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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1 - 우주 탄생부터 산업혁명까지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6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사를바꾼시리즈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교양과 상식을 확장시켜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화학 이야기의 개정판도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화학 지식이 세계사를 바꾼 지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들여다 보았습니다.

이번 1편에서는 우주의 탄생시점부터 시작하여 1800년까지의 시대 순서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탄생을 들여다보며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도 모두 별의 조각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점을 짚어 줍니다.
우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원소는 수소이며, 이는 물의 주요 구성요소이기도 합니다.
항성이 탄생할 때는 내부에서 원자핵과 원자핵이 충돌하는 핵융합이 일어나 다양한 원자핵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원소는 원자핵 안에 존재하는 양성자 수에 따라 결정됩니다.
마지막으로 항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면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원소의 원자가 우주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주의 탄생을 화학적으로 접근해보는 방식 자체가 흥미롭고 신선했습니다.
지구의 탄생 또한 우리에겐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우주에서 철과 돌 등이 모여들어 46억 년 전에 지구가 생성되었고 그로부터 7억년 뒤 거대 운석이 여러 개 충돌하면서 지구 표면에 금, 백금 등의 무거운 원소를 200억 톤 가량 흩뿌렸습니다.
이후 온도가 내려간 지구에 수많은 운석이 충돌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운석에 있던 유기화합물이 지구에 뿌려지게 됩니다.
그 유기화합물이 반응해 아미노산을 만들어내고 단백질 분자가 생겨난 뒤 그것들이 시스템을 구축하여 생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우주, 지구, 생명체의 탄생 과정을 이렇게 쉽고 빠르게 화학적으로 요약해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복잡하고 방대한 우주 과학, 지구 과학과 생화학의 연대기를 마치 잘 짜여진 단편 다큐 하나를 빠르게 훑어보게 하는 생동감과 신뢰감을 주는 이야기 전개였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과학, 화학을 쉽게 다뤄 대중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화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으로 화약의 발명을 꼽고 싶습니다.
불꽃놀이에 사용되는 화약은 1,2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800년대 초엽 중국에서 발명된 화약과 거의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진의 시황제의 불로장생을 위한 약초를 찾고 광물을 배합하는 과정에서 연단술 분야가 확립되었습니다.
이후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물질을 얻기 위해 다양한 물질의 조합을 시도했고,
그러던 중 우연한 사고로 혼합물에서 불이 붙었고 굉음과 함께 폭발하였습니다.
850년 무렵 완성된 도교 경전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이때 발명된 화약은 흑색화약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 화약이 목탄을 함유하고 있어 검은색 분말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흑색화약에 불을 붙이면 원자의 재편성, 화학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연쇄 반응으로 생겨나는 열과 함께 가스가 뜨겁게 팽창하게 됩니다.
휘발유나 가스 폭발을 일으키려면 공기 중의 산소가 필요하지만 흑색화약의 폭발은 화약 성분끼리의 반응이라 산소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를 기본으로 하여 발전한 중국은 송나라 때 이미 독가스탄, 수뢰와 지뢰, 다연장 로켓포 같은 현대 병기의 기원이 되는 무기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 무렵 유렵에서는 여전히 검과 활을 이용한 전쟁을 치렀으니 화학의 위대함과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해줍니다.
여기서는 과학의 아이러니를 살짝 생각해는 지점도 있습니다.
영원한 삶을 구하던 도교의 연단술사들이 도리어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살상 무기의 시초인 화약을 발명했다는 점입니다.
과학의 발전이 인류의 의도나 목적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은 저에게는 늘 아이러니로 다가옵니다.
더불어 흑색화약의 폭발 매커니즘은 화학적 지식이 부족한 이들에게도 과학적 이해도를 높여주는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기 중의 산소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반응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아는 일반적인 연소와는 다른 것이라 질산칼륨이라는 물질과 함께 흑색화약의 화학적 특성까지 쉽게 받아들이게 해주는 지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중국에서 발명된 화약이 이슬람 세계를 거쳐 유럽으로 넘어가 유라시아 대륙의 봉건 영주 계급을 몰락시키고 근대를 촉발했다는 것으로 의미를 확장해 본다면 화학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되돌아 보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화학을 기반으로 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속에서 기본적인 화학적 지식을 더해줄 뿐 아니라 그것으로 바탕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꿰뚫어 보게 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 역사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흥미롭게 전개되는 책이었기에 화학이 가진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쉽고 편하게 전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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