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의 경제학 - 보잉에서 구글·쿠팡까지 미국을 움직이는
진주화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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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비를 검은 거래, 뇌물수수로 여기지만 미국이나 유럽 주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로비가 제도 안에서 작동합니다.

단순히 로비에 대한 선악을 구분하여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로비의 매커니즘을 경제적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책이라 흥미로울 것 같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국가를 상대로 이루어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로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로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우리나라 독자들이라면 당연히 무언가 특혜나 부정으로 보여질 수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편협한 시간이 보다 넓어질 것입니다.

최근 붉어진 쿠팡 사태는 쿠팡이 미국 정치권에 로비를 한다는 것 또한 뉴스화 되었기에 이를 짚어보는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로비스트 제도화와 관련된 의견을 피력한 적도 있으니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어볼 이유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선 로비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로비 제대로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 보았습니다.

미국은 수많은 기업과 단체들이 의회와 행정부를 대상으로 로비 활동을 합니다.

2025년 기준 상위 로비 지출 순위 산업을 보며 1위가 헬스케어, 2위가 금융보험부동산, 3위가 통신전자입니다.

2025년 산업 규모별 로비 집중도 순위는 1위 농업임업어업이고 2위가 에너지천연자원, 3위가 항공우주방위산업입니다.

여기서부터 제 생각이 살짝 잘못되었음을 감지했슨비다.

저는 방산이 무조건 1등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제가 가진 오해와 편견의 그늘이 상당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의 그런 생각을 하나하나 부숴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헬스케어에는 약가 규제, 보험 급여 기준, 인허가 제도, 특허 정책 등이 곧바로 매출과 이익에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정책이 곧 손익계산서이다보니 상시적으로 로비 활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제 편견의 모태였던 방산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긴 합니다.

헬스케어보다 높은 집중도를 보여주는 방산 매출의 대부분이 정부 조달 예산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저자는 짚어냅니다.

결국 정책 리스크가 크고 정부 결정이 사업 모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일수록 로비 집중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로비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린다 김 사건은 아직까지 기억할 정도입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한 대외 활동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며 돈이 연결될 경우 부패와 불법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로비와 뇌물이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로 인해 기업의 정책 대응 활동들이 음성화되거나 최소화되었고 정책 결정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나 제도 설계에 대한 의견 제출까지도 로비로 낙인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규제하고 무엇을 투명한 제도 안에 둘 것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로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세계 경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로비의 작동 방식이 훨씬 더 복잡해지고 국제적으로 확장되어 간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로비를 무조건 부정할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이해하고 어떻게 구분, 관리할 것인지 현실적 기준과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어지는 로비를 경제학적으로 들여다보는 내용들은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의 바이오 제약 산업이 세계를 주도하게 된 이유에는 혁신적 기술 외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 되었습니다.

신약 개발에 어느 정도의 자본이 투자되고 시간이 투입되는지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기초 연구, 예측 가능한 승인 절차, 지식재산 보호의 삼박자가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악명 높은 약가 형성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약 개발과 상업화의 동력이 됩니다.

미국 바이오 산업은 보호와 제도 설계가 산업을 억제하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즉, 로비가 규제를 악화시키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가능하도록 매커니즘을 바꾸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로비 속 경제학적 매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이제 로비의 존재 여부 자체가 아닌, 어떤 규칙 아래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자본과 공급망, 데이터와 기술이 국경을 넘는 시대인 지금의 로비 또한 국경을 넘습니다.

그렇기에 그 원칙도 국경을 넘어야 합니다.

공개되고, 기록되며, 비교 가능하고, 사후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로비 매커니즘을 통해 불법적인 특권의 통로가 아닌 정보와 책임이 교환되는 통로로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이 책은 로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시작으로,

로비의 경제적 매커니즘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게 합니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로비이기에 많은 이들이 이 책을 기초로 로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층층이 쌓아보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져보셨음 좋겠습니다.



