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아득히 먼 곳으로
아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광란가족 일기>, <벌레와 눈알과 테디베어>, <안다카의 괴조학>의 아키라 작품. 앞의 작품들의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라이트 노벨 작가로 분류됩니다. 앞의 작품들은 안 읽어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소녀, 아득히 먼 곳으로> 이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라이트 노벨로 분류하기에는 조금 무리인 듯싶어요. 배경이 학교이고, 주인공들이 학생일 뿐, 내용은 다소 살벌합니다. 작가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면, 아키라(晶)는 ‘日日日’ 이렇게 분해해서 필명으로 사용한다고 하네요(오츠 이치를 따라하는 듯한 느낌. 사실 작품의 분위기도 조금 오츠 이치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이건 나중에 말하죠). 1986년생(어립니다). 2004년부터 2005년에 걸쳐 5개 사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를 했다고 하네요(오츠 이치와 데뷔 나이도 비슷함). 무엇보다 작품을 엄청나게 빨리 쓴다고 하네요. 데뷔하기 전에 이미 열편이 넘는 작품들을 써 놓았다고 합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소개는 여기에서 마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신 감각 쥬브나일 호러 소설(로 설명되어 있더군요). Juvenile(청소년의, 어린애 같은, 유치한)의 뜻을 갖고 있는 단어인데, 신감각의 청소년용 호러소설이라는 얘기일까요? 쓸데없는 설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유령을 보고 싶어 하는 소녀(치짱)와 그 소녀를 지켜주고 싶은 소년(몽짱)이 등장하는, 그러나 『소나기』처럼은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닌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다(치짱과 몽짱을 보니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 시리즈의 헛소리꾼 이짱과 청색 서번트 쿠나기사 토모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치짱은 몽짱을 옷장 속에 가둬놓고 무서운 이야기를 해 줍니다. 몽짱은 무서워하면서 “제발 이런 얘기는 하지 말아줘” 애원을 하고요). 치짱과 몽짱은 고등학교 1학년생. 학교에 전해지는 7가지 불가사의한 전설의 하나를 풀고, 치짱은 유령이 됩니다. 그렇게 유령을 만나보고 싶어 했으면서 유령을 보고자나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합니다(캐릭터의 망가짐 역시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 시리즈에 자주 나오죠).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소년, 몽짱. 몽짱은 이미 망가진 상태입니다. 잘 나가던 부모는 자신들이 못났다는 것을 아는 순간, 혼란스러움을 겪게 됩니다. 회사를 그만 두고 사이비 종교에 빠집니다. 그 후 자식(몽짱)을 폭행하면서 구원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부모가 미쳐버립니다. 그 부모에게 죽지 않기 위해 몽짱은 힘들게 살아갑니다(결국 미친 아버지는 미친 어머니를 죽이고, 몽짱은 다리 밑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을 합니다). 이런 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의 외롭고 쓸쓸함은 오츠 이치의 소설과 비슷하고요. 결론적으로 캐릭터는 니시오 이신의 소설과 분위기는 오츠 이치의 소설과 많이 비슷합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점에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더군요.

  유령을 보기 시작하는 치짱.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몽짱을 좋아하는 체육 동아리 1년 선배. 그녀와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 치짱은 폭주합니다. 학교에 전해지는 7가지 불가사의 중에 하나(책의 표지에도 있는) 벚꽃나무 유령, 그 불가사의를 풀고 치짱은 유령이 되어 몽짱이 사랑에 빠지려는 선배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게임 오버. 결말이 조금 시시하더군요. 가능성은 보이나 모방의 느낌이 조금 나고, 마무리가 조금 아쉽네요. 글은 잘 쓰는 것 같네요. 낯간지럽거나, 닭살 돋지 않아서 좋더군요(라이트 노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합니다). 아직은 판단 보류 중. 오츠 이치, 니시오 이신에 비해서는 확실히 부족해 보입니다. 선배 작가들의 모방이 아닌 자기만의 색깔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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