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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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미국 소시민들의 삶과 역사, 인종 차별 문제 종교까지 편견과 차별이 난무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아프리카계 흑인 아버지와 유대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포츠타운에 치킨힐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세워 위대한 미국 속에 갇힌 살인 미스터리의 매력적인 서사를 보여준다.

 

1972년 펜실베이니아주 포츠타운의 우물안에서 해골이 발견되었다. 벨트 버클 하나와 펜던트, 오래된 실뭉치와 함께였다. 이곳에 남은 유일한 노인을 찾아갔는데 허리케인이 불어 닥쳐 집들이 쓸려 갔고 노인도 사라졌다.

 

47년 전, 포츠타운의 작은 마을 치킨힐에 미국인 초나는 유대인을 위한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남편 모셰는 유대인 극장을 두 개나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유대인 예바당인 회당을 세웠다. 초나는 소아마비였는데 학교를 다닐때도 혼자 걸어다니는 것을 원했다. 초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하늘과 땅 식료품점을 딸에게 팔았고 자신은 레딩에 더 큰 사원을 운영하기 위해 이사를 했다.

 

유대인들이 치킨힐을 떠나고 있으니 이곳을 팔고 이사를 가자고 해도 초나는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KKK이라 불리는 쿠 클럭스 클랜의 연례 행진에 반대하는 분노의 편지를 쓰기도 했다. 행진자는 걸음걸이만 봐도 알 수 있는 마을의 실세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내과 의사, 로버츠 박사의 것이었다. 행진을 할때는 유대인 가게를 닫으라고 하는데서 불만이 생긴 것이다. 결혼 12년째가 되던 해 초나는 심한 기침과 통증으로 병은 깊어갔다. 닥터 로버츠에게는 치료를 거부했다.

 

초나의 가게 일을 도와주는 네이트와 애디 부부의 조카 도도를 맡아 달라고 하였다. 도도는 스토브 폭발로 귀와 눈을 다쳤는데 눈은 회복이 되었지만 귀가 멀어지게 되었다. 자녀가 없는 초나 부부에게 잠시 맡아달라고 했다. 주정부에서는 장애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내야 된다고 했다. 말이 학교지 펜허스트 안에 있는 정신병원이었다.

 

어느 날, 실신한 초나를 닥이 성추행을 목격한 도도가 막아서다가 붙잡혀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었다. 패티와 버니스 등 치킨힐에 유대인들과 이웃 마을에 사람들까지 도도를 구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바깥의 사람들은 도도를 느리고 저능한 흑인 소년이라고 했다. 정신 이상자와 지적 장애인을 위한 시설인 펜허스트 주립 병원에서 엄청난 고통과 충격을 주었다.

 

초나가 많이 아프면서 모셰의 극장 운영도 힘들어지고 있었다. 모셰의 극장이 한창일 때 찾아온 말라기라는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 초나는 백인들을 증오하는 마음을 그나마 누구러뜨려 준 사람이었다. 사람들에게 늘 외상을 주고 돈을 갚으라고 하는 법이 없었다. 초나는 결혼한 뒤 백인의 삶을 돌아갔고 버니스는 아이들을 낳고 하느님께 귀의했다. 도도를 숨겨주기 위해 아버지 집을 열었다. 초나가 죽었을 때 유대인들은 가족처럼 많이 슬퍼하였다.

 

C-1 병동에서 도도는 몽키팬츠라는 소년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자신은 들을 수가 없으니 몽키는 몸으로 의사 표현을 했다. 자칭 사람의 아들이라고 하는 악마는 사람들을 괴롭혔다. 네이트는 무게가 다르면 저울을 바꿔야 한다고 하느님은 잘못을 전부 다 알고 계신다고말했다. 도도를 구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거라는 뜻이다. 네이트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미기는 사슬에 묶인 마당의 개도 펜허스트의 불쌍한 사람들보다는 나을 거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도도를 무사히 구할 수 있을까.

 

이삭과 모셰는 여럿의 다른 유대인 극장 주인들과 함께 펜실베이니아 산맥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캠프를 세웠다고 했다. ‘캠프 초나라는 이름의 캠프는 오래오래 유대인들의 손에 의해 유지되었다고 한다. [하늘과 땅 식료품점]에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책은 두 번 읽어봐야 많은 인물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각자의 이름과 자세한 설명이 특징인 것 같다. 그들의 숨은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기게 하는 소설의 매력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선한 의지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영향력을 갖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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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고명환 지음 / 라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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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묻지 말고 고전에 물어라 고전을 읽게 만드는 책이다 고명환님의 신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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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연두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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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르다는 이유로 미안해할 필요 없는 따뜻한 세상을 향한 이야기

 

채아는 오빠가 자폐장애로 사고로 죽고 잘 대해주지 못한 자책과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절친 우빈에게 짝사랑하는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SNS에 그 아이 그림을 그려서 올리기도 했다. 채아의 반에 전학 온 연두였다. 연두는 오빠처럼 자폐장애가 있어 특수 학급에서 수업을 받는다.

