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의 경제학 - 보잉에서 구글·쿠팡까지 미국을 움직이는
진주화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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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비를 검은 거래, 뇌물수수로 여기지만 미국이나 유럽 주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로비가 제도 안에서 작동합니다.

단순히 로비에 대한 선악을 구분하여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로비의 매커니즘을 경제적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책이라 흥미로울 것 같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국가를 상대로 이루어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로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로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우리나라 독자들이라면 당연히 무언가 특혜나 부정으로 보여질 수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편협한 시간이 보다 넓어질 것입니다.

최근 붉어진 쿠팡 사태는 쿠팡이 미국 정치권에 로비를 한다는 것 또한 뉴스화 되었기에 이를 짚어보는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로비스트 제도화와 관련된 의견을 피력한 적도 있으니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어볼 이유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선 로비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로비 제대로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 보았습니다.

미국은 수많은 기업과 단체들이 의회와 행정부를 대상으로 로비 활동을 합니다.

2025년 기준 상위 로비 지출 순위 산업을 보며 1위가 헬스케어, 2위가 금융보험부동산, 3위가 통신전자입니다.

2025년 산업 규모별 로비 집중도 순위는 1위 농업임업어업이고 2위가 에너지천연자원, 3위가 항공우주방위산업입니다.

여기서부터 제 생각이 살짝 잘못되었음을 감지했슨비다.

저는 방산이 무조건 1등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제가 가진 오해와 편견의 그늘이 상당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의 그런 생각을 하나하나 부숴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헬스케어에는 약가 규제, 보험 급여 기준, 인허가 제도, 특허 정책 등이 곧바로 매출과 이익에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정책이 곧 손익계산서이다보니 상시적으로 로비 활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제 편견의 모태였던 방산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긴 합니다.

헬스케어보다 높은 집중도를 보여주는 방산 매출의 대부분이 정부 조달 예산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저자는 짚어냅니다.

결국 정책 리스크가 크고 정부 결정이 사업 모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일수록 로비 집중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로비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린다 김 사건은 아직까지 기억할 정도입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한 대외 활동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며 돈이 연결될 경우 부패와 불법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로비와 뇌물이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로 인해 기업의 정책 대응 활동들이 음성화되거나 최소화되었고 정책 결정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나 제도 설계에 대한 의견 제출까지도 로비로 낙인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규제하고 무엇을 투명한 제도 안에 둘 것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로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세계 경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로비의 작동 방식이 훨씬 더 복잡해지고 국제적으로 확장되어 간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로비를 무조건 부정할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이해하고 어떻게 구분, 관리할 것인지 현실적 기준과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어지는 로비를 경제학적으로 들여다보는 내용들은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의 바이오 제약 산업이 세계를 주도하게 된 이유에는 혁신적 기술 외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 되었습니다.

신약 개발에 어느 정도의 자본이 투자되고 시간이 투입되는지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기초 연구, 예측 가능한 승인 절차, 지식재산 보호의 삼박자가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악명 높은 약가 형성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약 개발과 상업화의 동력이 됩니다.

미국 바이오 산업은 보호와 제도 설계가 산업을 억제하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즉, 로비가 규제를 악화시키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가능하도록 매커니즘을 바꾸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로비 속 경제학적 매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이제 로비의 존재 여부 자체가 아닌, 어떤 규칙 아래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자본과 공급망, 데이터와 기술이 국경을 넘는 시대인 지금의 로비 또한 국경을 넘습니다.

그렇기에 그 원칙도 국경을 넘어야 합니다.

공개되고, 기록되며, 비교 가능하고, 사후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로비 매커니즘을 통해 불법적인 특권의 통로가 아닌 정보와 책임이 교환되는 통로로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이 책은 로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시작으로,

로비의 경제적 매커니즘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게 합니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로비이기에 많은 이들이 이 책을 기초로 로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층층이 쌓아보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져보셨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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