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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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그림과 함께 보니 더욱 재밌습니다 -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기까지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지 약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왜 나는 달러가 날 때부터 기축통화라고 생각했던 것이었을까.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어느 한편에서 이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나치 독일군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에서 고전하던 유럽은 카이로 회담에서 미국의 참전을 요청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1944년 6월 6일에 있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었다. 전쟁은 미국과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1944년 미국에서 브레튼우즈회의가 열리게 된다.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게 단순히 '승리' 이 두 글자만을 갖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승리하고 끝. 그것이 아니라 국제정세가 바뀐다는 것을 글을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44개국이 참가했다고 하는 이 '브레튼우즈 회의'에서는 여러 가지 안건들이 상정되었다. 통화가치인정, 무역 진흥, 개발도상국 지원을 목적으로 한 환율 안정 등. 국제부흥개발은행과 우리나라도 한때 도움을 받았던 국제통화기금(MF)도 이때 설립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책을 통해 이때, 이 자리에서 이뤄졌던 회의, 테이블 위에서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는데...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 미국의 도움을 받은 유럽 이때부터 돈을 중심으로 한 힘의 관계가 재편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미국은 이 회의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는 '금환본위제'를 요구하였다. 오늘날 유지되고 있는 기축통화의 모습은 바로 이때부터 만들어진 것이었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다는 것은 곧 금융질서를 미국을 중심으로 마련해나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그러한 질서 속에 살고 있다.

흑사병으로 읽는 전염병과 부의 메커니즘

전염병과 기후변화는 함께 이루어지는 것일까. 흑사병에 관한 이야기에 기후변화가 직간접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오늘날의 전염병과 이상기후를 생각해 본다면 '과거'는 현재의 거울인 건가.

13세기에 지구 전체에 '소빙하기'가 찾아왔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축에게 먹일) 목초를 찾아 유목생활을 하던 몽골인들은 이러한 기후변화로 목초 지대가 줄고 땅이 메마르자 유럽을 정복하기로 한다.

흑사병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운데 예전에 어느 책에서는 흑사병이 중앙아시아에서 생겨나 몽골제국의 이동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 확산되었다고 본 것 같은데, 이책으로만 보자면 흑사병은 유럽에서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읽힌다. 이것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게 된 것은 몽골군이 유럽인과의 전투에서 흑사병에 걸려죽은 시체를 투석기를 이용해 성안으로 마구 던졌는데, 이 전염병은 이후 부패한 시체를 타고 유럽 전역을 강타한 것으로 보인다. 중세 시대 흑사병에 상황에 관한 묘사를 보면 길거리 여기저기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사망자 수에 턱없이 부족한 관마다 죽은 사람을 마구 구겨 넣었다 하니 실로 심각했을 것이다.

유목생활에서 실크로드를 개척해 유럽에 닿은 몽골제국은 이후 상업무역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뭐, 이것이 단시간에 이렇게 되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교적 얇은 책에 깊지 않은 스토리를 싣다 보니 중간 내용은 알아서 짐작한다.

몽골제국 시대 쿠빌라이 칸이 세계 최초로 불환지폐를 발행했다고 하는 사실이 놀랍다. 불환지폐가 유통되던 당시 마르코 폴로도 쿠빌라이 칸을 만났다고 하는데, "지폐가 망가지면 수수료를 떼고 새 지폐로 교환해 주거나, 급하게 금과 은이 필요하면 조폐창 가서 바꾸면 되고, 또한 군대는 이 지폐로 군향미를 받았다"라고 기록했다.

상업무역 중시, 상인들 보호, 입국 수수료 납부 시 외국 상인에 대한 무관세, 강도나 사기를 당하면 배상 책임 등으로 몽골제국의 신용은 높아졌고 이로 인해 은괴 대신 지폐 사용이 점차 활발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본주의가 유럽으로 전해져 베니스에서 은행이 탄생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새삼 다시 보는 몽골에 관한 역사 이야기였다.

