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하는 남자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후계자 '요 네스뵈'는 노르웨이 프로 축구팀 몰데 FK의 선수였으나 부상으로 꿈을 접고 경제학자, 록 밴드 디 데레의 보컬리스트를 거쳐 북유럽 스릴러 문학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이색적인 이력을 지녔다. 전 세계 55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그의 작품 세계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과 도덕적 모호함을 파헤치는 날카로운 통찰력, 치밀한 플롯 설정이 특징이다. 작가는 북유럽 복지 국가의 이면에 숨겨진 계층/사회 문제를 하드보일드 문체로 그려내는 스타일을 고수해 왔다. 그는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인 질투와 권력에 주목했다고 밝혔으며 신간 <질투하는 남자>는 그 주제 의식을 12편의 단편에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장편 소설과 달리 짧은 호흡 속에서도 극도의 긴장감을 조율하는 작가의 필력을 확인할 수 있기에 장르 소설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한 책이다.


비채 신간 <질투하는 남자>는 작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편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네스뵈는 <박쥐>, <스노우맨>, <레오파드> 등 베스트셀러 해리 홀레 시리즈를 비롯해 <헤드헌터>, <아들>, <맥베스>, <킹덤> 등 방대한 분량의 장편 소설을 집필해 왔다. 이번 단편집은 단 몇십 쪽만으로 독자의 숨통을 조이는 서스펜스, 스릴러를 구축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영국 범죄작가협회 대거상 단편 부문 최종 후보작과 조셉 고든 레빗 주연의 아마존 프라임 영화 <킬러 히트>의 원작 소설인 표제작 <질투하는 남자>가 수록되어 작품의 탄탄함을 뒷받침한다.


총 12편의 수록작은 1부 질투와 2부 권력으로 나뉜다. 1부의 문을 여는 <런던>은 런던행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숀은 옆자리 승객 마리아에게서 남편의 외도에 복수하고자 자살 에이전시와 계약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다. 둘은 사랑에 빠진 듯하지만.. 남자는 치명적인 비밀을 숨기고 있다. 표제작 <질투하는 남자>는 그리스 칼림노스섬을 무대로 치정 사건 전문가인 니코스 발리 경감이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다. 용의자인 일란성 쌍둥이 형 프란츠와 동생 줄리안, 그들이 사랑하는 여인 헬레나 사이에서 벌어진 기만극을 추적하며 감정의 파괴력을 실감 나게 묘사한다. 니코스 경감 또한 과거 암벽 타기를 즐기면서 삼각관계에 빠진 전력이 있는 듯한데.. 막판 서로의 비밀이 밝혀지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명시 <가지 않은 길>의 숨겨진 의미와 얼개가 맞춰지는 서사가 일품이다. 차 안 어디선가 낯선 향기가 나는데? 질투의 대상이 된 두 여자는 비밀을 이미 알고 있다! 가 키포인트.. <쓰레기>는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수거원 이바르가 새벽 거리를 돌며 흐릿한 지난밤의 조각난 기억을 서서히 맞춰가는 과정을 스릴 넘치게 포착한다. <귀걸이>는 택시 기사가 회사 사장의 차 안에서 아내의 귀걸이를 발견하며 전개된다. 우연한 단서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의심으로 번져가는 심리 묘사가 압권.. 아내를 잃지 않기 위해 주인공이 내리는 처절한 선택을 그리며 집착의 서늘한 단면을 조명한다.


2부 권력에 수록된 <기억 파쇄기>는 노화를 멈추는 혁신적인 기술을 발견한 제약회사 연구원의 이야기를 통해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펼친다. 세븐일레븐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새치기하는 무례한 청년을 향해 자신만의 응징을 집행하는 <줄서기>, 팬데믹 이후 무법천지가 된 섬에서 무기를 든 변호사의 사투를 그린 <쥐섬> 등 추리물과 SF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장르적 변주를 보여준다. 총 700 페이지에 달하는 꽤 무게감 있는 분량이지만, 한 번 손에 잡으면 단숨에 반 이상 질주할 수 있는 쾌감, 몰입감을 선사한다.


요 네스뵈 미출간작 중 한국 독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소설로는 호러 스릴러 <나이트 하우스>를 추천하고 싶다. 범죄물에서 한 걸음 나아가 호러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작품으로 고립된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과 십 대 소년의 불안한 심리를 추적하는 작가의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범죄 소설의 틀을 넘어 장르적 확장을 거듭하는 네스뵈의 진면목을 확인하기에 탁월한 선택이다.






#요네스뵈 #질투하는남자 #비채 #김영사 #단편집 #북유럽스릴러 #해리홀레 #스릴러소설추천 #베스트셀러 #책리뷰 #독서기록 #서평 #신간도서 #추리소설 #킬러히트 #런던 #나이트하우스 #소설추천 #SF스릴러 #노르딕느와르 #디데레 #조셉고든레빗 #단편소설 #영화원작소설 #아마존프라임영화 #귀걸이 #심리스릴러 #반전소설 #글담카페이벤트 #서평단 #도서제공협찬 #신간추천리뷰 #책추천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