 

누구도 선뜻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어줄 수 없는 아이가 연두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착한 행동에는 배려양보의 의미보다 동정연민의 의미가 더 많이 담긴다. 연두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면, 우빈은 어떤 마음이 들까? 그것은 착한 마음일까, 아니면 정말 첫사랑의 마음일까?

 

채아와 주희는 친한 친구 사이였다. 자신의 죽은 오빠를 두고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말을 뱉어 놓고도 끝내 사과하지 않는 주희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주희도 우빈이 연두에게 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연두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친한 척 접근하여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린다. 우빈을 좋아하는 주희는 연두를 찐따라고 한다. 채아는 찐따는 너고, 연두는 장애가 있는 거라고 말한다. 우빈은 주희의 SNS를 열어보았고 할 말을 잃었다. 주희가 친구라고 말한 그 아이가 모두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었다.

 

우빈은 매일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귀가하는 연두를 지켜본다. 연두 엄마는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채아 엄마도 오빠랑 다닐 때 늘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교내 폭력 사건으로 학교에 불려 온 가해자의 엄마는 오히려 큰소리를 뻥뻥 쳐대는데 세상이다. 얼굴에 철판을 깐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왜 장애인의 부모는 이유도 없이 미안해야 하는 걸까?

 

장애 아이나 그 가족들을 대할 때 측은지심 보다는 똑같이만 대해주면 됀다고 했다. 연두가 시끄러운 걸 못 참으면 그냥 좀 조용히 해주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주희 같은 사람들이 많다. 다르면 차별하고, 낮으면 짓밟고, 없으면 더 빼앗으려고 하고. 그런데 그 사람들 전부를 다 미워할 수는 없더라. 다른 사람, 낮은 사람, 없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채아는 고개를 들어 연두가 좋아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머리 위, 어느 새 벚나무에 초록 잎사귀가 무성하게 돋아 있었다. 소설 속 연두의 미운 오리 새끼가 꼭 백조가 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연둣빛 새싹은 그대로도 충분히 예쁘다.

 

채아는 세상의 모든 연두를 응원하기로 한다. 저 하늘 위의 오빠를

작고 여린, 세상의 모든 연두를.

저 하늘 위의 오빠를.

 

저자는 내 안의 숨은 차별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글을 쓰는데 망설였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다 조금씩 다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조화를 이룬 우리가 되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연두를 향한 시선이 조금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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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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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의 추천하는 책 중에는 베스트셀러나 고전도 있지만 모르는 작가도 있었다. 저자는 정말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싶은 책들에 대해 책으로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모두 저자의 주관에 의해서라고 밝힌다.

 

책이 많이 팔리지 않는 시대이고 책을 읽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 것은 책 외에 눈을 돌릴 곳이 많은 시대라고 한다. 51권만 추천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책이란 당연히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어 있다. 한 가지 자신 할 수 있는 건 적어도 추천한 책을 읽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저자의 자신감이 너무 좋고 다음에 읽을 책을 노트에 적어두기도 했다.

 

[일기]는 친부모와 더 이상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는 황정은에게 그래도 가족인데라고 던진 말을 듣고 그래요. 그게 무슨 말인지 나도 압니다라고 대답한 구절 때문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다독여 주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했다.

 

단편 소설 중 뒷맛이 가장 개운하고 감동적이었던 작품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이라는 책이다. 빵집 주인으로 사는 외로움에 대하여, 중년 이후 찾아오는 자신에 대한 의심과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장과 아이를 잃은 부모의 이야기는 밤새 계속된다. 이 책에 부작용이 하나 있는데 소설을 읽고 나면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따뜻한 빵이 먹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문학동네 나온 대성당에 수록되어 있다.

 

정지아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은 일단 너무나 웃긴다. 백 피디를 데려와 술을 마신적이 있는데 그가 대학을 다니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자 그걸 농담의 소재로 사용했던 것이다. 동네 입구에 입간판이 세워졌다.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 소설은 문학박사라는 게 밝혀진 정지아 작가가 서울서 인터뷰를 하러 내려오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잘 가꾸어진텃밭을 보여주기 위해 마을 할머니를 매수하는 이야기다.

 

[백년의 고독]왜 백년의 고독일까 오랜 식민지 생활을 했던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는 독립을 이룬 이후에도 서구 열강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었고 아무도 그들의 목소리엔 귀 기울이지 않았던 고독의 시간을 보냈다. 헷갈리는 등장인물의 이름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 소설을 읽어보자.

 

페이스북 친구인 서평가 김미옥 선생이 나는 왜 여태 이 작가를 몰랐는지라고 한탄을 했는데 저자도 마찬가지다. 제목이 좋다. 한강 [소녀이 온다]는 두 번 읽어보았다. 현대사의 비극인 광주항쟁을 그린 이 소설은 19805월 광주를 그렸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와우 이 책은 내 책장에도 꽂혀 있는데 읽다가 말았는데 완독을 시도해봐야겠다. 저자는 책을 두 번 사서 두 권이 된 책인데 제목이 너무 딱딱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으나 막상 읽기 시작하자 정말 재미있었다고 한다. 앤드루 포터는 작가가 되려고 하루 여섯 시간씩 글을 썼다고 한다.

