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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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면서 많은 꿈을 품게 되지요. 아무 생각없이 부모님 품 안에서 어리광부리며 살던 시절을 지나, 조금 생각을 하게 되는 아이가 되었을 때부터 끊임없이 꿈이 생기고 또 새로운 꿈으로 바뀌기도 하지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고, 간호사 언니가 될까, TV에 나오는 가수가 될까, 매번 바뀌는 꿈 덕분에 삶이 지루하지 않고 늘 설레였을 거예요. 어른이 되어 일을 하고 엄마가 된 지금,  어릴 적 꿈과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꿈을 꾸며 살고 있어요.

 

모스 아저씨는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나갈 채비를 하는 분이에요.지하철역에서 청소를 하는 분이거든요.오래된 역, 세월의 흔적이 깃들고 여기저기 칠이 벗겨진 채 쓸쓸함을 드러내고 있네요. 조금 어두운 그림들이 지하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주고 있어요. 성실한 모스 아저씨는 비질을 할 때도, 걸레를 빨아 닦을 때도 조심조심 최선을 다합니다.

 

어느 하루..

사람들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한 마디씩 하네요. 도대체 어디에서 나는 냄새일까. 아저씨는 궁금했어요. 멀어져 가는 기차를 멍하니 바라보며 알게 되었어요. 그 냄새는 바로 터널 안에서 나고 있었어요. 집에 와서도 내내 그 냄새만 떠올렸어요. 잠도 오지 않았지요. 드디어 해결책을 찾았어요. 다음날 일터에 나간 아저씨는 물비누로 검은 때를 박박 벗겨 냈어요. 까만 줄 알았던 벽이 알고 보니 파란 색이었네요. 매일 매일 청소를 하던 어느날  땅 위로 통하는 환기구를 발견합니다. 쌓여있는 쓰레기를 치우고 그곳에 흙을 가져다 쌓고, 집에 있는 화분 속 나무를 옮겨 심어요. 그렇게 아저씨의 지하정원이 태어났어요.

 

매일 터널 안을 청소하고 열심히 물을 주었어요. 승강장에 서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어요. 찡그리고, 무뚝뚝해 보이던 얼굴이 잔잔한 미소가 담긴 얼굴로 바뀌었어요.  나무는 무럭무럭 자랐어요. 어둡고 음침해 보이던 그림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네요. 역시 초록이 깃든 그림은  마음을 환하게 해주네요. 지하에 심어놓은 나무가 쑥쑥 자라 어느덧 땅 위로 뻗어 나가고, 그 나무가 크게 자라 그늘을 드리울 즈음, 도시인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어 주네요. 아저씨는 여전히 청소를 하고 지하정원을 돌보며 하루 하루 살아갑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요.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것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이들의 몫이지요. 어릴 적 꿈을 이룬 사람들, 조금 비껴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모스 아저씨는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어요. 어쩌면 힘들고 외로운 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할 일을 찾고, 그 일에 푹 빠져서 살면서,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마음까지 보여주는 모습, 정말 감동적이지 않나요.

 

 

세상을 바꾸는 힘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될 거예요. 어둡고 우울해 보이는 지하철의 풍경을 초록빛 가득한 도심풍경으로 바꾼 사람은 바로 청소부 모스 아저씨예요. 아저씨의 작은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평안과 휴식을 줄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림을 보면서 마치 명화를 감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두운 느낌의 지하, 쓸쓸한 밤거리, 노란 불빛이 가득한 골목, 커다란 나무가 드리워진 도시 한복판, 참으로 다양한 느낌을 전해주는 그림들입니다. 우울해지다가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고, 조금씩 바뀌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있는 멋진 그림이에요.

 
 

 



 

유진이하고 책을 읽고 이런저런 말도 나누어 보고, 또 유진이가 지금 열심히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소중하다는 걸 아이도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유진이의 꿈을  그림에 옮겨 보았어요. 착하고 친절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아이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고,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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