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 작은 뜰을 거니는
프레드 베르나르 지음, 배유선 옮김 / 콤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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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예뻐서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펼쳐 보고 싶은데 두껍고 무거워서 아쉬운, 하지만 크고 아름다운 책 <<작은 뜰을 거니는 정원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를 만났다.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에서 태어난 프레드 베르나르라는 작가님께서 일기처럼 끄적이신 기록인데 처음 정원에 발을 들일 때는 일년이나 살아볼까 하셨다가 15년째 즐겨 찾는 별장이 되었다고 하신다. 책은 작은 정원에 입장한지 이십 년 가까이 되는 시점에 나왔고 말이다. (맘대로 줄여) 정원 안내서에는 2018년 2월부터 2019년 5월까지의 정원이 담겨있는데 작가님께서도 책의 말미에 쓰시길 100쪽부터는 지치셨다고 쓰셔서 많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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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이지를 넘겨봐도 완전 예쁘다! 꽃과 나무만 담겨있는 것 아니고 새들, 곤충들,  들쥐의 이름까지도 유럽물밭쥐라며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페이지를 오고 가며 발칸 작약의 변신을 지켜보게 하시는 것도 즐거웠고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종류의 단풍나무들을 구경하게 해주시는 것도 좋았다. 그림을 둘러 가며 그림에 글을 넣으려 실제로 애쓰신 건지 번역에 힘써주신 배유선 님의 솜씨이신지 여하튼 찰떡이었다. 어치 그림과 더불어 어, 치네? 내가 쳤다고? 부분에서는 아재개그 애호가인지라 부들부들 떨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실감 나는 책이었다. 자연을 가까이 하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 작가님께서는 ‘소박한 아름다움’이라 명명하셨지만 같은 꽃을 보아도 지나치기 바빴던 이에게는 깨달음이고 놀라움이었다.


우리 아파트 단지 안의 작약은 아직 덜 말랐다. 작가님의 정원에선 9월에 까맣고 빨간 씨앗이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내던데 그날이 오면 몇 알 훔쳐 화분에라도 심어봐야겠다. 내 주변이 프랑스와는 물론 다르겠지만 <<작은 뜰을 거니는 정원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를 자주 들여다보고 주변 동식물들도 기꺼운 마음으로 거닐며 관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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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취향저격인 보랏빛 지칭개 꽃이 지고 난 자리가 너무나 미래적인 은빛이다가 마르고나니 금빛이 나는 걸 알아차린 건 (엉겅퀴인 줄 알았는데!!! 두 녀석 다 정원 안내서에서 만날 수는 없었어도) 다 작가님 덕분이다. 소유한 정원이 없어도 사방이 즐길 것 투성이이다. 행복한 6월! 고운 책은 함께 읽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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