

일기는 내가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가장 치열하게 듣는 행위인데, 내가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엄청난 청력이 필요하다. 고요한공간에서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 P149

삶은 변화로충만하며(혹은 충만해야 하며), 우리는 변화를 기꺼이맞이해야 하고, 새로운 경험이 우리를 성장시키고 단단하게해 줄 거라는 말이 항상 맞지는 않기 때문이다. - P163

무조건 평지만 걸었다. 아주 조금이라도어려워지면 발을 빼는 거야. 왜냐하면 내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얻지 않는 순간, 배움이 없는 순간, 성취하지 않고그저 흘러가 버리는 시간, 그런 시간들을 용서하고 삶에 초대하는 것으로, 일명 시간 갖다 버리기, 시간을 쓰레기로 만들고 기뻐하기, 그 쓰레기를 재활용하지 않기, 삶을 일정 부분을 낭비하기 이니까.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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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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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으니, 지금은 혼자 걷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다가 피곤해질 때, 기분 나쁜 일이 있었을 때, "아, 그래. 산책을 하면 되지" 하고 중얼거리고는 선크림을 바르고 집을나섭니다. 러브와 함께 나설 때는 필수품이던 목줄과 비닐봉지는 이제 없어도 됩니다. 옆에서 같이 걷는 40킬로그램의 거구가 없으니 사실 손이 허허롭습니다. 걷는 길목의 모든 나무와 수풀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던 러브와의 추억이남아 있습니다. 허전하고 마음이 아프지만, 그러니 더욱 산책이 필요하지요.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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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생각들 -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오원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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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것이 없는 것‘이 인생이란 사실을 어스름하게 머리로가슴으로 느끼는 나이. 그게 마음에 든다. 반면 그래서삶이 허무하다.
- P17

산책은 무용한 삶에 대한 우울함의 연습이다. 뭐든 연습하면 좋아진다는 말이 맞다. 내 삶이 유용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용한 것이 산책처럼 나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P51

우리엄마의 명언대로 "마음은 나이 먹는 법이 없다"는데 나이 먹지 않은 내 마음을 들어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구질구질하고 자라지 못한 마음, 서글프지만 아직은 빛나는 나의 마음을 들어줄 이는 나뿐이다. - P134

처음 산책길을 나설 때 나는 내가 너무 엉망이라고 생각했다. 도저히 무언지 모를 뒤죽박죽된 일상에서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것인가에 대해, 늙는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점점 더 그럭저럭 살아가는 평범함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우울함을 안고 걸었다. 참을 수 없어서 걸었다. 이거라도 해야 할 것 같아 걸었다. - P228

약 1년의 산책길 끝에서 돌아보니, 나는 ‘평범함‘을 배웠다. 평범함이란 단어 속에 녹아 있는 살아가는 힘, 외로움을 견뎌내는 힘, 그리고 또박또박 걸어가는 힘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배웠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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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여행 - 내가 꿈꾸는 강인함
정여울 글.사진, 이승원 사진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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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다리지 않더라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삶의 이유는 ‘나를 알아주는 타인아니라, 꾸밈 없는 나의 삶 자체에 있음을. 매트의 속삭임은 단지 꿈이 아니라, 절망에 빠져 차라리 죽음을 받아들이려 했던 그녀의 무의식이 불러낸 자기 안의 천사, 자기 안의 등대였다.  - P112

나는 헤스터 프린의 조용한 투쟁을 지켜보며 새삼 깨달았다. 고통 자체는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고통과 싸우는 인간의 용기는 스스로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 P223

‘나는 상처를 받았지만, 결코 망가지지 않았다‘고 믿을 수 있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나는 필요했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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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송태욱 옮김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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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든 서두르지 않든 결국 걸리는 시간은 이 초 차이도안 나. 그런데도 서둘러 열고 닫지. 서두르고 있다고 자기주장을하는 것에 불과해."
- P84

자신은 빛을 발하지 않는다. 죽어서 재가 되면 아무것도 남지않는다. 아니,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죽어서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말이 아닐까, 하고 아유미는 생각한다. 내가 아버지에게 했던 말, 어머니에게 했던 말은 한순간 공기를 진동시키고 차례로 사라진다. 그래도 부모님의 기억 속에 몇몇 말의 단편은 남을지도 모른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귓속에 머무는 기억으로 남는 일이 있지 않을까.
- P224

"신앙이 반드시 사람을 구한다, 잔인하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각자에게 찾아오는 위기에 정답은 없는 것입니다. 모든 장면에서 항상 정답은 없습니다. 만약 신앙보다 먼저, 빛보다도 먼저길 잃은 사람에게 닿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연민을 느끼는 마음도 아니고, 눈물을 흘리는 눈도 아닙니다.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귀입니다. 얼마나 귀를 쫑긋 세우고, 얼마나 귀를 기울일 것인가. 이걸 잘못하면 바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에 두레박을떨어뜨리고 맙니다. 줄도 같이 말입니다. 두 번 다시 끌어올릴수 없게 됩니다. 밑바닥에 있을 지하수도 바싹 말라버립니다. 듣기에는 간단한 것 같지만 어렵습니다. 만약 입으로 말을 해야 한다면 완전히 다 듣고 난 후 주뼛주뼛해야 하는 겁니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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