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은 기본적으로 나에게는 낯설은 장르이다. 작가를 불문하고. 길고 긴 서사가 막 시작한 느낌인데 책장 마지막에 도달한 느낌이 날 당혹스럽게 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분야임에도 제목에 낚여(?) 집어들었다.

기본적으로 하루키의 소설답게 술술 읽히는 가독성이 있고, 어떤 문장들에서는 지나간 나의 연애사가 떠오르기도 한 소소한 이야기들. 하루키의 단편 중 가장 내 가까이로 다가와 담담하게 말을 건내준, 추운 겨울밤 불면에 뒤척이며 읽기에 좋았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타인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본다는 건 불가능한 애깁니다. 그런 걸 바란다면 자기만 더 괴로워질 뿐이겠죠. 하지만 나 자신의 마음이라면,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분명하게 들여다보일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나 자신의 마음과 솔직하게 타협하는 것 아닐까요? 진정으로 타인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나 자신을 깊숙이 정면으로 응시하는 수밖에 없어요.
-드라이브 마이 카

초여름 바람을 받아 버드나무 가지가 부드럽기 흔들렸다. 기노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작고 어두운 방 한 칸에서 누군가의 따스한 손이 그의 손을 향해 다가와 포개지려 했다. 기노는 눈을 꼭 감은 채 그 살갗의 온기를 생각하고 부드럽고 도도록한 살집을 생각했다.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꽤 오랫동안 그에게서 멀어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 나는 상처받았다. 그것도 몹시 깊이. 기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어둡고 조용한 방안에서. 그동안에도 비는 끊임없이, 싸늘하게 세상을 적셨다.
- 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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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나의 독서 계획 1. 읽은 책은 한 줄이라도 감상을 남긴다. 2. 구입한 책은 반드시 읽는다. 3. 다시 읽지 않을 책은 과감히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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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까지도 지루하게 읽었는데 왜 이 책이 그토록 많은 찬사를 받고 작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는지 마지막에 깨달았다. 역시 책은 끝까지 읽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나보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소설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평이 아깝지 않다. 이데올로기 전쟁 속에서 결국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같은 양 진영이라니... 뭔가 지금의 상황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씁쓸하다.
팅커, 테일러....에서 본 스마일리나 길럼이 반갑고 마지막에 주체적 선택을 한 주인공 리머스가 멋지고 안타깝다. 인간이 그 자체로서 존중받는다는 것은 단지 평화로운 이상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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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했지만 깊이나 번역이 아쉽기 그지없다. 드리마에서 미처 설명되지 못한 부분이나 번외의 내용, 촬영 에피소드 등을 기대한 것이 실망을 크게 한 원인일까? DVD 전편을 구매했지만 워낙 드문 드문 시리즈가 이어지는지라 책으로 목마름을 달래보고자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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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주로 어둡고 마음 아프고 분노를 일으키는 사건들이었다. 내년엔 부디 함께 웃고 함께 나누는 소식들로 하루 하루가 채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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