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 따라 걷는 거야
박동기 지음 / 작가와비평 / 2025년 11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이 책은 퇴직 후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트레킹을 시작한 저자가 꼼꼼하게 기록한 여행 에세이입니다.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20여 곳의 해외 원정을 다녀왔으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행 중 매일마다 여정을 차분히 기록하여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알기에 이 또한 놀라웠습니다.
계획, 실행, 정리 세 가지 모두에 놀라면서 흥미롭게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트레킹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재미를 느끼면서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돌로미티는 몽블랑과 더불어 알프스 트레킹의 양대 산맥입니다.
돌로미티의 트레킹 루트 또한 셀 수 없이 많기에 자신의 일정과 체력, 방문하는 시기에 맞춘 적절한 코스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불암산에서 어깨를 다친 뒤 옥룡설산과 키르기스스탄 텐산산맥 트레킹을 취소하고 돌로미티 트레킹에 나섰습니다.
아니 저자의 나이를 감안하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작년에 2일간 여행한 것을 기본 바탕으로 이번에는 12일간의 여정을 이 책에 담고 있습니다.
돌로미티 트레킹을 시작하기도 전에 저자가 겪은 이런저런 에피소드만으로도 피곤이 몰려올 정도였습니다.
탐페초에서 시작하여 버스로 브라이에스 호수로 간 뒤 이후 12km 6시간 코스를 첫 날 일정으로 잡은 것을 보니 역시 뭔가 다름이 느껴졌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도착해서 첫 날 일정을 이렇게 소화한다는 것 자체가 저자의 나이대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라가주오이 산장이 왜 돌로미티 최소의 숙소로 손꼽히는지, 무려 1년 전에 미리 예약해야만 하는 곳인지 저자는 아름다운 석양 사진과 함께 전해줍니다.
다음날 새벽 일출을 위해 오른 라가주오이 전망대의 파노라마 사진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돌로미티의 하이라이트 트레치매, 사쏘롱고 암봉, 알프디시우시 대평원, 세체다 암봉까지.
돌로미티 트레킹을 열흘에서 보름 정도 일정으로 간다면 저자의 루트를 그대로 따라가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급부상한 코카서스 3국의 여행기는 20일의 세미 패키지 일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패키지, 세미 패키지, 자유 여행 등 다양한 여행 방법들 중에서 세미 패키지를 소개하며 이런 여행의 장단점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게끔 해줍니다.
교통, 숙소 등을 여행사에서 책임져 주는 일정이기 때문에 부담이 확실히 적어 아내와 함께 떠난 여행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일정은 자유롭지만 아무래도 숙소가 고정되어 있다보니 여행기 자체가 패키지 일정과 흡사했습니다.
그렇기에 자유 트레킹 여행을 떠난 이들 외에도 패키지 여행이나 그에 준하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마을 우쉬굴리의 이야기들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곳의 파노라마 사진 또한 책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마음 따라 걷기에 딱인 곳 같았습니다.
코카서스 3국은 최근 관광객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적인 최우선 여행 방문 리스트에서는 빠져있는 곳이니 조금이라도 덜 붐비고 때가 덜 묻었을 때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동남아 최고봉인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 등정은 1박 2일 코스로 조금은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 좋은 듯 합니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하며 묶어서 여행하시는 분들도 꽤 있을만큼 익숙하고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1박을 산장에서 해야 하는데 그 예약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보통 여행사를 끼고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꿀 팁이 나옵니다.
먼저 짐을 네 가지로 분류합니다.
호텔에 맡길 캐리어, 산에 올라갈 때 배낭,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차 안에 보관하고 갈아입을 여벌 옷, 작은 배낭에 넣지 못해 포터에게 맡길 큰 카메라 박스.
두 번째로 올라가는 절차를 상세히 알려줍니다.
입산 허가서를 받는데 소요되는 시간, 산장 숙박과 식사 그리고 입산 허가까지 필요한 비용이 1인당 60만원 정도, 거기에 더하여 등산객 5명당 1명의 의무 가이드 25만원까지.
이런 부분을 보면 높은 산을 가진 개발도상국들의 돈벌이 수단이 다들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노력과 부담스러운 비용을 커버하는 것이 눈부실만큼 등정해야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파노라마 뷰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깔끔하게 정리된 여행기를 기본으로 깨알 트레킹 꿀 팁과 함께 흥미로운 에피소드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읽는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력과 여건을 고려하여 자신이 가볼 수 있는 최선의 여행지를 선택하여 하루라도 빨리 떠날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책이었습니다.
오늘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건강한 시간인 것을 잊지 말고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해외 여행, 해외 트레킹에 대한 벽을 허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따라걷는거야 #박동기 #작가와비평 #여행에세이 #돌로미티 #문화충전 #서평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