#로비의경제학 #보잉에서구글쿠팡까지미국을움직이는 #진주화 #미래의창 #로비 #경제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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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중국사 - 진시황의 ‘천하’에서 시진핑의 ‘신시대’까지, 3,500년을 단 한 권에 꿰는 가장 선명한 통찰 역사를 알고 떠나는 세계인문기행 5
린다 제이빈 지음, 최경은 옮김 / 진성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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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중국은 우리와 가까운 나라이고 역사적으로 연관된 지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세계 속의 중국의 위상은 물론이고 우리와 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사를 제대로 알아두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중국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내는 책을 통해 중국사를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크게 4부, 작게는 15개의 파트로 중국사 전체를 단 1권의 책으로 요약 정리해준다는 것에 감사해 하며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중국의 기원을 어디로 볼 것인가에 대한 것 자체가 저에겐 흥미로운 요소였습니다.

중국 최초의 왕조는 우왕이 세운 하나라입니다.

사기에서 하나라를 17대에 걸쳐 이어진 세습 왕조로 기록하고 있지만 20세기 중반까지 하나라는 오래도록 전설의 왕조로 분류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학계는 허난성 예늣현에서 발견된 이리두 유적을 통해 하나라의 수도로 비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제 학계에서는 실존 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자 사료로 확증되는 왕조는 상나라입니다.

과거 은나라로도 자주 불렸던 상나라는 고고학적 유물과 문자 기록을 통해 실존이 완벽하게 증명된 중국 최초의 왕조입니다.

상나라가 실증 가능한 역사의 단계로 올라선 이야기를 이 책에서 전하고 있는데, 그 발견 자체도 흥미로운 서사였습니다.

하나라와 상나라의 역사는 중국 문명의 출발점인 동시에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원 서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접근해보게 하는 지점이었습니다.


이후 진, 한, 당, 송, 원, 명, 청으로 이어지는 중국 역사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조금씩 알아왔던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학창시절에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주변국 중국의 역사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학창시절에 단편적으로만 배웠던 내용을 이 책에서는 보다 세세하게 들여다보며 명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책 앞부분에 있는 연표는 그 당시의 서양의 역사는 어느 지점이었는지까지 비교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딱딱한 역사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시, 그림 등을 연계한 이야기가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다 쉽고 빠른 이해를 도와주는 지도 또한 적절하게 첨부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지점은 파트별로 마지막에 따로 테마를 정해 정리해주는데 이 부분들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대만의 역사와 양안 관계를 다룬 부분은 현시점에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징의 시각에서는 아직 종결되지 않은 내전의 잔여이며 2005년에 제정된 반분열국가법은 대만의 독립 선언 시 비평화적 수단을 쓸 수 있는 근거를 성문화 했다는 점을 저자는 짚어 줍니다.

반면 타이베이의 시각에서 대만은 이미 실질적으로 독립된 민주 국가로 판단하고 있음을 저자는 얘기합니다.

여기서 잠시, 아시아를 너머 국제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이 있는 이 문제를 조심스레 되짚어 보았습니다.

베이징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미국 등 우방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는 대만이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대만 사회 절대 다수의 민심은 통일도, 급진적 독립 선언도 아닌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뉴스를 접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실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과연 이것을 베이징이 방관할지가 의문입니다.

베이징은 일국양제라는 한 국가 두 체제에 기반한 평화 통일을 주장하지만 홍콩의 자치권이 무력화되는 과정을 지켜봤기에 일국양제라는 사탕발림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서 세계는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공급망이 대만과 연계되어 있음을 지적합니다.

민주주의 진영에서는 기술 패권을 지켜내기 위해 대만을 안정적으로 유지 확보하려 하는 것입니다.

미국 또한 이런 시각으로 대만을 고려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만해협은 원유 등 핵심 에너지 수송로가 연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한미군의 개입이나 북한의 도발까지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 복잡합니다.

트럼프 2기에 더 명확해진 기존 세계 질서의 붕괴와 변화의 바람이 대만 문제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면서도 두렵습니다.


