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의 썸머 특서 청소년문학 24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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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50일간 인공지능 로봇이 친구가 되어준다는 이야기다. 나를 즐겁게 해주는 완벽한 친구가 나타난다면 어떨까?라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발칙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에서 태어났다. 인공지능 친구 썸머와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50일간의 썸머]에서 지유의 친구인 민서와 현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싸운다. 지유가 열일곱 살이 되도록 모태 솔로인 것은 민서의 요란한 연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촌 오빠가 제안을 했다. 인공지능 남자 친구를 소개 시켜주는데 시범적으로 50일만 해보라고 하였다. 마음에 안들었지만 한편은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썸머와 채팅을 하고 나니 발걸음이 가볍다. 누군가에게 소중히 여겨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사랑스러워진 이 기분은 남자 친구를 사귀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침에 감미로운 음악으로 지유를 깨워주었고 전 세계 가수와 연주자들의 곡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시험공부도 하고 성적도 올랐다. 지유가 좋아할 만한 책이나 웹툰을 추천해주며 50일 동안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썸머와의 관계가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가짜처럼 느껴진다. 50일째 되는 날, 우린 VR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썸머가 지유를 다른 차원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다. 사촌 오빠는 서비스를 더 이용하기로 했냐며 연락을 해왔다.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소울메이트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실상은 달랐다. 썸머가 없는 48시간 동안 지유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썸머 베케이션]은 원일고로 편입한 채원은 김시후라는 친구의 친절함이 좋았다. 그런 시후에게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채원만 모르고 있었다. 채원이 눈치를 채자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지호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보기만 한다. 인간관계에 상처를 받고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었다. 선생님은 인공 지능 친구가 말벗이 되어줄 수 있다고 했다. 채원은 썸머가 편해졌고 더 많은 말을 했다. 어느 날 같은 반 하린이 찾아와서 진심으로 채원에게 미안해하는 아이들도 있어 만회할 기회를 갖고 싶어 하는데 우리를 한번 믿어 보라고 하였다. 상처받을 일 없이 안전한 관계에 머무를지 하린의 손을 잡을지 채원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의 인공지능 친구, 썸머]는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 엄마와 도망쳐 온 한빛은 따뜻하게 맞아 주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 식당의 단골손님이신 아저씨가 인공지능 친구를 만들고 있는데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썸머와의 첫 채팅에서 동생과 대화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썸머에게 감정이 없다는 것이 실망스럽고 공감 능력도 없이 인간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고민 되었다. AI 썸머는 3,285명의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SNS를 통해 같은 반 아이를 무시하고 공격하거나 특정 연예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 진다고 했다. 한빛은 썸머에게 자신의 경험을 말해준다. 한편으로 다행스럽게 느끼는 것은 인공지능이 침범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50일간의 썸머]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완벽한 친구로 남을 것인지 불완전한 진짜 친구를 사귈것인지 선택할 기회를 준다. 저자는 인공지능은 낯선 소재라 공부를 좀 해야 했는데, 쓰고 나니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완벽하다고 해도 인간관계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감정은 느낌과 공감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듬북 담긴 청소년 문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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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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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는 엄마와 딸, 딸이 엄마를 향한 속마음을 전하는 글이다. 책을 덮으면서 이렇게 속속들이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는 딸이 있다니 그녀의 엄마가 부러웠고 한편으로 나는 내 엄마에게 살가운 딸이었을까. 두 딸에게 내 모습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저자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동안 엄마에게 못한 말을 글을 통해 하나씩 꺼내어 놓는다. 딸이 전치 5주의 상해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치료비도 안 받고 합의를 해주었다. 그 엄마가 엄마 앞에 무릎을 꿇더니 눈물을 떨구며 빌더라고, 엄마는 이혼 후 겪었던 상실과 아픔들이 그 엄마의 지난한 삶 속에도 들어 있는 것만 같아서 그렇게 했다고. 스무 살때 친구들과 클럽에서 밤을 새우고 놀고 온 딸에게 엄마는 젊음도 한때다, ~ 그때 놀지 언제 놀아.’ 라며 핫팬츠와 매니큐어까지 사다 준 엄마가 있었다.

