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OP - 작지만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네 가지 원리
전대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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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합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언젠가는 자신이 꿈꾸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클수록 첫걸음은 무거워집니다.

완벽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고 확실한 결과가 보장되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마음속에 품었던 다짐은 어느새 일상에 묻혀 버립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하는 책입니다.

삶을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대단한 결심이나 극적인 기회가 아니라,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들었던 점은 자기계발을 바라보는 시선이 현실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성공담을 접했고, 목표를 세우는 법과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비롯하여 꾸준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들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삶이 쉽게 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지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지부터 돌아봐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문장을 읽고 감동하는 일과 그 문장에 어울리는 삶을 살아가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자는 그 차이를 메우는 일을 독자에게 요구합니다.

읽었다는 사실보다 읽은 뒤 무엇을 달리했는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꿈의 크기는 그대로 두되 실행의 크기를 줄이라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큰 목표를 세우고도 그 목표의 무게에 눌려 시작조차 하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해내려 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하려 하며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부터 의심합니다.

하지만 변화란 반드시 커다란 모습으로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잠시라도 배운 것을 실천하는 일, 미뤄 두었던 중요한 일에 시간을 내어 주는 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작입니다.

작은 행동은 보잘것 없어서 작은 것이 아니라, 누구나 반복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이어서 강력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창한 계획 앞에서 자주 좌절했던 분이라면 이 관점만으로도 자신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 같습니다.


기록에 관한 시선 역시 의미있었습니다.

우리는 지나간 하루를 평가할 때 자신에게 꽤 가혹합니다.

계획한 일을 해내지 못하면 의지가 부족했다고 자책하고,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 것 같으면 자신의 가능성까지 낮게 평가합니다.

그러나 기록은 자신을 벌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앞으로의 선택을 바꾸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잘했는지뿐 아니라 어디에서 자주 멈추는지, 어떤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는지, 무엇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지 살펴보는 일은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조금 더 정확하게 알아가는 일일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일깨워 줍니다.


자기계발서 가운데는 자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얼마나 빠르게 성취를 이루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책이 적지 않습니다.

반면 이 책은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머물지 않고,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함께 묻습니다.

사람을 단순히 거래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 사람이 원하는 변화와 경험을 헤아리는 태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외면하지 않는 선택, 자신의 능력을 타인의 삶에 보탬이 되도록 사용하는 자세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성공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합니다.

성취가 오직 나의 소유를 늘리는 일이라면 그 끝에는 또 다른 비교와 욕망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쌓아 온 경험과 능력이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한 것이 된다면, 성공은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의미를 갖게 됩니다.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에는 결국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놓여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마음속으로 그리는 모습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매일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일을 반복하며 타인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에 따라 조금씩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정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불편한 순간에도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과 실제로 누군가의 어려움을 알아차리고 손을 내미는 일 역시 다릅니다.

어쩌면 삶은 우리가 언젠가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라기보다, 오늘 반복하는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과정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행동은 단순한 습관이 아닙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매일 조금씩 증명하는 방식입니다.


이 책이 다른 자기계발서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지점은 독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질문과 체크리스트, 기록 도구를 함께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정해진 순서대로 읽고 덮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부터 살펴보며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저자의 경험뿐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더해져, 하나의 원리가 각자의 현실에서 어떻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공의 공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독자가 자기 삶에 맞는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다는 점이 실용적으로 느껴집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출발선이 언제나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도 떠올리게 합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여유롭게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누군가는 당장의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겨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은 행동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그것이 모든 어려움을 단숨에 해결해 준다고 믿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더라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부분까지 포기하지는 말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작은 한 방울이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 속에서 벗어날 하나의 계기는 될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성공 공식을 찾는 사업가와 직장인들, 자신의 일에서 방향을 잃은 분들, 배운 것은 많지만 실천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먼저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 리더나 영업을 주로 하시는 분들에게도 유익하겠지만, 특별한 목표가 없는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반드시 큰 꿈을 품고 있어야만 읽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생활을 조금 더 충실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작은 행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줄 것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결국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내가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미래의 나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의 내가 남긴 선택을 이어받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거대한 선언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작은 일 하나를 시작하고, 그 일을 내일도 이어 가며,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