흑사병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자를 많이 만들어냈다. 다름 아닌 졸부. 헤아릴 수 없는 사망자 수만큼이나 자연스럽게, 혹은 다중으로 상속받은 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겉모습 치장에 열과 성을 다했다고 하는 졸부의 모습으로서 책 한 페이지에 <중세 시대 부자의 식사 모습>(연도 미상, 작자 미상)이라고 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보니 이 책의 매력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돈의 역사가 아니다,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다.

흑사병으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가자, 노동력도 부족해졌다. 이러한 상황은 농민의 지위가 향상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말해 흑사병이 농민의 지위를 향상시킨 것이다.

진짜 의사들은 죽을까 봐 두려워 환자들을 치료하러 다니기 꺼려 했다. 흑사병이 만연한 때에 극성을 부린 건 가짜 의사, 돌팔이들이었다. 71페이지에 <로마의 부리 의사>(파올 퓌르스트, 1656)라는 그림을 보여준다. 저승사자 복장에, 검은 모자, 부리가 심하게 튀어나온 새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것이 오늘날로 따지면, 그 당시의 방호복이라고 한다. 혹시나 호흡기로 균이 들어갈까 부리 쪽으로 깊게 향신료를 집어넣은 듯하다.

이러한 가짜 의사 말고도 일반 사람들에게도 흑사병 방어를 위해 향신료는 필수였다. 향신료 외에도 공기 정화를 위해 향수를 사용하고 꽃과 허브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으며 오물로 물이 오염되자 와인과 뱅쇼가 탄생했다.

이 책은 돈이 돌고도는 역사적 사건과 산업을 추적하며 다른 각도에서 유럽의 경제사를 들여다 볼수 있게 한다. 돈의 역사를 보았지만, 돈의 역사는 곧 인간의 욕망의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돈과 부에 대한 욕망은 광기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책에는 그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와 관련된 많은 그림들이 실려있다. 글만 읽었으면 많이 지루했을 텐데 이야기가 진행되며 곳곳에 보여주는 그림이 이야기의 흥미를 더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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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뭔데 이렇게 쉬워? 리듬문고 청소년 인문교양 6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쇼스 타코 외 그림, 송은애 옮김 / 리듬문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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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클래식, 뭔데 이렇게 쉬워?]

