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트리플 31
장아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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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31번째로 출간된 장아미 작가의 첫 연작 소설집으로 세 편의 단편과 짧은 에세이가 어우러져 한국적 변신담을 몽환적이고 섬세하게 탐구한다. 독자들은 세 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귀신이 교차하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이세계로 초대된다.



첫 단편이자 표제작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전생을 떠돌던 소녀 은비가 어느 날 문득 ‘고양이’로 변신하는 기이한 경험을 다룬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재희와 재회하고, 산 자와 망자의 세상을 초월하여 이어질 수 있다는 발상이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이어지는 <산중호걸>과 <능금>은 한국적 민담과 판타지를 교차시키며, 인간과 귀신, 현실과 꿈의 경계를 아름답고도 서늘하게 그린다. 특히 <산중호걸>은 '직녀 뜨개방'에 속속 모이는 신화적인 존재들이 한바탕 만찬을 즐기다가, 뜻하지 않은 부고를 접하는 장면에서 신들 또한 죽음을 체감하고 받아들이며, 상실의 감정을 자각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마지막 둘만 남은 직녀와 백운이 로맨틱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판타지한 이세계에 존재하는 그들 또한 상실감과 무력함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도는 사랑하는 애인과 농밀한 시간을 함께 하는 것뿐임을 보여준다.




장아미 작가 특유의 문체는 짧고 간결하면서도 신화적 이미지가 풍부하다. 에필로그 성격의 에세이 <이야기는 혼자 계속>은 작가가 추구하는 이야기의 힘과 끊임없이 지속되고 확장되는 창작 세계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문을 닫는 심완선 평론가의 해설은 연작 소설의 문학적 의미를 다층적으로 해석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세 편의 단편이 한 권에 묶이면서도 전체적으로 통일된 분위기를 유지하는 점이 돋보인다.



장아미 작가의 전작들은 모두 ‘변신’과 ‘이세계적 경험’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갈등과 성장을 탐색해 왔다. <오직 달님만이>가 역사적 판타지를 통해 인간의 존재론적 고민을 다뤘다면, 첫 연작 소설집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현대적 문맥 속에서 ‘변신담’을 매개로 자아와 관계의 문제를 재해석한다. 저자의 문학 세계는 인간과 비인간적 존재, 꿈과 현실, 삶과 죽음의 모호한 경계를 묘사하며, 몽환적인 판타지 요소 뒤에 숨은 유머러스한 진실을 일관되게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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