그렇게 하루를 쌓아 가다 보면 언젠가 돌아본 과거가 지금의 자신을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눈에 띄지 않는 한 방울이 모여 흐름을 만들듯, 평범한 하루에도 삶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숨어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이 책과 함께 믿어 보고, 오늘의 삶 속에서 조용히 실천해 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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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말하기 수업
김진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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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 특히 직장이나 비지니스 상황에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일 수도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말하기는 조금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해야 할 말을 적절한 시점에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불어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거나 상하 관계에 적절하지 못한 말은 피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며 제대로 말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면 조심이 지나쳐 머릿속에서는 수십 번 문장을 고쳐 쓰면서도 입 밖으로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익숙한 순간을 들여다 보게 하는 책입니다.

우선 저자는 말하기에 서툰 사람을 뭔가 부족한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더불어 누구나 알고 있는 원칙을 다시 가르치기보다, 왜 우리는 알고 있는 것조차 실제 상황에서는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지 그 마음부터 헤아립니다.

상대방의 표정을 살피느라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이나 괜히 분위기를 망칠까 봐 웃어넘기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순간까지.

이런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여러 대목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의 장점은 실용성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말하기의 원리나 심리적 배경을 길게 설명하고 독자가 스스로 적용하도록 맡기는 책과 달리, 이 책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을 먼저 제시합니다.

보고할 때, 부탁할 때, 거절할 때,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내야 할 때처럼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순간들을 세밀하게 나누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말의 순서를 보여 줍니다.

막연히 자신감을 가지라는 조언보다 이런 것들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자신감이 생겨야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게 되면 자신감도 조금씩 따라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음에 남는 것은 저자가 말하기를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익힐 수 있는 기술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말솜씨가 좋은 사람을 보면 원래 성격이 외향적이거나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반면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없다고 쉽게 단정합니다.

하지만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을 화려하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핵심을 먼저 이야기하고, 필요한 근거를 덧붙이고, 상대방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말하기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줄 뿐 아니라, 스스로를 평가하는 방식까지 바꾸어 놓습니다.

잘하지 못한다고 포기했던 일을 연습할 수 있는 일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말하기를 단순한 표현 기술에 머물게 하지 않습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순서로 전달하는지, 상대방의 상황을 얼마나 고려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나쁜 소식을 늦게 전하는 것은 단지 보고를 잘못한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대응할 기회를 빼앗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탁하면서 이유와 기한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은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거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은 아니며,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알리는 일이 오히려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말하기가 결국 타인과 자신을 동시에 존중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배려를 자신의 말을 줄이는 일로 오해합니다.

상대방이 불편해할까 봐 침묵하기도 하고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그냥 웃으며 넘기기도 합니다.

당장은 갈등을 피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시간은 조금씩 뒤로 밀려납니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쏟아내는 것이 솔직함의 전부도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침묵과 공격 사이에서 자신과 상대방을 모두 존중할 수 있는 표현을 찾는 일입니다.

저자가 다루는 말하기의 기술은 어쩌면 그 균형을 연습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완벽한 말하기 전문가의 위치에서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실수하고, 당황하고, 뒤늦게 후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장을 건넨다는 점에서 저자의 조언은 일방적인 훈계보다 먼저 경험한 동료의 현실적인 조언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말하기를 잘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부담으로 여겨지기 보다는 지금보다 조금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게 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능숙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고, 당장 필요한 문장 하나부터 익혀 보라고 권하는 태도도 인상적입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신입사원이나 업무 보고가 늘 길어진다는 이야기를 듣는 직장인들에게 우선 추천하고 싶습니다.