중국 현대사에서 아픔의 순간 중 하나였던 천안문 사건은 여전히 중국에서는 비밀의 기억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저자가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여전히 이 내용이 비밀처럼 여겨진다는 것은 중국 현 정부의 성격을 보여주는 잣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민들의 정당한 민주화 요구를 군대를 통해 짓발은 잔혹한 국가 폭력은 마땅히 반성, 청산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은 경제는 개방하지만 정치는 독점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시 진압이 되지 않았다면 소련이나 동유럽처럼 붕괴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고 그랬다면 현재의 중국 경제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렇게 결코 정당화 되거나 미화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만 문제도 그렇고 천안문 사건이 다뤄지는 방식 또한 중국 공산당 체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앞으로의 중국의 행보가 어떨지는 더 궁금해집니다.


이처럼 이 책은 중국의 역사를 단 1권의 책으로 화끈하게 정리합니다.

그 속에는 제가 전혀 몰랐던 역사적 내용들이 많아 신선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역사를 다룬 지점들이 흥미는 물론이고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지점들을 남겨줘서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은 것을 시작으로 중국사에 관심을 가지고 더 깊이있게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가장짧은중국사 #진시황의천하에서시진핑의신시대까지 #3,500년을단한권에꿰는가장선명한통찰 #역사를알고떠나는세계인문기행 #린다제이빈 #최경은 #진성북스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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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을 지나 나를 만나다 - 삶의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천하이센 지음, 하은지 옮김 / 알토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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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저자는 18년간 8천 명이 넘는 내담자를 상담해 온 경험을 가진 심리 전문가입니다.

수많은 이들에게 불안과 상실, 삶의 방향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왔기에 저 또한 이 책을 통해 검은 숲을 지나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힘을 얻을 수 있기 바라며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삶의 역경 속에서 지혜를 얻고, 실패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곧 검은 숲이 주는 선물이라고 합니다.

그런 자아를 발견해 내는 자아 전환을 위해서는 크게 4가지, 작게는 15가지의 단계를 제시합니다.

우선 우리는 부름에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익숙한 과거의 자아와 작별한 뒤,

새로운 나를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만의 나침반으로 새로운 자아를 탄생시킬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기대는 물론이고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단계를 그대로 따라가려 합니다.

그 모든 것이 내 것이라 착각하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신념과 좌표의 이동은 타인의 시선이라는 거울을 깨뜨리고 내면의 고유한 결에 귀를 기울이는 정체성의 연금술입니다.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바뀌었기에 과거의 피해자였던 자아는 비로소 자기 서사의 주도권을 쥔 창조자로 거듭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은 읽다보면 전혀 어렵지 않는 이야기를 가슴 속으로 깊이 남겨준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을 상담하며 저자가 만들어낸 가슴으로 메시지가 닿게하는 노하우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전문가의 따분한 조언이나 어려운 말이 아니라 정확하게 우리의 심리를 파악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이 겹쳐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심리학을 다루지만 철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삶에 균열의 지점, 내면의 부름이 시작되는 순간으로 짚어내는 부분은 하이데거의 실존적 불안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하이데거는 세상의 평판과 사회적 기준을 따르며 살아가다 예고 없이 찾아온 불안이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고독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이데거는 이 불안이야말로 타인의 지배에서 벗어나 본래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신호라 말했기에 저자의 글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익숙한 과거의 자아와 작별하고 새로운 자아로 나아가는 것은 니체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니체 사상에서 사회적 의무와 타인의 기대를 묵묵히 짊어지고 달리는 낙타에서 기존의 가치를 거부하고 낡은 규범에 저항하는 사자로 변하기 위해서는 기존 체제와의 부딪힘은 불가피합니다.

무너지지 않으면 바뀌지 않기에 기존의 우상을 망치로 부수고 주체적인 나 자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저자의 글과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심리학 이론이나 심리학자들에 대한 이해가 깊으신 분들은 그것들과 연계한 생각들을 보다 깊게 해볼 수도 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불안과 상실, 삶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는 이들에게 가벼운 위로나 따뜻한 충고를 전하는 책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며 그 아픔과 상처의 필요성까지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게 합니다.

