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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그 두 번째, 포르투갈 길 - 리스본에서 피니스테레까지 순례길 700km
정선종 지음 / 작가와비평 / 2024년 11월
평점 :
스페인을 통하든, 포르투갈을 통하든 이베리아 반도에 있는 순례길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길입니다. 걷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남들의 순례길 여정이 참 부러우면서도 관심 있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스페인 북쪽에서 시작하고 떠나는 순례길 여정은 많이 들어봤는데 포르투갈을 통해서 걷는 순례길은 어떨지 궁금했어요. [산티아고 그 두 번째, 포르투갈 길]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우리가 걷는 이유가, 걷기 위해서 떠나는 이유가 매 한가지, 다 같은 줄 알았습니다. 저자는 포르투갈 길을 또다시 걷는다고 했어요. 은퇴 후 좀 깊은 취미라고 생각했지요. 설레는 마음으로, 그 여정에 동행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펴는데 시작부터 마음이 먹먹해지고 말았습니다. 저자는 포르투갈과 인연이 아주 깊더군요. 삼성전자 근무, 주재원으로 포르투갈에 근무할 당시 14살이면 중학생인가요. 그 정도 나이의 딸을 그곳 포르투갈에서 교통사고로 잃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습니다. 제 또래라서 그런지 마음이 많이 먹먹했습니다.
그렇게 타국에서 딸을 먼저 보내고 가슴에 묻은 엄마, 아빠는 그 사이 많은 세월이 흘러 노년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하늘, 여기 어딘가 곁에 잠들어 있다면 자주 찾아가 볼일이지만, 포르투갈은 참으로 먼 나라였습니다.
매년 찾아가 볼 수 없어 미안함 마음이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는 최선을 다해 딸을 찾아갔습니다. 5, 10, 20... 올해가 딸을 떠나보낸 지 30년 되는 해라고 합니다. 70이 넘은 엄마 아빠한테는 마지막 추도식이 될 것 같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욱더 그 여정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책으로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는 매 챕터마다 일정과 걷는 경로가 지도와 색을 통해 잘 표시되어 있습니다. 포르투갈은 지리적으로 제가 잘 모르는 나라이기도 한데, 저자가 걷는 길이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으니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더 생생하게 다가오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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