질문하는 것이 어려워 혼자 고민하는 분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업무를 떠안는 분들, 회의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아쉬워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했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서툴거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단호하게 말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도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현재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상황부터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일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말하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언제나 적절한 답을 내놓는 능력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그 마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표현하는 연습은 할 수 있습니다.

어제 하지 못한 말을 오늘 조금 더 나은 방식으로 꺼내는 일,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관계 속에서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말을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막연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서툴더라도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하지 못했던 말 때문에 뒤늦게 후회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제는 그 순간을 자책하는 대신 다음에 사용할 말을 이 책과 함께 준비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회의에서 질문 하나를 건네고, 불편한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말 한마디가 인생을 단번에 바꾸지는 않겠지만, 매일 반복되는 작은 대화는 분명 우리의 일과 관계를 바꾸어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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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레시피대로 가지 않는다 - 어쩌면 당연했던 흔들림의 기록
한정환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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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성공하고 싶고 선택한 길에서 확신을 얻고 싶으며 가능하다면 실패와 후회 없이 원하는 곳에 도착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이상하게도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정성을 다해 준비한 일도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내놓고, 한참을 걸어온 길 앞에서 문득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삶이 부러워집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한 번 정한 방향을 의심하지 않으며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기나 할까요?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한 결과보다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감당해야 했던 마음의 시간을 들여다본다는 데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서울 사는 남자를 운영하며 수많은 식당을 찾아다닌 저자는 이번에는 음식이 아닌 사람의 삶을 기록합니다.

익숙한 맛집 탐방의 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자기 자리를 지켜왔는지 들여다봅니다.

손님에게는 맛있는 한 끼를 제공하는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 그곳은 오랜 고민과 선택, 실패와 재도전이 쌓인 삶의 현장입니다.

저자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특히 쉐프 인터뷰라는 형식적 접근을 넘어, 음식과 공간을 만들어온 사람의 내면과 삶의 태도까지 담아내려는 시도가 인상적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장님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자신의 일을 시작했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어려움을 견뎌왔습니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고, 누군가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으며 삶의 기준을 바꾸었습니다.

사장님 이야기에는 성공의 비결만큼이나 망설임과 후회,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흔히 접하는 성공담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를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장점이 흔들림을 실패의 증거로 취급하지 않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확신이 있어야 하고 어려움이 찾아와도 쉽게 동요하지 않아야 하며 끝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마음이 약해지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단단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무너질 듯한 시간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 사실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됩니다.

나만 뒤처진 것이 아니며, 나만 답을 찾지 못한 것도 아니라는 깨달음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흔들림을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때로는 흔들리는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때로는 실패를 통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기준을 의심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조급함이 성실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합니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선택했던 길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성공담보다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아니라, 지금 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2명의 사장님 스토리가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의 경험은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묶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각자의 상황과 선택에 따라 삶의 모양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이 필요했고, 누군가에게는 과감하게 방향을 바꾸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증명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결국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며, 타인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자기만의 답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삶의 전환점이 반드시 극적인 사건의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지쳐 있는지 인정하는 순간이 전환점이 되고, 때로는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길보다 자신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일이 전환점이 됩니다.

인생을 바꾸는 데 반드시 거창한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기준을 다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방식에서도 차별성이 있습니다.

무조건 도전하라거나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결과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며, 잠시 멈추는 시간에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속도를 늦추는 일이 포기는 아니며, 다른 사람보다 늦게 도착한다고 해서 잘못된 인생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몰아붙이던 사람이라면 이 메시지가 더욱 깊이 와닿을 것입니다.


음식에 저마다의 조리법이 있듯 사람에게도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손길과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선택하는 길과 그 길에서 얻는 의미는 다릅니다.

여러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일상의 장소가 얼마나 깊은 삶의 기록을 품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우리가 서울 식당, 서울 맛집을 찾을 때는 메뉴와 분위기, 가격과 평가를 먼저 살피지만, 그 공간을 만든 사람의 시간을 알고 나면 같은 식당도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음식 한 접시 뒤에 누군가의 오랜 고민과 노력이 있다는 사실은 평범한 식사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물론 이 책의 의미가 식당과 외식업에만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사람이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 고민합니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 산 인생이란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도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소진하는 삶과, 조금 느리더라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차이를 독자가 직접 생각해보도록 이끕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일입니다.