 

진민영의 [내향인입니다]라는 작은 에세이는 혼자 지내는 기쁨에 대한 책이다. 자신이 내향적 인간임을 당당하게 밝힌다. 그녀는 자기만의 시간은 외향과 내향 상관없이 삶을 살아가는 데 어느 정도 필요한 삶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책에 있는 글 중 혼자인 시간이 참 좋다라는 문장을 읽어보면 진민영이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의 대부분은 홀로 보낸 시간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평론이나 리뷰가 아니라 저자가 읽어서 좋았던 책들을 소개한 것이다. 당신이 책을 읽고 싶어졌는데 뭘 읽어야 할지 막연하거나 애매할 때,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읽고 싶은 책부터 읽으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지 않는다면 세상에 없는 책이나 마찬가지니까 지금 한 권의 책을 뽑아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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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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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관계와 사랑, 상처와 죽음, 편견과 불평등, 배움과 아이들 등 다양한 범주의 주제를 종횡무진하지만 이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해방이다. 저자는 질문을 던져준 독자, 동료, 친구에게 보내는 늦은 답장이라고 한다. 지식 축적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실천적 관점에서 깊이 읽기를 시도한다고 했다.

 

노동자가 연장을 내려놓고 펜을 잡는 시간 밤은, 사유가 시작되는 시간, 존재를 회복하는 시간, 다른 내가 되는 변모의 시간이다. 이러한 뜻을 모아 해방의 밤을 제목을 정했다.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못하고 있을 때, 리베카 솔닛이 쓴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을 만났다. 솔닛은 자신의 이야기를 여성이 겪는 집단적 경험의 맥락 속에서 서술한다. 30대를 지나고 나니 인연의 지형에 서서히 변화가 생겼다. 40대는 책 쓰는 일과 글쓰기 수업이나 책 만드는 일로 만나는 이들과 자연스레 친구가 되기도 한다.

 

관계와 사랑에서 일이 바빠 가까이 지내던 친구와 연락이 잘 안되다 보니 작은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저자는 유명인이라서가 아니라 생활인이라 날마다 하던 걸 하기에도 급급해서라고 했다. 나이를 먹다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다. 책을 내기 위해 편집자와 주고받은 편지는 무려 100통이었다. 그의 장례식에서 돌아와 메일함을 열어보고 왜 책 얘기만 했는지 자책감이 들었다.

 

글쓰기 수업에서 일상 글감으로 성폭력 사례가 자주 나온다. 글에 등장한 가해자는 괴물, 짐승, 악마가 아니라 거의 친족, 상사, 선배, 이웃이었다. 함께한 수업에는 자신을 양성애자로 정체화한 한 학인도 있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성소수자가 자기 딸이라면 혼란과 충격이 크겠다. 이들과 섞어 살면서 배운다. 사랑도, 용기도, 글쓰기도.

 

인간관계는 공손이 기본이다. 그런데 부모라는 이유로 자식한테 막 해도 된다고 여기는 지극히 폭력적인 양육 관습을 나도 모르게 체화하고 있었다. 자식에게 매를 드는 물리적 체벌만 폭력이 아니라, 빈정거림이나 비하 발언도 언어폭력, 방문을 쾅 닫거나 설거지를 할 때 탕탕거리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건 정서폭력, 나중에 두고 보자는 말은 예고폭력이라고 한다.

 

노동자가 쓴 노동자 이야기, 여성 노동자의 배움과 저항이 깃든 영화를 보고 오래도록 울림을 남겼다. [전태일 평전]을 열 번도 넘게 읽었는데 책에서 평화시장 시다로 뭉뚱그려진 여공들, 청소녀 노동자들, 조연처럼 언급된 그들의 존재를 개인으로 상상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면서부터 엄마들 모임에 합류하게 됐다. 육아 정보와 양육의 고충을 나누니 좋았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대화 내용이 달라졌다. 사교육과 입시 대책으로 직진만 있는 욕망의 진도가 버거웠고, 엄마들을 만나고 오면 나만 잘못 살고 있는 건가, 속이 시끄러웠다. 약도 없는 원인 모를 두통 같은 불안은 책읽기나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며 사라졌다고 한다.

 

저자는 책을 내고부터 도서관 대출인이 아니라 강연자가 되어 도서관에 출입한다. 열람실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을 흘끔거리며 저기가 내 자리인데, 생각하지만 강당의 맨 앞 한가운데로 인도된다.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당면한 글 한편을 무사히 잘 쓰는 일이라고 그것만이 계획이고 목표였다.

 

[해방의 밤]은 책과 사람에 대한 오래된 믿음에서 비롯됐다. 한 사람이 읽은 책을 알려주지만 독후감은 아니라 어떤 구체적인 사람을 불러오는 책의 이야기다. 저자는 나를 살린 책들이라면 남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월든]에서 빠른 여행자란 자기 발로 가는 사람이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 나를 살린 책들이라면 남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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