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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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팀 하포드'는 일상 속 인간의 행동 심리를 경제학 관점으로 명쾌하게 풀어내는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현대의 애덤 스미스라는 찬사를 받는다.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번역된 밀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로 대중적인 경제학 열풍을 일으켰으며 파이낸셜 타임스 시니어 칼럼니스트와 BBC 라디오 <모어 오어 레스> 진행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경제 저널리즘에 기여한 공로로 바스티아 경제 저널리즘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대영제국 훈장(OBE)까지 받은 그는 철저한 통제와 정돈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무질서와 혼란의 숨겨진 힘을 역설한다.


윌마 출판사에서 1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새롭게 출간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는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애덤 그랜트, 장강명 작가 등 오피니언 리더들의 추천을 받고 있다.


책은 총 9개의 장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어떻게 혁신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지 증명한다. 1장과 2장에서는 기계의 한계와 혼란스러운 세계의 단면을 비춘다. 저자는 고도로 자동화된 시스템이 오히려 인간의 대응 능력을 앗아가는 비극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27페이지에서 묘사된 에어프랑스 추락 사고 일화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잠에서 덜 깬 마르크 뒤부아 기장과 다비드 로베르 부기장이 통제 불능 상태의 여객기에서 겪은 극심한 혼란은 첨단 시스템에 맹목적으로 의존할 때 닥쳐오는 치명적인 위험을 경고한다.


3장과 4장에서는 고도의 전략과 의도적인 방해가 인간의 잠재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을 살핀다. 잘 짜인 계획보다 즉흥적인 행동이 예기치 않은 위협을 돌파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어지는 5장부터 9장까지는 예술과 비즈니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예측이 어려운 무질서한 환경이 발휘하는 마법을 추적한다. 10주년 기념 한국어판 특별 서문과 본문 곳곳에 등장하는 음악가들의 사례가 유독 짙은 여운을 남긴다. 쾰른 오페라 극장 밖에서 비를 맞으며 좌절한 피아니스트 키스 재릿을 설득한 17세 소녀 베라 브란데스의 이야기는 불완전하고 결함 있는 피아노가 만들어낸 기적 같은 명반의 탄생을 보여준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사전 연습 없이 즉흥 연주로 단 9시간 만에 재즈 역사상 빛나는 명반 <카인드 오브 블루>를 녹음한 일화 역시 정연한 규칙보다 약간의 혼돈이 얼마나 뛰어난 성취를 이루는지 증명한다. 구글과 애플의 상반된 공간 활용 방식, 지나친 숫자 중심의 평가가 낳는 맹점 등을 다루며 꽉 짜인 규율은 결국 창조성을 질식시킨다는 진실을 드러낸다.


우리는 결코 정돈될 수 없는 혼돈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통제 가능한 세상을 갈망한다. 팀 하포드는 삶을 진정으로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알고리즘이 빚어낸 무결점이 아니라 예기치 않은 상황 속에서 길을 찾는 인간 고유의 유연함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에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무척 시의적절하다. 흠집 하나 없는 매끈하고 획일적인 정답만 좇다 보면 도리어 거대한 파국 앞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서툴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다소 엉뚱한 동기에 이끌리는 과정 자체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벼려낸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의 통찰을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우리는 지적 자극과 창의력 향상을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늘 오가는 출퇴근길의 경로를 바꾸거나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소한 일탈이 새로운 사유의 출발점이 된다. 잘 정돈된 환경에 얽매이기보다 작업 공간을 다소 어수선하게 두거나 촘촘한 계획표에 빈칸을 남겨두는 여유는 예기치 않은 아이디어가 스며들 틈을 만든다. 낯선 상황에 자신을 기꺼이 노출하고 익숙한 루틴을 의도적으로 깨뜨릴 때.. 뇌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독창적인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지적 자극에 흥분할 것이다. 효율성이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삶의 무작위성, 랜덤함을 껴안을 때 비로소 굳게 닫혀 있던 가능성의 문이 열린다. 혼돈과 춤추며 진정한 자율성을 회복하고 창조적인 일상을 가꾸고 싶은 이들에게 명확한 이정표가 되어줄 책이다.


참고로 책 표지의 'MESSY'는 '지저분한', '어질러진', '엉망인'이라는 형용사다. 다리가 세 개임에도 똑바로 서 있는 스툴이 이 책의 내용을 잘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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