그 길은 처음부터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러 경험을 해보고, 기대와 다른 결과에 실망하고, 때로는 돌아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의미 없어 보이는 경험도 훗날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직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성장의 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해 지친 분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자신의 일을 사랑하면서도 현실의 벽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분들이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위안을 얻으실 것입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유명한 사람의 특별한 성공담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친근합니다.

책을 읽으며 서울 식당과 서울 맛집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덤입니다.


이 책은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도, 내일 당장 인생을 바꾸게 해주는 마법 같은 책도 아닙니다.

대신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일이 나만의 부족함 때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흔들리는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인생에는 정해진 레시피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의 실패와 기쁨, 만남과 이별을 재료 삼아 세상에 하나뿐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원북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그 과정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정한 기록입니다.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잠시 멈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들의 삶이 내일의 답을 대신 정해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오늘의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도록 도와줄 테니까요.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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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괴담 - 기괴하고도 불길한 일본 실화 100
마츠바라 타니시 지음, 김지혜 옮김 / 시원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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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믿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을 정리하며 살아갑니다.

한밤중에 무언가를 보았다면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두곤 합니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착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선명하고,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어떨까요?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읽는 동안 무서운 장면 자체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았던 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온 현실이 생각보다 불완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공포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괴담책이 치밀하게 쌓아 올린 긴장감과 극적인 반전으로 독자를 놀라게 한다면, 이 책은 이미 일어난 사건의 흔적을 보여주며 독자가 스스로 두려워하도록 만듭니다.

한밤중에 마주친 낯선 형체, 사람이 떠난 집에 남겨진 이상한 기록, 평범한 물건에서 발견되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 이야기는 때로 너무 짧아서 제대로 놀랄 틈조차 주지 않지만, 바로 그 짧음이 무서움을 증폭시킵니다.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 이야기를 멈추는 방식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연출 없이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무서운 이야기가 탄생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공포가 반복되면 독자는 어느 순간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저주와 빙의, 사고물건, 기묘한 존재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을 오가며 공포의 형태를 끊임없이 바꿉니다.

어떤 이야기는 노골적으로 섬뜩하고, 어떤 이야기는 무엇이 무서운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채 불쾌한 여운만 남깁니다.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공간이 오히려 더 두렵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공포의 대상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과 그 존재를 확신할 수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자극적인 장면보다 상상할 여백을 남기는 섬뜩한 공포가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이 책이 다른 괴담집과 구별되는 또 다른 특징은 현실과 이야기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사고물건에 얽힌 경험을 수집해 온 마츠바라 타니시는 자신이 직접 겪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독자를 기묘한 세계로 안내합니다.

저자가 웃음을 만들어내는 개그맨 마츠바라라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유쾌함과 두려움은 서로 반대편에 놓인 감정처럼 보이지만,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습니다.

여기에 사건과 관련된 사진이나 공간의 평면도 같은 자료가 더해지면,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공포가 현실의 장소와 물건에 연결됩니다.

사진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공간과 흔적을 마주하는 경험은 독자로 하여금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묻게 합니다.

바로 이런 점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를 읽는 것과는 다른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일본 괴담 특유의 음산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겠습니다.

