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날들
한소은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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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은 소설집_<찬란한 날들>은 넘실대는 윤슬이 밀려드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광대한 빛이 흩뿌린, 눈부신 잔물결의 연속. 지난날 절망과 고통에 잠긴 시절일지라도, 세월이 흘러 돌아보면 찬란한 나날들로 되살아나 마음 깊이 밀려들리라는 의미일까.



삶에는 분명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우린 가끔 그 앞에 무릎을 꿇기도 하지만,

결국 온 힘을 다해 일어선다.

먼 훗날 돌아보면 힘들었던 순간들마저

어쩌면 찬란했던 날들이었다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_한소은 저자의 말.



북레시피 신간, <찬란한 날들>은 202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국경>과 표제작 <찬란한 날들>을 포함해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날카롭게 묘사한 7편의 단편소설들이 실려 있다.


애정하는 이들이 떠난, 무력하고 공허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고 이주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무자비한 폭력의 아귀에서 탈주해 국경 너머로 떠난 엄마의 발길을 따라나선 소년의 발길은 멈추지 않는다. 붕괴하는 가족의 테두리 바깥, 트럭을 모는 낯선 아저씨와 동행하는 소녀는 세상 끝으로 향한다. 고요한 산사, 템플 스테이를 하는 여자는 마음이 떠난 남편과의 연을 정리하고 어둠을 밝히는 미미한 빛, 반딧불이와 마주하는데.. 불확실한 그녀의 앞길은 어떤 빛이 인도할 것인가?



한소은 소설집_<찬란한 날들>은 상실의 아픔에 허덕이고, 절망의 낭떠러지 끝에 선 이들이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처럼.. 각자의 지난날을 돌아본다. 그들은 과거의 슬픔, 괴로움, 절망을 어루만지고, 이를 디딤돌로 삼아 진실한 삶을 향해 나아가려 안간힘을 쓴다. 책 표지를 메운, 눈부신 윤슬을 마주한 그들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찬란한 나날의 연속임을 깨닫고 발길을 돌려 현실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돌아갈 곳이 없는 누군가는 경계를 넘어 미지의 세계로 떠날 수도 있겠다. 염세적이고 비관에 물든 이는 바다에 몸을 던지리라.



<찬란한 날들>은 책을 읽는 당신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현실에 쫓겨 세상 끝에 다다른 이들. 마침내 당도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국경선에서 당신은 어디로 향할 것이냐고. 망설이고 주저하겠지만.. 우리는 오래도록 걸음을 멈출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미미하지만 어른대는 점을 향해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찬란하고 눈부신 빛과 조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붙들고, 놓지 않고 버티고 있음에 우리는 현재를 살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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