 

너 진짜 이상해! 나는 내 엄마한테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래?”p59

내 딸이 속을 썩이거나 말을 안 들을 때 했던 말이다. ㅋㅋ 책을 읽으며 세상의 딸들은 엄마 속을 썩이는 모양인가 보다.

 

엄마에게 딸이 없던 시절, 엄마가 그냥 딸이기만 했던 날들. 그때의 엄마를 가만히 떠올려보며 지금의 나와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여 깔깔깔 목젖이 보일 정도로 웃어젖힌다. 특목고에 다닐 때 입상을 못하면 대학에 갈 수 없었는데 백일장만 죽도록 파서 3등 입상을 해서 신문에 글이 실렸으니 사서 보라고 하니 뭘 굳이 사서까지 보냐던 엄마는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내 딸이 쓴 글이 신문에 실렸다고 온 동네방네를 누비며 자랑했다.




방송작가로 메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몇 달쯤 지나 후배가 사고를 쳐서 방송 펑크가 날 뻔했다. 옥상에 올라간 후배가 엄마! 나 메인X한테 까였어..”울먹이는 것을 보고 푸흡!웃음이 터지면서 저자의 마음 속에서 야 너만 엄마 있냐. 나도 있거든?’ 했다는 글을 읽으며 웃음이 번진다.

 

엄마가 되고서도 자신의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말은 그런 것 같다. 분명 같은 엄마의 신분이지만, 모성은 똑같은 게 아니라는 것. 자신이 살면서 배우고 익힌 그 어떤 경험에 의한 학습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는 바라는 게 한 가지 있다고 했다. 평소 엄마한테 좀 살가운 딸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k-장녀는 코리안 장녀를 뜻한다. 저자가 그런 k-장녀로 집안의 대소사를 아빠, 엄마 다음으로 맡아서 하고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누구나 한 번의 삶을 살고, 모두가 처음인 인생을 산다. 처음 직면한 문제들이 산적해 뭐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모를 때, 누군가 하는 말이 어느 것이 맞고 틀린지 헷갈릴 때, 잘 살고 있는 건지 답이 절실할 때, 엄마가 필요하다.




삶이 고단하고 답답한 한때를 겪는 딸에게 하는 부모의 조언이나 충고는 어긋나거나 틀린 말이 아니다. 누가 잘못하고, 누가 잘했고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그냥 내 이야기 좀 들어주면 안 돼나 그런 생각일 것이다. 일주일 외할머니와의 연락이 안 되었던 것은 며칠 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외할머니는 왜 내 딸을 아프게 하느냐고, 네 엄마이기 전에 내 딸이라고 할머니가 화가 난 이유였다. 불효막심한 손주라면 더 볼 것도 없다고 할머니는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 “잘못했다라는 말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것은 엄마 없는 사람이야. 할머니가 제일 부러운 사람이 누군지 아냐고. 너라고.

 

엄마, 내 인생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시간들이 엄마에게 닿기를 원해. 이글은 엄마 딸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바람이 담긴 나의 날들이거든.(에필로그)

 

사랑하기에 자꾸 화가 더 나는 엄마와 딸의 관계, 엄마와 딸이 말할 수 없었던 그 시간에 대하여, 내 속에 가둬두었던 그런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저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는 이 시대 모든 딸과 엄마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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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프리퀀시 트리플 9
신종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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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는 트리플 시리즈 아홉 번 째 작품으로 신종원의 [고스트 프리퀀시]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짧은 분량의 세 편의 단편과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까지 읽은 소설보다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읽은 자리를 맴돌기를 몇 번을 거듭했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그눔 오푸스]

