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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중독 - 그들은 왜 지배할수록 괴물이 되는가
카르스텐 셰르물리 지음, 곽지원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4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이 책은 서문에서 이 책의 방향성에 대해 미리 알려줍니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권력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서가 아닙니다.
주변인들을 조종해서 내 말을 따르게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심리 기술서도 아닙니다.
이 책은 권력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하여,
권력의 부작용을 통제하기 위한 보다 건설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즉, 사회적 차원의 건강하고 성숙한 권력 사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책처럼 권력과 심리학을 연계한 책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접했던 책 기준으로는, 그 내용 속 주장이나 철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되는 것들의 현실적 고증이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지점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었는데 과연 이 책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권력의 정의부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독일인이다보니 그와 관련된 언어적 출발과 철학이 동반됩니다.
특히 권력 개념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막스 베버의 이론은 권력 개념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베버는 권력을 사회적 관계 안에서 그 근거가 무엇이든 타인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모든 가능성으로 봅니다.
이후 수많은 학자들을 거쳐 결국 권력은 다른 사람들을 자기 의지에 따라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잠재력으로 보게 됩니다.
물론 정해진 정답은 없기에 다양한 시각과 접근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기에 충분히 더 사유해 볼 부분도 있습니다.
이어 권력은 처벌, 보상, 합법성과 정당성, 전문성, 카리스마에 기반하여 도래한다는 점을 알려 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권력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위해 자주 예시로 선택되는 것이 바로 영화 반지의 제왕 속 골룸이 집착하는 반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지의 영향 아래 놓인 프로도는 가장 가까운 친구 샘조차 의심하게 되는데 이렇듯 권력은 인간관계와 감정마저 왜곡시키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프로도가 반지의 힘에 의해 서서히 무너져가는 모습은 권력이 얼마나 치명적이고 매혹적인지, 그리고 그로 인해 인간이 어떻게 파괴와 타락으로 이어지게 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권력은 조금씩, 아주 천천히 뇌 안에 스며들어 일상이 되며 단기적, 장지적으로 사람의 경험과 인식, 행동 전반에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관련된 내용을 전개함에 있어 이 책은 다양한 작품, 심리학자, 권력자들의 일화를 들려줍니다.
이런 전개는 조금 더 쉽고 편하게 내용을 이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의 장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책의 초중반은 충분히 쉽게 납득 가능한, 어느 정도 익숙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파트에서는 확실히 새로운 저자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강점은 두 번째 파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이 인간 심리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 사회 심리학적으로 밝혀진 것들을 바탕으로 권력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권력이 일부 높은 사람들의 일일 뿐이고 나와는 별 상관없다는 인식을 가질 수도 있는데 이런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권력을 책임감 있게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을 키우려면 관련된 지위나 위계 같은 개념이 일상에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책의 앞선 내용을 통해 우리는 권력의 단 맛은 근원적인 것이며, 권력을 원하는 방식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를 완전히 거부하는 이는 없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권력이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향으로 발휘될 때 그것이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더불어 권력자에게는 권력이 가잔 부작용으로부터 그를 지켜줄 존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권위적인 리더쉽과 반대편인 맹목적 복종의 위험성 또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조직적 측면에서 임파워먼트 중심의 리더쉽의 유용성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으니 충분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권력은 나누고 교체해야지만 조직, 공동체가 평화롭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저자의 주요 제안을 얼마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느냐가 이 책의 가치를 독자 스스로 결정하는 지점이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가볍게 권력과 심리학에 대한 개인적 접근으로 시작하여 조직, 사회 공동체로 나아가는 정석 전개를 보여줍니다.
권력에 대한 찬반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심리가 권력을 탐닉하는 지점을 꿰뚫어 보고,
그런 권력을 성숙한 도구로 우리의 개인, 조직, 사회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조언과 함께 우리 스스로에 대한 사유의 지점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앞에 마주 선 사람에게도 의미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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