- 클래식 음악을 안내하는 알찬 미니 백과 사전입니다 -

생각지도 못하게 엄지손톱만한 두께의 책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얇은 책에 클래식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이 다 담겨있다는 점이 신기할 뿐입니다. [클래식 음악, 뭔데 이렇게 쉬워?]는 리듬 문고에서 나온 청소년을 위한 인문교양도서 중 하나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클래식 음악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클래식 기초지식에 관한 내용입니다. 두 번째는 곡 감상법에 관한 이야기, 세 번째는 작곡가와 그 시대를 바탕으로 한 음악사입니다. 음악사는 바로크에서 20세기 근현대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책에서 추천받은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거의 베토벤부터 낭만, 현대 음악만 듣다가 아주 오랜만에 모차르트의 음악을 틀었는데 기분이 색다릅니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만나보지 못했을 곡입니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필수 교양'이라고 생각하는 지식과 정보를 모두 이 책에 담은 것 같습니다. 클래식 기초지식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클래식 음악에 관한 정의부터 시작해 악기 종류도 설명하고, 오케스트라 배치, 악기 편성과 곡형식, 지휘자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특히 오케스트라 배치와 지휘자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오케스트라 배치에도 스타일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미국식 배치와 유럽식 배치가 있는데, 이 둘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미국식 배치는 지휘자를 앞에 두고 옆순으로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자리합니다. 반면, 유럽식 배치는 제1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제2바이올린 순으로 자리합니다. 다시 말해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의 위치 차이인데요. 이제 이 쏠쏠한 지식을 얻었으니, 앞으로 콘서트장이나 영상에서 오케스트라를 보면 어떤 식 배치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피아노협주곡을 특히나 좋아하는 터라 오케스트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지휘자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케스트라나 피아노 연주자가 음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들은 어디까지나 자기 것만 보면 되는 한정된 부분에 있는 반면, 지휘자는 음악의 전체를 봅니다. 따라서 어떤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이 내는 곡의 완성도나 분위기, 색깔은 그것을 총괄하는 지휘자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지휘자는 어쩌다 생겨난 직업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바로크, 고전 초기 실내악이 유행하던 시기에는 오케스트라 인원이 20명을 넘지 않아 지휘자가 따로 없었다고 합니다. 대개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사람이 연주와 지휘를 도맡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낭만시대에 접어들면서 악기도 많이 발명되고, 작곡가들 또한 다양한 악기 편성으로 이루어진 협주곡을 작곡할 뿐만 아니라 그 다양한 많은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 단원들도 점차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효율적으로 통솔해야 하는 지휘자의 영역이 그래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런 필요가 지휘자라는 직업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이 책이 저에게는 굉장히 유용한 것이 지휘자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을 넘어 소위 '거장이라 불리는 지휘자들'을 그들의 사진과 함께 작게나마 각자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베토벤, 브람스, 바그너 등 독일 음악 해석에 뛰어나고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자주 공연했다고 하는 푸르트벵글러, 이 분은 말이 필요 없지 않을까요? 그가 남긴 영상을 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에 미남으로 유명한,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카라얀(베토벤 교향곡 9번을 봤는데,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엄격한 규율로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하고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음악에 뛰어났던 므라빈스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뮤지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자 말러 해석에 뛰어났던 번스타인. 이런 뛰어난 지휘자들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곡 감상법에서는 소소한 팁으로 클래식 음악 듣는 법, 공연장에 가지 않고 클래식을 즐기는 방법도 제공하고 크게는 음악의 요소, 곡의 구조를 설명해 줍니다. 음악이론을 알고 음악을 들으면 그 재미가 더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가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 음악적인 용어는 잘 몰라도 어느 부분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지고, 어느 부분에서는(특히 화음이 변화할 때) 불안감이 느껴지곤 했는데 왜 그런지를 이 책에서 곡의 구조를 통해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소나타 형식의 구성'을 보면 소나타는 '제시부-전개부-재현부'로 나누어집니다. 제시 부는 다시 제1주제-제2주제로 나누어지는데, 제2주제가 불안정함(긴장감)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느낌은 제2주제에서부터 전개부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재현부는 앞에 나온 제시부를 다시 한번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으로 시작해서 안정으로 끝난다고 하네요. 참으로 쏠쏠한 지식입니다. 평소에 느꼈던 어떤 특정한 부분에서의 감정들이 책을 통해 이론으로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클래식 음악 하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작곡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도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접하는 부분입니다. 작곡가들의 삶은 저마다 다양한데, 어떤 작곡가는 사는 동안 부유하고 편안한 삶을 살았던 반면,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고생하거나 우울한 삶을 보낸 작곡가도 있습니다. 그런 작곡가의 음악을 들으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이런 보물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경외감이 들 정도입니다. 일전에 한번 얘기한 적도 있습니다만, 저는 베토벤을 가장 좋아하는데, 사회적으로 부와 명예가 들어와 이제 좀 살만하던 시기에 점차 귀가 안 들려 유서까지 남길 정도로 절망 속에서 살았던 그가 끝내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교향곡 9번을 남긴 것을 생각하면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함이 듭니다. 귀가 호강하는 음악이라는 선물 말고도 음악가의 삶은 가끔 저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자세를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 작곡가에 대해 알고 나면 더 깊이 들립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신다면 가급적 내가 듣는 음악의 작곡가와 친해지기를 권해드립니다. 이 책의 작곡가 부분에서는 대표적 작곡가의 생애를 보드 게임판처럼 그려놓았는데 시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각 작곡가마다 'OO의 인생 그래프'를 오방형으로 그려놓았는데 그 데이터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역시 가장 좋았던 것은 각 작곡가마다 유명한 곡의 '명반'을 추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 명반으로 듣는다'라는 코너로, 작은 박스로 처리해서 음반 표지와 음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령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리히터(러시아 명 피아니스트)와 카라얀(빈 심포니)의 조합으로 들으라네요. 음반의 표지 사진까지 있으니 인터넷상에서 찾아듣기 쉬울 거 같습니다.