익숙한 주택과 골목, 오래된 인형과 낯선 사람처럼 일상적인 요소들이 어느 순간 불길한 존재로 바뀌는 방식은 일본 도시 괴담이 지닌 매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 책은 귀신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과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특히 일본 실화 괴담이라는 특성은 이야기를 읽는 감각을 조금 다르게 만듭니다.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 허구의 세계를 관찰할 때와 달리, 현실의 어딘가에도 비슷한 일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경험담이라는 이유만으로 초자연적인 현상까지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서 사건을 바라보는 경험은 그 자체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할 때 불편함을 느끼고,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가능한 설명을 찾습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인지, 누군가의 기억이 과장된 것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그러한 태도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를 읽는 순간 곧바로 설명하고 정리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믿음과 의심 사이에 잠시 머무르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견디는 일, 해답을 얻지 못한 채 질문을 남겨두는 일도 때로는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공포책을 넘어 인간이 미지의 세계를 대하는 태도에 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괴담은 결국 인간의 한계를 비추는 거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주인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알고 있는 것보다 알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익숙한 집과 골목, 매일 사용하는 물건조차 언제나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두려움은 어쩌면 귀신의 존재에서 비롯되는 감정만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세계가 더 이상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감정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괴담은 귀신이 등장하지 않아도 무섭고, 어떤 이야기는 마지막 문장을 읽은 뒤에도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사건의 진상을 추측하는 재미뿐 아니라, 끝내 답을 얻지 못한 채 남겨지는 질문의 매력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공포의 진짜 무대는 책 속의 어두운 공간이 아니라, 그것을 읽고 있는 우리의 상상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동일한 강도의 충격이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짧은 기록 중심의 구성에 따라 어떤 이야기는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빈틈이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형식은 매력적입니다.

한 편씩 끊어 읽기 좋고,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잠깐 책을 덮고 상상에 빠져들기도 좋습니다.

긴 서사를 따라가야 하는 부담 없이 틈틈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 하나가 하루의 인상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 단편 괴담의 묘미입니다.

다양한 괴담 글을 짧게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구성입니다.


평소 도시 괴담이나 미스테리한 사건을 좋아하시는 분들, 현실적인 소재에서 비롯되는 오싹함을 즐기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잠깐의 독서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받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편씩 읽어 나가는 재미를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상적인 공간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과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 남기는 여운을 경험하고 싶다면 오싹한 공포책 추천 목록에 올려둘 만한 책입니다.


시원북스에서 펴낸 이 책의 모든 이야기를 무조건 믿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엇을 믿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공포는 반드시 정체를 드러내야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끝내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 때, 그것은 독자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무서워하는 것은 어둠 속에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보다,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서늘한 긴장감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책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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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천천히 자라도 괜찮아 - 너는 느리게 걷는 아이, 나는 발맞춰 걷는 엄마
구하라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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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길을 걷기를 바라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혹시라도 어려움을 겪게 될까 봐 한발 앞서 걱정하기도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더 잘해 주고 싶고, 사랑하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집니다.

그런데 그 마음이 커질수록 정작 사랑하는 사람의 속도를 기다려 주는 일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랑과 기다림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말과 걸음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는 특별한 상황에 놓인 한 가족의 기록이면서도,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또래보다 늦다는 사실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은 그 차이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일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해내는 일을 내 아이만 어려워할 때, 부모는 아이의 현재보다 아이가 앞으로 겪게 될지도 모를 세상의 냉정함을 먼저 떠올립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까지 미리 걱정하며 오늘의 평온마저 잃어버립니다.

이 책이 건드리는 아픔은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과 아이를 걱정하느라 무너지는 자신의 마음 사이에서, 부모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요.


이 책의 좋은 점은 느린 아이를 키우는 일을 아름다운 모성의 이야기로만 나열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엄마라고 해서 언제나 의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며, 자신이 무언가를 놓친 것은 아닌지 자책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믿다가도 다시 불안해지고,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저자는 그런 감정들을 감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위로는 잘 다듬어진 격려의 문장보다 깊게 다가옵니다.

언제나 강한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이 앞에서도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아이의 성장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달라지는 과정입니다.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고, 조금이라도 빨리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아이가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 줍니다.

두 아이와 함께 떠난 코타키나발루에서의 한 달은 그래서 단순한 여행기가 아닙니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마주하고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며, 아이가 스스로 반응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그곳에서 엄마는 아이를 변화시키는 일만큼이나 아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워 갑니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은 비슷한 육아 에세이와 구별되는 장점을 보여 줍니다.

