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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개정판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6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주의 탄생부터 1800년대에 이르는 방대한 화학의 연대기 속 흥미로운 지점들을 잘 짚어낸 1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2편도 망설임 없이 빠르게 펼쳐 읽어 보았습니다.
2권은 1800년대 이후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내용들이 많아서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오히려 1권보다 빨랐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시리즈로 된 책이 주는 짜릿했던 독서 경험을 다시 떠올리며 책의 주요 지점들을 짚어 보겠습니다.

전쟁의 신으로 불린 나폴레옹은 엄청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정복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를 침공한 프랑스군 40만 명은 내부에서 발생한 발진티푸스 등의 감염병으로 인해 괴멸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그 이유로는 여러 지역을 이동하여 수많은 주민과 접촉하고 위험천만한 수원에 의지한 탓이 컸습니다.
잠시 제가 알고 있던 기존의 내용들을 떠올려 봅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은 역사상 기억될 군사적 비극이기도 합니다.
총칼보다 무서운 것이 감염병이라는 것은 과거 전쟁에서 비일비재했습니다.
러시아의 강력한 추위 때문에 나폴레옹이 패배했다고도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그 전부터 활동을 시작한 발진티푸스와 이질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과 오염된 식수는 치명적이었고 이런 의학적, 위생적 리스크를 간과한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어쩌면 인간이 거대한 자연 환경이나 풍토병, 기후를 결코 극복해낼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 비극은 전쟁에서 의학적 전략도 필요하다는 점을 각인시킨 지점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처럼 이 책에서 조금 얕게 다뤄지는 부분에서 독자들은 자신만의 지식을 꺼내보거나 또는 추가적으로 관련 정보를 찾아봄으로써 마치 알고리즘을 타고 가며 지식을 더해가는 느낌을 받게 해 주었습니다.
이런 주체적 지식의 확장성을 보장해 준다는 점 또한 이 책의 장점이란 생각이 듭니다.

여름의 문 앞에 서 있기에 냉동 장치의 발명도 눈여겨 본 지점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냉동고는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얼음을 구하고 이용했을지에 대한 이 책의 접근은 흥미롭습니다.
당연히 옛날 사람들은 전적으로 자연에 의존하여 얼음을 구했습니다.
높은 산이나 깊은 동굴 등에 있는 얼음을 잘라와 빙실이라는 이름의 동굴이나 땅 속을 판 서늘한 구멍 같은 곳에 보관했습니다.
반면 요즘은 과학 기술을 이용해 가볍게 극저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냉동, 냉장의 역사에서 위대한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 중 손에 꼽히는 인물로 존 고리가 있습니다.
존 고리는 피스톤으로 공기를 팽창시켜 식히고 차게 식은 공기를 다른 방으로 보냈습니다.
그런 뒤 그 찬 공기로 소금물을 식히는 사이클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소금물을 영하까지 식힌 다음 그것을 사용해 물을 얼려 얼음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획기적인 냉장고, 냉동고를 발명했으나 출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불행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궁금해 조금 더 찾아보니 흥미로운 것이 있었습니다.
존 고리가 얼음 제조 장치로 특허를 받았음에도 결코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던 이유는 비단 자본의 부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북부에서 천연 얼음을 채취해 전 세계에 팔아 막대한 부를 쥐고 있던 얼음 왕 프레드릭 튜더를 비롯한 기득권 세력이 존 고리의 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든 얼음은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며 질병을 유발한다는 악의적인 역바이럴 마케팅까지 펼쳤다고 합니다.
그로 인한 투자자들의 투자 철회는 존 고리를 불행으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의 생각으로는 너무나 터무니없고 참담한 순간입니다.
지금껏 아무렇지도 않게 시원한 얼음을 당연한 것으로 누렸지만 이제는 기존 세력에 맞서 처절하게 지켜낸 존 고리에 대한 감사함을 느껴야겠습니다.
더불어 이렇게 자연의 시대를 지나 기술의 시대로 나아간 지점들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가볍게 넘어갔던 순간들에 화학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짚어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흥미로운 과학, 화학,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서 느껴지는 메시지와 울림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떠올려보거나 새롭게 더 찾아보게 되는 것들은 우리의 지적 탐구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책과 함께 많은 이들이 화학과 조금이라도 더 친근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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