책의 두께에 비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정보가 적지 않음에 놀라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필수 교양을 쌓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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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워크북 1~2 세트 - 전2권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이정화 외 지음 / 성림원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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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워크북 1, 2]

- 읽은 내용을 정리, 체계화합니다 -

일전에 [중학 세계사]라는 아주 쉽고 친절한 세계사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세계사를 소설 읽듯 부담 없이 여러 번 반복해서 읽기를 권했습니다. 맞습니다. 세계사는 그 다루는 양도 어마어마하기에 한번 읽고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읽을 때는 제대로 이해했다 쳐도, 며칠이면 다시 특정 단어를 까먹거나 맥락을 잊습니다.

책을 읽는 것과 쓰는 것의 관계를 늘 머리에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책을 읽기만 할 때와 달리 책을 읽고 서평을 했을 때 그 안에 있는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책 내용 속에 좀 더 오래 머물러 있게 되고, 어느 부분을 어떻게 하나의 글로 만들지를 계속 생각하는 동안 특정 지식과 정보는 저도 모르게 제 머릿속에 오래 남게 됩니다. 그걸 체감하고 그에 대한 좋은 점을 알게 되니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워크북]의 가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워크북은 간단하게 말하면 읽은 내용에 대한 추가 활동을 위한 책입니다. 이 워크북의 메인 북인 [중학 세계사]를 그냥 읽고 끝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읽은 부분에 대한 내용을 이 워크북 책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근데 책을 보니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용에 대한 문제가 다양한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이 모두 객관식으로만 되어 있었다면 시중에 파는 일반 문제집과 별다른 점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도식으로 된 '한눈에 보기(빈칸 채우기)'와 논술을 통해서 글쓰기 연습과 지식가공연습을 할 수 있는 '역사논술' 이 두 부분이 실려있는 점이 이 워크북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가령,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중국의 통치제도 변화 모습이 도식과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역사논술 부분에서는 '카롤루스 대제와 오토대제의 공통점을 두 가지 서술해 보자'라고 되어 있는 문제 앞에서는 한자도 끄적이지 못해 다시 책을 찾아봐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문제 방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두뇌를 자극하는 듯합니다.

[중학 세계사]에서 읽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역사논술을 통해 그것을 또 한 번 내 것으로 만드는데 최적화된 책입니다. [중학 세계사]와 더불어 [워크북]도 함께 공부하면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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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쌤의 바로 영어 - 진짜 영어식 사고 쉽게 알려주는
박세진 지음 / 다락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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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쌤의 바로 영어]

- 명사로 표현하는 영어, 관계를 나타내는 동사, 세진 쌤이 영어식 사고를 알려드립니다 -

영어식 사고란 과연 뭘까요? 예를 들어, "나 약속이 있어", "나 수업이 있어"를 영어로 말하고자 한다면 한국 사람들은 흔히 "있어"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을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표현하려 한다고 합니다. "있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대개 "There is/are"를 떠올리죠. 왜 그럴까요? 한국어는 서술하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어 사고방식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은 영어를 말할 때에도 한국식 사고방식으로 말하려 하기 때문에 서술어에 집중한다죠.