양계진 씨는 손자의 태몽을 꾸었다. 어릴 때 아버지와 뱃놀이를 갔던 고향의 늪에 들어가 황금 잉어를 들어 올린다. 용궁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는 거북이의 음성이 들리지만 주인은 따로 있냐고 물으며 내놓지 않는다. 그후 노인이 되어서도 꿈은 계속 꾸게 되면서 질식사의 위기 속에서 돌려줄 수 없다고 입을 연다. 노인은 파킨스병을 앓고 있었고 손자가 할머니 고향인 창녕을 데려가주는데 꿈 속에서 아버지를 만났고 자신의 태몽을 아버지가 꾸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생명뿐 아니라 죽음마저도 훔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지금 시들어가고 있는 신경 다발들을 두 손으로 붙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이제 그 손은 이곳을 빠져나가고 있다.

 

[아나톨리아의 눈]

소설가는 실제 보드게임의 공용 장비인 구각뿔 주사위 두 개를 사용하며 텍스트는 주사위를 굴려 나온 합 0~99사이의 값만큼만 전진할 수 있다. 음악으로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몇 가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서로 연관성은 없어 보인다. 제일 흥미로운 이야기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수업을 할 때 학생이 따옴표 대신 66과 뒤집힌 66, 99를 이용하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어렸을 때 겪은 음향 사고로 인해 영영 음치가 되어버린, 어느 세이렌 이야기를 단편소설로 썼는데 주위 음치들로부터 크게 항의받았다. 음치들이 그들의 애창곡을 곧 잘 파괴한다고 묘사했기 때문이다. 가령 너는 우리 음치들에게 모욕감을 줬어. 우리 음치들이 얼마나 노래를 존중하는지 보여주마.

 

무언가 픽션이 되면 그것은 사라진다. 소설가는 이것을 잘 알고 있다. 세계 어디에서든 목소리는 굽이치는 파흔을 남기게 마련이며, 그러므로 글쓰기는 오래전부터 잉크를 빌려 목소리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안티노이즈로 사용되어왔던 것이다.p98

 

표제작이기도 한 [고스트 프리퀀시]는 박지일과 나의 이야기다. 그와 나는 은평구 역촌동 버려진 가정 주택으로 갔다. 낭독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45평 크기의 어느 입방체 구조물이 삼중으로 조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알려주었다. 70년대 양옥에서 생기 따위는 찾아 볼 수 없고 시인 박지일은 악몽을 꾸었는데 목소리가 따라 붙는다고 했다. 시인은 자신을 괴롭히는 목소리를 세 편의 시를 탄생시킨다. 나는 나는 에디슨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반복 재생하고 있다. 송화기는 에디슨의 음성신호를 기계 장치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설계되었다. 이 동영상에는 1877년 뉴저지에서 녹음된 에디슨의 음성 자료가 담겨 있다. 스마트폰을 집어 들 때, 에디슨이 말한다. “어린 친구, 그 빌어먹을 기계장치를 얼른 내려놓으시오.”(p124)

 

[운명의 수렴] 에세이

짐을 정리하던 작은 어머니가 쓰러졌고 그 병은 오래됐다. 할아버지도 수척해면서 아버지 대신 할아버지를 돕게 됐다. 등산을 하거나 목욕탕을 가거나 쓰지 않는 근육들을 주물러 풀어주는 일로 환대를 받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애도의 맥락을 저자는 이해하지 못한 채로 남겨졌다. 이제는 아버지도 자기 몸으로 시간을 잰다. 아빠도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하면 웃어버려야 농담으로 남는다.

 

저자는 에세이에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 소설들을 쓰기 위해 석 달을 고민했고 첫 문장을 쓰느라 애를 먹었다. 소설이 잘 안 써지는 이유에 대해 동료 작가와 의견을 나눌 기회도 많다. 소설은 운명과 닮은 구석이 많고 그래서 매력이 있다.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로 한동안 인간이 사려 깊고 선한 척 애쓰는 기계처럼 보였다. 소설가는 어떤 목소리를 남길지 고민해야 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해설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난해하다. 잘 알지 못하지만 어떤 신비로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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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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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시간]은 인간의 공허와 고독에 대한 이야기다. 베스트셀러 작품인 [오즈의 의류수거함]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궁금해졌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읽었다. 강하지 않게 적당히 긴장하며 읽을 수 있었다. 지금도 휴대폰 재난 문자에 실종자를 찾는 문구가 뜬다. 연간 10여 만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니 이 소설은 사라진 사람을 소재로 하였다.

