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고래 싸움 일공일삼 82
정연철 지음, 윤예지 그림 / 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무조건 순진하고 순수하다는 착각,  착한 사람이 이기는 뻔한 결말, 뭐든지 아름답게 마무리 해버리는 듯한 억지스러움.

동화를 읽으면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어요. 선생님 머리 꼭대기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 아이 교육은 뒷전이고 성질대로 막 대하는 교사, 욕심만 가득한 무식한 엄마 아빠들, 이런 내용이 나오는 동화는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현실은 현실이잖아요.

 

솔직 담백한 동화 네 편이 실려 있어요. 아이들이라고 다 엄마 말도 잘 듣고 이쁘기만 할 거라는 환상과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예전에 나온 수많은 동화에서는 착하고 이쁘고 마음이 고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지요. <생중계 고래 싸움>에 나오는 아이들은 정말 솔직해요. 친구와 티격태격 싸우는 아이들과 제멋대로 선생님, 억지스러운 부모들이 모두 등장해요. 특히 선생님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학교에서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옷구경을 하는 얼음공주 선생님. 아이들에게 무뚝뚝하게 대하고 매사 일처리 하듯 아이들과 상대하지요. 무슨 일이 생겨도 시큰둥....그리고 잘못하는 아이가 누군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나무라기만 할 줄 아는 답답한 선생님도 나와요. 왕따라 얼마나 무서운 줄 아냐고 큰소리 치지만 누가 더 잘못했는지 잘못 파악하고 학부모와 맞서지요. 정말 속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아마 현실속 학교에도 그런 선생님들이 많을 거예요. 무슨 마음으로 학교에 나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지..물론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니겠지만이요.

 

여자친구에게 푹 빠져서 이리저리 고민하는 소년의 모습도 기억에 남아요. 이 사이에 낀 고춧가루와 김이 치명적인 방해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미소짓게 되네요. <새빨간 지갑>을 읽고나서 마음이 서늘했어요. 이야기의 마무리가 너무 허무했거든요. 깨끗하게 결론이 마무리 되지 않아서 뭔가 불편했지만....그만큼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글이었어요. 고래와 새우에 비유하면 주변사람들을 묘사했던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네 편의 동화 모두 무조건 미화시키지 않고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엮은 이야기란 느낌이 들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