우리 스스로 어둠의 검은 숲으로 들어가 정면으로 그 고통과 상실, 불안 등을 직시하여 그것에서 스스로 벗어나올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낡은 우리 자신을 깨고 나와 비로소 새로운 자아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에겐 이 책이 니체와 같은 지독하게 냉정한 실존주의를 다룬 심리 철학서처럼 느껴졌습니다.




#검은숲을지나나를만나다 #삶의길을잃어버린사람들을위한안내서 #천하이센 #하은지 #알토북스 #심리학 #교양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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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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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심리학, 역사를 아우르는 이전의 세계척학전집 시리즈를 유의미하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초월자의 조건 또한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부제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우리가 더 나은 자신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위대한 사상가들의 이야기는 헤세의 자기 파괴, 니체의 위버멘쉬, 로버트 키건의 변화면역 등의 개념으로, 날카로운 현실적 철학 조언을 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철저하게 현실을 직시하게끔 하고 그 속에서 기존의 틀을 부수고 더 나은 나로 나아가게 하는 철학자를 딱 1명만 꼽으라고 하면 니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처음으로 다뤄지는 것이 니체의 르상티망입니다.

니체 철학의 핵심을 관통하는 주요 개념 중 하나가 르상티망인데 이것은 단순한 심리학적 용어를 넘어 인류의 도덕 역사와 인간의 실존적 한계를 분석하는 강력한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어인 르상티망의 원래 의미는 원한, 증오, 질투에 가깝습니다.

반면 니체가 정의한 르상티망은 약자가 강자에게 시기와 질투, 원한을 품으면서도 스스로의 무력함 때문에 이를 외부로 표출하지 못하고 내면으로 쌓아두는 억압된 감정을 얘기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솝우화에서 여우가 높은 포도나무의 포도를 먹지 못하자, '저 포도는 분명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 라며 포도의 가치를 폄하하고 돌아서는 심리 상태가 전형적인 르상티망입니다.

니체는 르상티망을 통해 인류의 도덕사와 종교를 해부하며 자신의 독창적인 철학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도덕의 계보학에서 주인 도덕과 노예 도덕으로 인류의 도덕을 나눕니다.

니체는 서구 사회를 지배해 온 기독교 도덕과 플라톤주의가 바로 노예 도덕의 결정체라고 보았습니다.

현생에서 억압받고 가난한 약자들이 강자에 대한 르상티망을 이겨내기 위해 부자는 천국에 가기 어렵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가 구원을 받는다라는 내세의 논리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니체는 이것이 현실의 삶을 부정하고 나약함을 정당화하는 허무주의로 이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니체는 르상티망에 빠져 삶을 비관하는 수동적 허무주의자에 머물지 말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능동적 허무주의자이자 초인, 위버멘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이 책에서 니체의 철학 전체가 자연스레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전개가 결코 어렵지도, 난해하지도 않아 많은 이들이 쉽게 니체의 철학적 사고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헤세의 자기 파괴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데미안을 읽어보지 않은 이들도 아는 유명한 문장이 있습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 한다.

(다양한 번역이 존재하지만 이 책에서 인용한 번역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헤세가 말하는 알은 단순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관습, 도덕적 기준, 부모의 가치관은 물론이고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려는 나 자신의 나약함까지 포함합니다.

새가 되기 위해 알을 파괴하는 행위는 자기 파괴의 투쟁적 과정입니다.

기존의 나를 깨고 나오지 않으면 새로운 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실존적 의미이기도 합니다.

니체의 사상에서 기존의 노예 도덕과 타성에 젖은 허무주의가 바로 헤세의 알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헤세는 알을 깬 새가 아브락사스라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고 했습니다.

아브락사스는 빛과 어둠을 모두 포괄하는 신으로 세상이 이분법적으로 나눠 놓은 기준을 넘어선 상징입니다.

