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기야, 춤춰라! 동화는 내 친구 61
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 논장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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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스로 자기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아이가 참 이쁘더라구요. 누가 시켜서 겨우 해내는 아이, 열심히 하다가 재미없다고 중간에 포기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그런데 아쉽게도 점점 그런 아이들이 늘어나는 듯해요. 시작은 멋지게 해냈는데, 끝까지 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고는 그게 잘못된 건지도 모른 채 또 다른 걸 시작하려는 아이들..

 

노래기도 처음에는 평범한 존재였어요.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그냥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었지요. 남들보다 발이 엄청 많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정도..그 많은 다리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고, 어떤 형태로 정리되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천 개의 발을 가진 노래기에게 시련이 닥쳤어요. 엄청 많은 다리가 그만..꼬이고 말았답니다. 10개도 아니고 100개도 아닌 1000개의 다리가 꼬였다면..어떡해요!!  한 두 개라면 그냥 풀어버리고 말 텐데, 도저히 수습불가능해 보였답니다.

 

노래기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고,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다리를 풀어보려고 노력해요. 그 과정이 다소 지루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힘든 만큼 얻는 것도 많았어요. 자신의 다리가 1000개라고 당연히 여겨왔는데 알고 보니 300개가 조금 넘는 정도였어요. 그것도 모르고 다리가 많다고  여겼으니..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기가 제일 어려운 것 같지요.  처음에는 그저 엉킨 다리만 풀어보려고 했는데, 점점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에 눈을 뜨게 됩니다. 단순하게 걸을 수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스스로 재주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욱 흥미로워지네요. 자신만의 원리를 찾고, 재주를 찾아가면서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엄청난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저도 그렇고 제 주변의 엄마들도 그렇고...요즘은 엄마들이 아이가 해야할 일을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두면 알아서 잘 할 텐데 엄마 눈에는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그냥 도와줘 버려요. 그게 아이에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도 모르고 당장의 뿌듯함을 위해 엄마들이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뒤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실수도 많고, 어쩌면 아주 오래 걸릴지도 모르죠. 그런데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을 언젠가는 꼭 해내고 말아요. 그걸 믿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노력해야겠어요. 아이가 스스로 느끼고 실수하면서 배우는 게 진정 아이를 위한 것임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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