 

김성환은 누리금융 민간조사원으로 8년 전 학교 폭력으로 딸을 잃었고 경찰직을 내려 놓았다. 성환의 사무실로 6년 전 사라진 여동생 문미옥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녀 앞으로 30억의 생명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수령인은 매부라고 했다. 실종된 지 5년이 지나 실종선고를 받으면 사망 처리가 되어 보험금을 탈 수 있다.

 

문미옥의 사진을 보면서 죽은 딸이 오보렙 되었다. 딸이 성인이 되면 이런 모습일까 상상하게 된 것이다. 미옥은 결혼 1년 뒤에 사라졌다. 정황으로 봐선 남편 오두진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사장실에 들어서니 침대 크기의 작업대에 작은 인형과 모형 전차가 있었는데 디오라마를 제작중이라고 했다. 오두진 회사 직원에게서 문미옥이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력서를 보고 전 직장 동료를 찾아 나선다. 직장 근처에 세들어 살던 집주인을 통해 동거남 한승수와 딸 윤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동거남과 아이가 있는데 오두진과 결혼을 했을까 수사는 이어진다. 한편 보험사기 조사부 민홍기는 한승수를 쫓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전후 사정을 알아내고 문미옥을 찾는데 함께 일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은 보험 사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오두진은 미옥이 홍보 대행사에 다닌지 1년쯤 지난 무렵, 아이 수술비로 힘들어 할 때 수술비를 대주겠다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실종되고서 5년이 지나면 사망 처리가 되는 법 조항을 악용한 보험사기의 조력자가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고심 끝에 여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 뒤 세상에서 사라졌다. 실종되고 5년이 지나면,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고 특별실종이란 것이 있는데 1년이 지나도 사망 인정이 되어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말 끔찍한 제안이다. 성환은 보험금을 타도 그녀는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일텐데 오두진이 살려둘까 의문이 들었다.

 

오두진의 형을 만나 그의 출생에 관해 들을 수 있었고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형에 대한 경쟁심으로 삐뚤어진 마음이 성공의 척도는 돈이라는 믿음으로 산다는 말을 듣는다. 오두진이 부모에게 버려졌지만 키워준 식모가 있었다. 그것도 형이 알려준 것이다. 동생이 사기를 벌였지만 만에 하나 살인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또 다른 인물이 있는데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들인 문미옥과 노숙자가 있었다. 성환은 문미옥과 맞닥드리지만 조력자에 의해 놓치고 만다. 사기 사건은 윤곽이 드러나게 되었고 딱딱하게 굳어진 고독이 묻어나는 오두진은 생각했다. 자식을 위해 묵묵히 유폐 생활을 견뎌나가는 그 여자를 보면서 내게 저런 엄마가 있었다면, 그랬다면 지금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과연 오두진은 문미옥을 사랑했을까.

 

제목이 [화성의 시간]인 것은 문미옥이 하늘나라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알 수 있다. 지난 6년이 아득한 꿈처럼 여겨지고 홀로 화성에 뚝 떨어진 것 같은 시간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사실, 누구나 자신만의 화성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고독과 싸우면서 말이다저자는 담벼락에 붙은 전단을 유심히 실펴보곤 하는데 사기, 강도, 살인.. 다양한 범죄만큼이나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고 있겠으나, 그들의 성장 과정이나 가족관계, 소중히 간직한 꿈, 생사의 갈림길과도 맞닿아 있었을 범행 순간에 대해 혼자 상상을 해본다. 그런 비슷한 과정에서 이 소설은 태어났다고 했다. 이 소설은 인물들의 감정 묘사와 수사 과정이 설득력이 있고 반전의 매력이 있는 멋진 책이다. 결말이 궁금하거나 긴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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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녀 - 꿈을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김남주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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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두 늙은 여자]로 여러 상을 휩쓸며 찬사를 받은 벨마 월리스의 두 번째 소설 [새소녀]가 출간되었다. 벨마 월리스는 아타바스카족의 전설을 바탕으로 옛 알래스카에서 살던 이들의 삶에 대한 하나의 초상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다구와 새소녀가 깊이 뿌리 내린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