흔히 발달과 성장에 관한 책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집중합니다.

반면 이 책은 성과를 앞당기는 기술보다 아이가 살아가는 환경과 경험,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에 주목합니다.

치료와 교육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성장을 책상 앞의 연습만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는 배우는 시간뿐 아니라 마음껏 움직이고, 낯선 것을 만나고, 실패하고,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물론 여행이 모든 발달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 역시 돌아온 뒤에도 이어지는 현실적인 고민을 감추지 않습니다.

바로 그 솔직함 덕분에 이야기는 기적을 약속하는 성공담이 아니라 삶의 불확실성을 견뎌 내는 기록으로 남습니다.


철학적으로 바라보면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시간의 기준에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같은 순서로, 같은 속도로 성장해야 할까요.

우리는 흔히 정해진 시기에 무엇을 해내는지를 기준으로 성장을 판단합니다.

걷는 시기, 말하는 시기, 글을 익히는 시기, 사회에 적응하는 시기까지 일정한 기준에서 벗어나면 부족함이나 지연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기준은 필요한 도움을 발견하게 해 주지만, 때로는 한 사람의 존재 전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특정한 능력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이 가진 다른 가능성까지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장은 눈에 보이는 결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에도 사람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익히고 있을 수 있습니다.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필요한 도움을 미루거나 모든 어려움을 그저 기다리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의 속도를 존중한다는 것은 필요한 도움을 적극적으로 찾으면서도, 그 도움의 목적이 아이를 남들과 똑같이 만드는 데 있지 않음을 기억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성장의 기준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대신 아이에게 맞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전하는 기다림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마음에 남는 것은 엄마의 조급함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저자는 자신을 가장 자주 무너뜨린 것이 아이의 느림보다 자기 안의 조급함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미래를 걱정하다 보면 우리는 그 사람보다 앞서 달려갑니다.

아직 도착하지도 않은 시간에 먼저 가서 불안을 만들고, 그 불안을 해결하려고 지금의 사람을 재촉합니다.

그러나 삶은 계획표처럼 정확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내가 정한 시점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그 사람이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서 있는 일이 아니라, 내 불안이 상대방의 삶을 대신 결정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마음을 살피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기다림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부모에게는 아이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무조건 괜찮다고 말하는 낙관과는 다릅니다.

저자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는 현실 속에서 아이를 믿는 법을 배워 갑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비로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도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오늘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아이의 성장을 믿는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아이의 가치를 결과에 맡기지 않겠다는 다짐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이 책은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며 불안과 죄책감을 견디는 부모님들께 우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인터넷 검색을 거듭할수록 더 많은 걱정이 생기고, 주변의 시선과 조언 때문에 자신이 좋은 부모인지 의심하게 되는 분들에게 의미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아이의 성장 속도 때문에 고민하는 가족뿐 아니라,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한 부모님들, 교육과 성취에 쫓겨 아이의 마음을 놓치고 있는 분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줄 것입니다.

더 넓게는 자신의 삶이 남들보다 늦다고 느끼는 분들, 정해진 나이에 정해진 성취를 이루지 못해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는 분들에게도 이 책의 이야기는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아이가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을 때는 불안한 얼굴로 더 빨리 가기를 요구하곤 합니다.

어쩌면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언제나 앞에서 끌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뒤처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곁을 지켜 주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어른을 만나기 위해 아이에게 필요한 시간만큼이나, 어른 자신에게도 배우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림은 언젠가 달라질 모습을 기대하며 현재를 견디는 일이 아니라, 아직 달라지지 않은 지금의 모습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의 자리를 내어 주는 일입니다.

아이는 엄마가 정한 시간표대로 자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성장을 멈춘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더 빨리 걷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발걸음을 잃지 않도록 곁에서 함께 걷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늘 더 빠른 사람을 칭찬하지만, 사랑은 속도만으로 누군가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그 사람만의 풍경을 만나고, 그 사람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워 갈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소중한 성장일 것입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속도를 함부로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말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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