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 극적이며 매혹적인 바로크의 선구자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12
로돌포 파파 지음, 김효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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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가 꿈꾸었던 세상과 영혼의 색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카라바조의 그림은 매우 음울하고 어두워 보인다. 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그림만 보고 그의 영혼의 불완전한 울림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불안한 시선과 서툰 몸짓, 종교적인 색채, 인간의 깊이있는 내면까지도 화폭에 담아내려 한 흔적이 보인다. 참으로 다양하지만, 한 눈에 알기 어려운, 그래서 난해해 보이는 그림들이었다.

 

그림을 감상하고 나서 맨 뒷장에 나오는 연대표를 읽어보았다. 역사적,예술적 사건과 카라바조의 생애를 연관시켜 표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그의 생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1571년 이탈리아의 카라바조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확실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의 출생과 가족배경에 대한 기록이 정확하지 않아서 추측만으로 짐작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의 그림이 왜 어둡고 음침하고 의미심장한 의미들을 담고 있는지, 그의 생애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고, 싸움에 연루되고, 살인을 저지르고,경찰에 끌려가고 감옥에 갇히고, 가택연금형을 받고,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건 분명하다. 종교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듯하지만, 그의 그림에서 가장 절실하게 풍겨오는 인상은 바로 인간에 대한 것이다. 고통받는 인간, 죽어가는 인간, 고뇌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인간처럼 묵직한 감정을 실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무겁고 이해가 쉽지 않은 그림들을 남겼지만 그는 분명 인간에게 관심이 많았던 화가였을 거라 짐작된다.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을 살펴보면 참으로 다양하고 깊이있는 감정을 모두 담아놓았다는 느낌이 든다. 초기작품들, 전성기, 말년으로 나누어 그의 작품세계와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전성기 때 자주 등장한 ' 천사'와 말년에 그린 그림 속에 자주 보이는 만찬 그림들이 기억에 남는다. 기쁨과 환희를 표현하기 보다는 괴로움과 고뇌를 표현하는데 더 익숙한 듯한 느낌이 드는 화가이다.

 

 

종교적인 분쟁과 정치적인 싸움에 휘말리며 살아온 화가의 그림은 분명 아름다움 만으로는 그 느낌을 표현하기 부족하다. 그 안에는 어둠과 후회와 질투와 폭력과 같은 인간 본능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잡은 감정들이 담겨있다. 그림과 함께 그의 생애와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함께 느껴볼 수 있었다. 그가 남긴 흔적을 돌아보면서 당시 유럽 사회의 분위기와 배경에 대해서, 그리고 빛과 어둠을 모두 사랑했던 화가의 영혼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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