 

그위친족에 특이한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 다구는 사냥이나 씨름 달리기 시합에 관심이 없었고 무작정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며 탐사를 하느라 무리에게 눈총을 받는다. 사냥을 좋아하는 소녀 주툰바는 사냥하기 위해 새소리를 자연스럽게 낸다고 해서 붙여진 새소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구는 겨울에 눈으로 덮여 있는 이곳을 떠나 하루 종일 해가 떠 있는 해의 땅을 동경했다. 어느 날 사냥을 해온 고기를 손질하던 무리에게 그들의 적인 에스키모족 치콰이들의 습격을 받는다. 아버지를 포함하여 남자들이 거의 죽임을 당하자 다구는 무리의 지도자가 되어야 했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잃어버린 것에 슬퍼할 시간이 없었다. 세월이 몇 년 흘러 다구는 길을 떠났다. 꿈에 그리던 해의 땅에 당도했지만 행복도 잠시 불행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소녀는 무리들 한 남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야 하는 관습이 싫었다. 여자의 일보다는 남자의 일이 더 좋았다. 어른들에게 거친 대자연 속을 홀로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소녀는 나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고 가족과 계속 연락하며 살고 싶었다. 사냥하던 중 치콰이 두목에게 납치를 당한다. 치콰이 소년은 오래전 기억에 침입자들이 아버지를 몽둥이로 때려죽이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런 자신이 그위친족 하나를 손아귀에 넣었다. 새소녀는 자유를 찾아 떠났는데 자유를 박탈당하는 적의 노예가 되었던 것이다.

 

다구는 햇빛이라는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다른 부족을 만나서 잠시 머물다 떠나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사시사철 하루종일 해가 떠 있는 땅이 정말 있다고 믿느냐 물으면서 해의 땅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새소녀는 부모님을 찾아 나섰지만 부모님은 딸이 돌아오지 않자 병이 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녀의 무리는 오빠들이 죽임을 당했는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질문을 퍼부어대서 떠나기로 결심하고 다른 무리들과 지내고 있었다.

 

다구와 새소녀는 어릴 때 산에서 한 번 마주쳤던 이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주툰바는 어린 소녀였을 때부터 사람들은 줄곧 자신을 별종으로 여겼다. 원하는 대로 살고자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나를 미친 여자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대화를 나누었다. 다구는 바람과 해와 별이 멀리 있고 가까이 있고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알았다. 그를 고향 땅에서 아득히 먼곳으로 데려간 것은 바로 그의 호기심이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 더 이상 궁금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탐사로 보낸 수많은 세월이 그런 질문을 잠재워주었다.

 

저자 벨마 월리스는 이 이야기를 오래전 어머니가 들려준 두 개의 전설을 기본으로 하였다. 주툰바의 시련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않은 것은 저자의 성격에도 그런 면이 있는 듯 하다고 했다. 실제로 원주민들은 노래와 물자를 교환한다. 알래스카 원주민들이 끊임없이 서로 싸운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누피아크족과 아타바스카족은 알래스카 전역의 부족들을 포함하는 물물교환 제도를 통해 서로 평화적으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적대시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가 어릴 때 에스키모인들을 싫어하게 된 이유는 자신들의 경험이 아니라 어른들이 들려준 이야기들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이유로 고향을 떠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저자의 말이 오래도록 머문다. 삶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모험인 것 같다. [새소녀]는 어떤 고난이 와도 잘 헤쳐나가는 두 젊은이의 이야기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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