이는 니체의 초인, 위버멘쉬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결국 나의 모든 운명을 사랑하며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는 존재가 되는데 그것이 바로 알을 깨고 나온 새일 것입니다.


이렇게 이 책에 담긴 유명 사상가들의 이야기들은 어느 지점에서는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니체와 헤세를 이어보았지만, 다들 나름의 연계되는 지점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주변, 관습, 환경, 나 자신에게 안주하기 보다 더 나은 나라는 새로운 세계로 알을 깨고 날아가기 위해 우리는 더 깊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니체의 르상티망 극복과 헤세의 알을 깨는 투쟁 모두 그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일 것입니다.

내 삶의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가 되어, 내 삶을 온전하게 바로 세울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초월자의조건 #야망은큰데왜아직도평범한가 #세계척학전집 #이클립스 #모티브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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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詩로 태어나다 - 비울수록 맑아지는 삶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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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과 메시지를 남기고 법정 스님이 떠나신지도 벌써 16년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법정 스님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바탕으로, 저자가 시를 적어내고 그에 덧붙이는 글을 담았습니다.

저자가 가치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썼다고 하였으니,

그 마음을 잘 이어받아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먼저 법정 스님의 말씀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 중에는 무소유가 가장 유명합니다.

여기서 무소유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유물에 내가 잠식당하는 역설을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비워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채울 수 있다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맑고 향기롭게 또한 법정 스님의 주요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맑게 함으로써 내가 서 있는 이 세상까지 향기롭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 외에도 침묵과 고독과 관련된 다양한 메시지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에는 그런 뉘앙스를 지난 법정 스님의 많은 메시지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걸 이 책의 저자가 어떻게 시로 표현해냈는지 들여다보는 지점도 의미가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또 한걸음 더 나아가 나만의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즉, 법정 스님, 저자, 그리고 나로 연계되는 문학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깊은 사고는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우리는 도파민, 소유, 타인과의 비교 등에 대한 집착이 더욱 강해져가는 느낌입니다.

<자신의 빛깔을 지니고 진정으로 자기 자신답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삶을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자기 처지와 이웃의 처지를 견주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법정 스님이 남기신 글이 주는 울림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무소유의 가르침은 타인과의 비교와 소유의 욕망에 빠져든 우리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저자는 자기다움의 빛과 향기를 갖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근본이자 목적이라는 의미가 담긴 시로 이 내용을 확장해 냅니다.

더불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습니다.

이에 저의 생각들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실존주의 철학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지 말고 고유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니체의 초인, 위버멘쉬와 아모르 파티가 이것과 그 결을 같이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불교에서는 저마다 다른 원인과 조언이 결합하여 각자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나와 타인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인과 연에 의해 피어난 대체불가능한, 유일무의한 존재인 것입니다.

이렇게 법정 스님의 가르침과 저자의 글, 그리고 기존 제가 알고있던 철학적 메시지를 확장하고 비교해보며 보내는 시간이 의미 있었습니다.


꽃은 필 때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질 때도 고와야 한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 또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저자는 꽃이 사랑받는 것은 향기를 품고 예뻐서이기에 언제나 향기로워야 꽃이고 언제나 예뻐야 꽃이라고 의미를 확장해 냅니다.

저는 여기서 집착하지 않는 아름다운 마무리, 떠날 때의 아름다운 뒷모습이라는 메시지를 담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물러남에 있어서도 우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불어 결국 꽃의 향기와 아름다움은 그 본질적 가치일 것이고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다는 의미이기에,

우리의 고유한 본질과 존엄성은 그 어떤 순간에도 유지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따뜻한 봄날이 있고 매서운 추위의 겨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우리 본연의 주체성과 본질을 유지하며 아름답게 살아가야 함을 재확인하게 되는 지점이었습니다.


이렇듯 이 책은 글을 읽는 시간만큼 생각의 시간도 보장해주는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각자 나름의 생각과 삶에 대한 방향성을 이 책 속의 법정 스님의 말씀과 저자의 글을 통해 확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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