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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ㅣ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평점 :
두 소녀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예쁘죠. 겉모습은 달라도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그런데 어제까지 꼭 붙어다니면 다정하게 지냈던 친구가 갑자기 오늘 웬수가 되는 일도 생기네요. 친한 친구끼리 싸우는 걸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대부분인데, 릴리와 셈마도 마찬가지였어요. 점심시간에 싸온 샌드위치 사이에 들어간 재료가 다르다는 이유로 둘은 엄청 싸우게 됩니다. 소녀들의 싸움이 학교 전체의 싸움이 되고 ...
요르단의 왕비 라니아 알 압둘라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내용의 그림책을 만들었네요. 만화같은 그림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공중에 날아다니는 샌드위치들조차 너무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였어요. 땅콩잼을 바른 샌드위치와 병아리콩으로 만든 샌드위치! 릴리와 셈마가 점심에 가져온 샌드위치는 전혀 달랐어요. 아빠와 엄마가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준비해 주셨다는 것은 같지만요. 서로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속으로 생각하지요. ' 웩,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아' ' 웩, 토할 것 같아'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다면 아무 일도 안 생겼을 텐데, 그만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아요.




엄마가 아빠가 싸주신 소중한 나의 점심을 그렇게 말하다니...릴리와 셈마는 서로 너무 너무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림도 함께 그리고 줄넘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는데, 둘 사이에는 찬바람이 쎙하고 불어요. 주변 친구들은 한술 더 뜨네요. 편을 갈라 싸우기 시작하고 점심으로 먹던 샌드위치와 푸딩이 식당 위를 날아다녀요. 학교가 엉망이 되었으니 교장선생님이 가만 계실 리가 없지요.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는 다르게 생긴 샌드위치를 바꿔 먹으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경험을 해봤다고 하네요.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림책으로 옮겨 많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TV 를 통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식문화를 접하게 되는데, 가끔은 비위에 안 맞는 음식들도 볼 수 있어요. 특히 포크나 숟가락 없이 식사를 하는 문화는 도무지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아요. 하지만 상대 앞에서 대놓고 비판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나쁠지, 그리고 작은 다툼이 큰 싸움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우선 먹어보고 나면 그동안 갖고 있었던 나쁜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고요, 역시 입맛에 안 맞는다면 상대가 눈치채지 않게 살짝 피하면 되겠지요. 저도 처음에는 동남아 음식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향신료도 많이 쓰고, 익숙하지 않은 향이 진해서 비위에 안 맞았는데, 요즘에는 가끔 먹게 되고 또 생각나기도 해요.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이 싫어하고 비판하면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요? 아마 상대도 똑같을 거예요. 내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한 것이죠.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