이와 반대로 영어는 한정하는 언어에 속한다고 합니다. 즉, 명사로 말하고 표현하는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어식 사고란, 위에서 예를 든 "나 약속이 있어', "나 수업이 있어'를 영어식 사고에 기반해 표현한다면 명사에 초점을 맞춰 "appointment", "classes"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거죠. 명사를 먼저 떠올리고 주어를 세운 다음에 주어와 명사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동사를 찾아주면 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영어식 사고입니다. [세진 쌤의 바로 영어]는 영어식 사고를 독자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영어는 한정된 명사로 말하는 것을 선호하는 언어입니다. 주어와 이렇게 한정된 명사를 이어주는 것이 동사인데, 동사는 이들의 관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계를 이어주는 기본 동사를 익히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세진 쌤의 바로 영어]는 관계를 이어주는 기본 동사들의 개념을 설명하고, 그것을 익히게 하기 위한 책입니다. 책의 첫 번째 파트에서 이런 기본 동사들을 배운다면, 두 번째 파트에서는 전치사를 다룹니다. 전치사의 기본의미를 잘 익혀두면 구동사를 파악하는데 수월합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두 번에 걸쳐 작문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번은 기초 연습문제에서, 또 한 번은 심화 연습문제에서 작문을 하게 됩니다. 앞에서 배운 기본 동사의 개념, 전치사를 가지고 문장으로 직접 적용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어진 한국말을 영어로 직접 써보면서 영어식 사고의 원리가 진행되는 과정을 스스로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제공되는 음성파일로 '따라 말하고 익히면' 그날그날 '내 문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이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딱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얇은 편이어서 완독하기 쉽고, 아울러 성취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영어식 사고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께 좋은 교재가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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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
정동호 지음 / 책세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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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

- 이 책 덕분에 니체를 좀 더 잘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

니체와 나의 처음이자 유일한 만남은 [도덕의 계보학]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은 책이었다. 그때 니체에 대한 나의 인상은 거칠게 말하면 '기독교에 욕을 퍼붓는 망치 든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런 인상을 몇 년 동안 가지고 살다가 [살로메, 니체를 말하다]에서 본 니체는 내가 생각했던 인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책에서 봤던 다소 소심하고 수줍었던 그의 모습이 머리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을 읽으면서 철학사 한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니체 본연의 모습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나에게 '차라투스트라'는 곧 '니체'로 읽혔다.

부끄럽게도 원전이든, 번역이든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지 않고, 이것의 해설서로 나온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로 먼저 향하게 되었다. 니체 읽기를 시도했던 [도덕의 계보학]에서 나는 이미 쓴맛을 보았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그의 책에서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얻어내기 어려워하는 심리적 부담감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선생님이 필요했다.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은 셈으로 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설서가 굉장히 친절했다. 이 책에는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작품 해설이 담겨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자체가 4부로 구성된 책이기에 이 해설서도 작품 해설에서 4부의 구성 형식을 지닌다.

제1부에서는 차라투스트라가 산속에서 10년 동안의 명상을 마치고 깨달은 바를 산 밑의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러 가는 이야기를 닮고 있다. 그가 깨달은 것은 바로 '신은 죽었다'는 것.

'신이 죽었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신 자체도 관념적인 것이지만, 여기서 죽음은 물리적인 죽음이 아니다. 니체가 죽었다고 규정한 신도 물론 그리스도교의 신(종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넓게는 니체 자신에게 가상으로 이해되는 저편의 세계, 플라톤 이래로 이어져왔던 전통적인 형이상학, 초월적 이념, 도덕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라는 인물을 통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왔던 전통 전체를 전복시키고자 했던 것 같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니체에게서 비판받은 이유는 그것이 허무주의를 양산해내기 때문인듯하다. 우리가 사는 여기 '이 세계'는 사멸할, 일시적인 삶이요, 죽어서야 이르게 되는,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저기 위 하늘세계'에서의 삶이 참된 것이라고 설파하는 그리스도교는 결국 인간이 지금 땅에 발 닿아있는 '현재의 삶'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현재 삶을 의미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차라투스트라가) 생명을 설교해온 것인데, 그런 설교를 조롱이라도 하듯 대놓고 죽음을 설교해온 자들이 있다. 모든 것이 고통스럽고 헛되어 무의미하다는 비관에서 죽음을 동경해온 염세주의자와 허무주의자가 그런 자들이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망상에서 비롯되었지만 죽음을 새로운 삶의 관문으로 가르쳐온 배후 세계론자들도 죽음의 설교자라는 점에서 하나다.

p.137

신의 죽음은 곧 인간을 꽁꽁 묶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고 그 위에서 군림했던 초월적 세계의 죽음을 의미할진대, 우리가 흔히 접하는 표현으로서 '니체가 망치로 그것(형이상학적 관념)을 때려 부셨다'하든, '차라투스트라가 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하든, 이제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다 부숴버린 이 상황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니체의 '위버멘쉬(Übermensch)'개념이다.

