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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꿈 맹자 ㅣ 나의 고전 읽기 19
김태완 지음, 윤기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주말이 오기 며칠 전 갑작스럽게 고등학교 동창의 전화를 받았다.
여상을 졸업하고서 지금도 유명한 어느 제지회사에 입사했었던 친구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으로 진학했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러고 어느덧 세월은 흘렀고.. 내가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그 친구는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했다. 지금은 다문화가정 소장도 역임하고 있다고 하는 친구..
그런 친구가 갑자기 결혼소식을 알려 온거다.. 나이 마흔... 적지 않은 나이의 결혼식..
부를 수 있는 만만한 친구가 많지 않음이 사실이다.. 그래도 내게 전화를 걸어준게 얼마나 고마운가..
진작 얘기했으면 살이라도 빼고 가지... 갑자기 이에 뭐냐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내심 친구의 결혼소식이 기뻤다.

오랜만에 기차를 탈 생각에도 들뜨고... 아이들을 떼어놓고 혼자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기분이
어디 먼 여행을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핸드백에 넣어갈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며.. 짧은 시간 기차안에서
읽을 만만한 책 한권을 찾는데... 이상하게 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꿈 <맹자>가 눈에 띈다.
왠지 결혼하는 친구가 늘 말하던 이상과 너무나 일치하는 듯한 느낌에 멈칫 웃음을 지으며 넣어간다.
기차안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맹자>를 손에 들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함을 느끼는 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맹자는 도덕주의자 정도였는데..
맹자는 그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음을 책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상적인 경제제도 실현 -> 좋은 정치 ->
인민화합으로 윤리의식 고취 -> 인간다운 사회 이룩
이것이 맹자사상의 목표 였다고 할수 있다.
어쩜 이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꿈꾸는 그런 사회와 너무나 닮아 있다.
2500년이나 지난 세월의 사상가가 꿈꾸던 고리타분한 철학이야기겠거니 생각하며 꺼렸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나를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 아닐수가 없다.
戰國시대에 살아서 일까? 그럴수 있겠다 싶다..
만약 맹자가 戰國시대에 살지 않았다면 이런 사상을 가질 수 있었을까?
전쟁으로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권위가 떨어져 통제할수 없고 백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쩜 맹자의 사상은 더욱더 튼튼하게 완성되어가지 않았을까?
전쟁이 없는 평화로 세상을 꿈꾸고 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염원. 과연 이게 가능할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반문은 분명 인간은 본디 착한 성품을 지니고 있기에 분명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성선설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요즘 중학생들의 폭행사건을 보면서 좌절했다.
정치권의 돈봉투 사건과 부조리한 모든 일들이 터질때 마다
더 이상 우리나라엔 희망이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맹자의 이런 긍정적인 성선론에 무게를 실어보고 싶다...
그리고 감히 꿈꾸어본다...
다음 대통령은 진정한 왕도 정치가 무언지를 알고 있는 자가 선택되어
국민이 잘 먹고 잘 살도록 등 따습고 배부르게 아무 걱정없이
살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으면...
맹자의 정치이념 왕도 정치를 고스란히 물려 받아 너와 나 .
우리가 꿈꾸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말이다.
책을 덮고서 기차에서 내릴때 옆자리에 앉은 노부인이 내게 물어온다.
혹시 학교 선생님이냐고.... 입고 있는 행색이랑... 읽고 있는 책 제목을 보고서 학교 선생님으로 짐작하셨댄다.
오랜만의 나의 외출에 날개를 달아준 멋진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맹자가 나를 학교 선생님으로 만들다니...
하며.. 한때 잠시 꿈꾸던 나의 꿈이 이렇게 잠시나마.. ㅎㅎㅎ
맹자하면 다들 뭐가 떠오르나? 맹모삼천지교? 성선설?
나는 어린 시절 공자,맹자,하면 맹자가 공자보다 좀 멍청할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맹~~그 맹 이라는 글자때문에.. 내 머릿속엔 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맹자라고 하면... 윤리 도덕적인 부분보다.. 이상적인 경제제도 실현과 좋은 정치를
펼쳐서 국민이 화합하고 윤리의식을 고취시켜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고자 했던 사상가로 기억될 것 같다.
이 책을 덮으며...
<맹자>에 관한 글을 다 쓰고서도 홀가분한 심정이 일지 않고 오히려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저자의 말에 꽤나 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