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넘어 - 칼 세이건 이후 우주와 인간의 새로운 이야기
세라 알람 말릭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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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물리학자 세라 알람 말릭이 집필하고 고현석이 번역한 흐름출판의 신간 <코스모스를 넘어>는 캄캄한 우주 저편의 비밀을 철학적 사유와 함께 풀어낸 수작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부터 현대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해 온 역사를 거대한 서사시처럼 엮어냈다. 제목 그대로.. 칼 세이건을 잇는 차세대 우주 교양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물리학자 숀 캐럴 등 저명한 학자들은 이 책이 우주의 경이로움과 물리 법칙을 절묘한 디테일로 담아냈다고 평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인간 존재의 위치를 재정의하는 철학적 울림을 주고 있다.


저자 '세라 알람 말릭'은 유럽입자 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세계적인 암흑물질 전문가다. 과학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답게 저자의 문체는 감각적이고 역동적이다. 전문 용어에 갇히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활용해 우리를 자연스럽게 우주의 심연으로 이끈다. 최근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저자는 우주를 연구하는 일이 결국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책에서도 현대 우주론을 닫힌 진리가 아닌 진행 중인 질문으로 제시하며 우리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1980년대 명저 <코스모스>를 통해 대중을 광활한 우주의 세계로 안내한 다정한 선구자였다. 세라 알람 말릭은 서두에서부터 세이건의 통찰을 인용하며 그가 남긴 유산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확장한다. 세이건의 시대 이후 새롭게 정립된 우주론적 발견들이 이 책의 척추를 이룬다.


<코스모스>와 비교하여 두드러지는 차이는 우주의 95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다. 우주의 팽창 속도를 가속하는 암흑에너지의 존재는 세이건의 책이 출간된 이후인 1990년대 후반에야 관측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저자는 자신의 전공인 입자물리학을 바탕으로 가장 작은 아원자의 세계와 가장 거대한 우주의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규명한다. 뉴턴의 결정론적 세계관을 넘어 양자역학의 확률적 해석, 나아가 다세계 해석 등 현대 물리학의 도발적인 이론들을 통해 인간이 불확실성과 어떻게 공존하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책의 흐름은 인류 지성의 도약 과정을 묵묵히 따라간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관측과 이슬람 제국의 천문학적 성취를 시작으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어떻게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붕괴시켰는지 살핀다. 뉴턴이 중력 법칙으로 천상과 지상의 세계를 통합한 과정, 러더퍼드가 원자 내부의 세계를 밝혀낸 사건, 베라 루빈이 암흑물질의 존재를 입증한 순간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보내온 최신 관측 결과는 과학이 축적이 아닌 단절과 도약의 역사임을 증명한다.


인간이 우주의 거대함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2026년 4월 미국 항공우주국이 주도한 '아르테미스 2호'의 궤도 비행 성공은 이 책의 메시지와 깊은 궤를 같이한다.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오리온 탐사선은 달 뒷면 6500여 킬로미터 상공을 통과하며 인류 최초로 달의 이면을 육안으로 관측했다. 달에 의해 신호가 가로막혀 지구와 통신이 두절되었던 40분의 침묵은 우주의 심연과 마주한 경건한 시간이었다. 우주비행사들은 달 뒷면의 분화구 두 곳에 탐사선 캡슐 이름인 '인테그리티',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의 사별한 아내 이름인 '캐럴'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차가운 우주 공간에 인간의 따뜻한 서사를 새겨 넣은 셈이다. 먼지보다 작은 인류가 달의 뒷면을 넘어 미지의 우주로 나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코스모스를 넘어>는 이 끝없는 지적 탐험에 기꺼이 동참하라고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우주라는 공간 안에서 나는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지만, 사유를 통해 그 우주를 이해한다."

<팡세>_파스칼


"미래는 별들 사이에 있다."

레이 브래드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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