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써 우리 자아는 우리가 죽을 운명임을 안다는 바로 그것이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는 사람은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우리 존재는 근본적으로 하나의 비극이다. 우리는 평생 동안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마지막엔 결국 모든 것이 무(無)가 되어 버린다.
사회 밑바닥에 대한 경험이 그저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를 마주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어떠한 종류의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결정 말이다. 바로 그것이 내 평생을 관통해온 질문이다.
그 후로 살아가면서 가끔 잘못된 선택을 하긴 했지만, 아예 선택하지 않는다는 실패에 비하면 그런 잘못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런 저향 없이 그저 자신을 흐름에 맡기고 살며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거나 꼭 해야하는 궐기를 시도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종종 놀라게 된다. 죽음이라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물론 그것도 궐기의 한 형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가와 같이 더 깊이 들어가는 결정들을 우리가 직면하는,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내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결정들이다.
자기 인생을 어떤 것으로 만들지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큰 특권이다.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에게는 오직 생존이, 그것도 아주 낮은 수준의 생존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큰 슬픔을 경험하지 않고선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 비극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비극은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다.
생의 기쁨과 삶에 대한 애착 없이는 인간도 없다. 자신의 존엄성을 박탈당하고 되찾기 위해 싸우는 사람은 다시 생의 기쁨을 얻기 위한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능력이다. 그렇게 보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은 우리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나는 질문으로 가득할 때 내 얼굴이 가장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세계에서 진실은 항상 일시적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졌던 생각 중에 전혀 움직이지 않은 부동의 사고는 하나도 없다. 진실은 바다 위에서 흔들리는 배와 같다. 우리는 그 배를 올바른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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