인간이 달라져야 한다. 초월적 망상과 도덕적 이상으로 얼룩진 과거를 딛고 일어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야 한다. 그릇된 과거에 '아니다'를, 쇄신할 미래를 향해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되어야 한다. 이는 자연 속에서 정직하고 순진무구한 삶을 사는가 하면 자신의 삶을 통해 힘에의 의지를 구현하는 사람, 영원한 회귀를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여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거듭나기를 반복하는 인간이 바로 위버멘쉬, 위를 향해 자신을 극복해가는 인간이다.

p.36

제3부에서는 세계를 '알파'와 '오메가'라고 하는 직선적 시간의 흐름으로 본 그리스도교 세계관과 달리, 그것을 '영원회귀'로 보는 니체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니체가 세계를 '영원회귀'하는 것으로 인식했던 것은 "우주 공간은 유한하고 시간은 무한하며, 그런 공간에서 운동은 영원한 순환운동일 수밖에 없다"(p.304)고 보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온다. 존재의 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모든 것은 죽고, 모든 것은 다시 소생한다. 존재의 해는 영원히 흐른다. (...) 영원이라는 오솔길은 굽어있다(p.384, 재인용)

영원히 회귀하는 세계에서는 삶도 영원히 반복된다. 사멸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죽은 뒤에도 새로운 삶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 볼 일이다. 영원히 반복해서 존재한다면 처음에는 환영하겠지만, 같은 삶을 끝없이 반복하다 보면 극단의 권태에 빠지게 되고 끝내 깊은 허무감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단순한 반복이 있을 뿐, 새로운 것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p.304

삶에서의 생(生)과 위버멘쉬, 자신의 삶을 저 스스로 세우려는 의지에 대한 이야기를 설파해온 그였지만, '영원회귀'는 차라투스트라 스스로도 아직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목이 조여오는 것 같은, 끙끙 앓고 있던 그 무엇이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무한히 반복되는 삶을 어떻게 이겨낼까.

그에게 고무된 짐승들이 그에게 권했다. 말은 이제 그만하고 다시 한번 꿀벌과 비둘기들이 노닐고 새들이 노래하는, 장미꽃 만발한 바깥세상으로 나가 새들에게 노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노래는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징후다. 그러니 새로운 노래로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라는 권고이자, 영원회귀를 가르치는 첫 번째 스승으로서 주어진 막중한 운명을 이겨내고 그 자신의 몰락을 끝내라는 권고였다. 앞으로는 영원회귀가 차라투스트라가 부를 새로운 노래가 될 것이다.

p.385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책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일종의 '철학적 소설' 내지는 '철학적 산문'으로 생각해도 될까. 어쨌든 이 해설서만 놓고 보자면 그리 어렵지 않은, 니체의 철학이 담긴 하나의 재미난 이야기였다.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했던 두려움을 털어낼 수 있었던 시간였다.

니체의 생애를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상황에서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를 읽는 동안 니체의 그 강인한 철학 사상과 더불어 실제 그의 성격, 그가 병마와 싸워야 했던 고통스러웠을 시간의 모습들이 오버랩되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3부의 저조했던 판매 부수, 출판을 맡아줄 곳이 없어 자비로 4부 40부를 인쇄해 친구들에게 나눠줬다는 니체, 살아생전 실제로 자신의 철학을 인정받지도 못했고, 그러한 업적에 빛나는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책을 보며 몇 시간씩 울기도 했다는 니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상에서도 끊임없이 집필을 놓지 않았다는 니체의 삶에서 나는 차라투스트라가 전하고자 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삶을 긍정하자'라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무한히 흐르는 영원회귀 속, 생성이 만들어내는 우연과 차이에 시선을 두고 귀 기울일 줄 아는 삶. 동굴 안 영원회귀가 주는 그 중압감 속 저기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동굴 바깥으로 나가 꿀벌, 비둘기, 장미꽃과 노닐며 자신의 영혼을 치유한 차라투스트라처럼,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그런 모습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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